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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평점 :
인생은 늘 선택의 순간에 놓여 있다. 커피를 마실까 두유를 마실까라는 간단한 선택의 문제부터 결혼과 출산, 이직과 가족 등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까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한다. 이러한 고민은 가끔씩 '인생이 예측 가능하다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누구나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여러 문제들 앞에서 현명한 선택이란 어떤 것일까. 이 책에서는 수많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추적하며 선택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보여준다.
과거 위대한 과학자와 소설가, 심지어 정치인까지 결혼이 인생에 끼칠 영향을 따져가며 비용 대비 혜택 분석 목록이라는 이름도 거창한 목록을 작성했다.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을 수치로 따져가며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결혼의 효용 가치에 대해 고민한 일화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적 간격을 뛰어넘어 불확실한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변함이 없다는 사실에 웃음이 난다.
저자는 실수를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이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건넨다. 후회가 두려워 팩트에만 몰두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리 치밀하게 계산해도 오류가 발생하고 각자가 선택한 결정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지라도 그건 잘못이 아니라 선택의 다른 부분이라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100% 옳은 결정이 존재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고민만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급한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무엇이든 시도해 본 다음 선택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이를 대체할 다른 선택지를 재빨리 알아보는 편이다. 그 때문인지 저자가 들려주는 생각 법과 삶의 태도 등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저자는 답이 없는 질문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하고 음미해야 할 '미스터리'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신만의 철학 안에서 꿈꾸고 기대하며 각자의 내비게이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그러니 각자가 수없이 많은 감정 기복과 경험을 통해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마법 같은 인생의 기회를 찾으면 된다.
지금 내 앞에는 노후준비, 일, 가족, 건강 등 답을 찾아야 할 수없이 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고민 중이고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미래의 나는 그 문제의 답을 살고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p. 254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마음속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하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답을 구하려 하지 말라. 지금은 주어질 수 없으니.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어느 먼 미래에, 자신도 모르게, 당신은 그 답을 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