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대학 성적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실패하고 졸업을 유예할 수밖에 없던
주인공 '고욱'의 성장하는 모습과 그를 둘러싼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고욱은 돈을 벌기 위해 배달 전문 업체 '복배달'에서 배달 일을 하기로 했다.
소위 '딸배'라 부르며 배달 일을 쉽게 생각했지만 갑질 손님부터 학창 시절 고욱을 괴롭히던
일진 구재욱까지 만나며 고달픈 나날을 보내게 된다.
더구나 고스트 라이더라 불리는 전설의 배달맨으로 인해 교통사고까지 당하게 되는데...
그래도 고욱의 곁에는 복배달 식구들이 늘 함께였다.
소설을 읽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배달 음식을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 까였지만 비대면이 일상이 된 후부터는 종종 배달 음식을 이용하게 되었다. 어느 달에는 배달 앱의 VIP가 된 적도 있었으니 이제는 자연스레 삶의 일부가 되었고, 새벽 배송, 당일 배송, 로켓 배송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면서 배달이 없는 삶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문 앞에 도착한 택배 상자를 열겠다는 기대감에 누군가의 노력과 수고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작가는 폭언과 갑질에 시달리는 배달원들의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 곳곳에 새겨진 편견을 드러낸다. 특히 빙수 가게 사장님과의 일화는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무심코 던지는 말속에 배달원들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달픈 일과를 끝내고 주문한 배달 음식을 기다리는 건 어쩌면 잠깐의 행복을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복배달 배달원들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려 부지런히 살아간다.
소설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씁쓸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에피소드의 재미와 따스한 사람들의 온기로 기운을 북돋아 준다. 휴식과 재미와 감동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