마흔,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져라 - 일과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인간관계의 기술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관계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나만의 한줄평

인생에서 인간관계는 풀기 힘든 숙제 중 하나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불혹의 나이라는 마흔이 되어도 인간관계는 여전히 어렵다. 특히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관계를 형성에 더욱 신중해지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일과 삶에서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의 기술을 전해준다. 사람 사이의 분쟁을 다루는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그가 건네는 해법은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저자는 관계를 다스릴 줄 알아야만 인생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만남도 헤어짐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요즘, 책 속에 담긴 조언은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사건 수임률 1위 변호사의 인맥 관리법부터 돈을 저축하듯이 인심을 저축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은 물론, 말속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직장 생활에서 상사나 부하 직원에게 유익한 관계 형성 기술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며 타인을 대하는 내 태도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고민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잘난척하며 어설픈 충고를 했던 건 아닌지, 줏대 없이 타인의 평판에 휘둘렸던 건 아닌지, 관계의 기복에 따라 스스로의 감정 또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건 아닌지 끊임없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 업무와 관련하여 마음이 불편했던 적이 있었다. 주로 이메일로 소통을 하고 있는 데 두 번이나 업무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 때문에 마음이 무척 불편했었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는 계속 쌓여가고 몸까지 아픈 상황에 처하자 어쩌면 여기서 관계를 끊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지막이라 여긴 순간에 담당자와 솔직하게 현재 상황을 얘기하고 공유했고 서로 양해를 구하고 원만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면 내게 온 기회를 그냥 차버렸을지도 모른다.

신기한 건 일의 분량은 늘어났지만 마음은 편해졌다는 거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말 한마디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경험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언제든 생겨날 수 있다.

그때마다 저자가 건네는 인간관계 기술을 떠올리며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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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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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를 배경으로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열한 편의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겨 있다.

어떤 이야기는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있고 어떤 이야기는 끝까지 읽기가 불편하기도 했다.

붉은색 표지만큼이나 강렬하면서도 도발적인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그녀들의 삶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인 첫 단편부터 강렬하다.

칼로 자기 손바닥을 그으며 혈맹을 맺는 두 소녀의 세계는 나를 과거로 돌려보냈다.

소녀들의 우정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던 과거의 어느 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 느낀 분위기는 끈적함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기까지 평소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다. 피를 상징한 표지 때문일까.

진득하면서도 목을 옥죄이는 듯한 느낌에 단편 하나를 읽고 나면 창문을 열어야만 했다.

이는 평범하지 않은 여자들이 잔뜩 등장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소설에서는 쉽게 공감하기 힘든 여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뱃속의 아이를 잃은 엄마,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중년의 여자,

짐승의 뼈를 수집하는 여자와 어린 딸을 두고 늘 어딘가를 떠돌아다니는 여자까지

다소 기이하면서도 이상해 보이는 여자들이 잔뜩 등장한다. 연령도 인종도 다르고

각자가 처한 상황마저도 다르지만 아주 조금은 그녀들에게 마음이 쓰이는 건

왜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작가는 이 단편집의 주제를 '힘'이라 말한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힘이란 어떤 의미일까.

단편의 배열 순서 또한 이와 연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의미를 찾아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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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체력을 위한 달리기 처방전 - 천천히 달리기의 과학
이슬기 지음 / 현익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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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점점 체력이 떨어지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다.

올해부터는 건강하게 오래 일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지라 체력을 키우는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에 저질 체력이다 보니 지금 당장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우선은 매일 가볍게 걷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제 제법 걷기가 익숙해지니

달리기에 관심이 생겨난다.

이 책에서는 나처럼 운동 부족인 사람들을 위한 '천천히 달리기'를 제안한다.

힘들지 않은 강도로 누구나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달리기 방법이다.

저자는 천천히 달리기를 통해 체력과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군살과 피로감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움직임과 관련한 전문가의 처방을 읽으면서 평소 싫어했던 달리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저자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즉, 전문 선수나, 일반인, 노약자와 질환이 있는 사람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 운동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이상적인 달리기 자세부터 장소별 달리기 방법과

러닝화를 고르는 방법까지 달리기와 관련한 정보를 폭넓게 다루며 관심을 끌어올린다.

책의 후반부에는 부상 없이 달리기 위한 스트레칭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건강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준비를 도와준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이곳에 살면서

제대로 활용해 보지 못한 공간을 이번 기회에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면역력 향상, 체중 조절, 체력 향상이니 천천히 달리기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천천히 달리기, 저강도 운동은 몸이 버틸 수 있는 운동 강도의 한계치를 높여 주는 운동으로, 젖산염이 전신으로 퍼진 뒤에 빠르게 혈류가 이동하여 에너지로 사용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강도를 잘 맞춰 지구력 운동을 하면 체력이 지속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p.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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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배달합니다, 복배달
원율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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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대학 성적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실패하고 졸업을 유예할 수밖에 없던

주인공 '고욱'의 성장하는 모습과 그를 둘러싼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고욱은 돈을 벌기 위해 배달 전문 업체 '복배달'에서 배달 일을 하기로 했다.

소위 '딸배'라 부르며 배달 일을 쉽게 생각했지만 갑질 손님부터 학창 시절 고욱을 괴롭히던

일진 구재욱까지 만나며 고달픈 나날을 보내게 된다.

더구나 고스트 라이더라 불리는 전설의 배달맨으로 인해 교통사고까지 당하게 되는데...

그래도 고욱의 곁에는 복배달 식구들이 늘 함께였다.

소설을 읽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배달 음식을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 까였지만 비대면이 일상이 된 후부터는 종종 배달 음식을 이용하게 되었다. 어느 달에는 배달 앱의 VIP가 된 적도 있었으니 이제는 자연스레 삶의 일부가 되었고, 새벽 배송, 당일 배송, 로켓 배송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면서 배달이 없는 삶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문 앞에 도착한 택배 상자를 열겠다는 기대감에 누군가의 노력과 수고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작가는 폭언과 갑질에 시달리는 배달원들의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 곳곳에 새겨진 편견을 드러낸다. 특히 빙수 가게 사장님과의 일화는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무심코 던지는 말속에 배달원들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달픈 일과를 끝내고 주문한 배달 음식을 기다리는 건 어쩌면 잠깐의 행복을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복배달 배달원들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려 부지런히 살아간다.

소설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씁쓸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에피소드의 재미와 따스한 사람들의 온기로 기운을 북돋아 준다. 휴식과 재미와 감동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요즘 젊은이들 다 편한 것만 찾는 세상에, 남의 입으로 들어갈 주전부리 누가 땀 흘리면서 갖다주는지 알고는 있습니까? 다 저 친구들이 고생해서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날에도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거예요."

p.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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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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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가족을 둘러싼 감춰진 비밀의 전말

나만의 한줄평


어느 늦은 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다. 잠이 깬 아내는

남편의 모습에 경악하지만 모른 척 남편이 남겨둔 증거를 인멸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곧이어 호프집 살인 사건이 보도되고

남편은 그렇게 사라지게 된다. 갑자기 사라진 남편 때문에 어린 자녀들과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아내는 비슷한 시기에 아내를 잃은 이웃 남자의 친절 덕분에 조금씩 살아갈 기운을 얻는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아들의 방에서 피 묻은 칼이 발견되고 아들조차 실종되는데...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의문의 실종 사건에 대한 전말을 알게 되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치밀하게 계획된 일련의 사건들. 등장인물들은 그렇게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 완벽한 가족을

완성해 나간다. 어쩌면 현실에서도 각자의 사정으로 이와 비슷한 잔혹한 선택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가십을 좋아하고 갖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는

이웃집 여자조차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다. 아내는 남편의 일기장을 통해 이미 진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유독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남자가 있다. 그 남자 역시 아픈 아내 때문에 편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각자가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아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한 가족을 이루었을 때

마치 모든 것이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진실을 덮은 채 아슬아슬하게 평범한 척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무섭게 느껴진다. 어느 날 완벽한 이상형의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모든 일이 누군가 만들어 낸 각본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단어에 숨겨진 비극을 교묘하게 드러내며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선택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해 본다.


나는 전남편만큼이나 지금 남편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미 결정을 내렸다. 나는 내 방식으로 사랑하려 한다. 이 남자를 지킬 것이다.

p.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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