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리듬 - 질병과 피로의 근원, 내 몸속 미세 시차를 바로잡는
아넬루스 오퍼르하위젠.마레이케 호르데인 지음, 정신재 옮김 / 푸른숲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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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는 일요일 저녁만 되면 초조하고 알 수 없는 짜증이 일어났다. 유독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 화가 나기도 했다. 매주 반복되던 월요병은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한 후로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대신 마감병이 새로 생겼다.


신경과학자와 수면과학자가 만나 일상 속 피로와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두 저자들은 노벨의학상을 받은 일주기 리듬 이론을 바탕으로 각자의 생체시계를 알 수 있다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주기 리듬은 생명체의 생리적 행동적 패턴이 약 24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현상으로 정교하면서도 복잡한 이 시계들을 활용하여 수면, 건강, 운동, 성과 등에 최적의 결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저자들은 생체시계에 관한 것부터 시작한다. 생체 시간이란 무엇인지, 작동 기전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몸속에 있는 시계 유전자를 설명한다. 그다음으로 완벽한 하루를 위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전해준다. 최적의 수면 시간과 건강한 수면을 위한 규칙,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식사법, 간헐적 단식과 장내 미생물 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서 최적의 운동 스케줄과 운동 시간을 살펴보고 통증을 다스리는 일주기 리듬을 살펴본다. 


이 책은 하루 리듬을 바로잡을 때 모든 면에서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리듬은 일관적이지 않다. 개개인마다 리듬의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야 한다. 아침형 인간이 좋다고 모든 사람이 아침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각자가 가진 생체 시계를 외부 시간과 일치시킴으로써 삶의 다양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2부의 완벽한 하루에 대한 이야기는 내 삶의 전반적인 패턴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요즘 고치려고 노력하는 수면과 관련하여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정보를 바로잡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나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정보 중 내가 실천하고 있는 건 햇빛 보기다. 재택근무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햇빛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짧게라도 햇빛을 받으려 시간을 정해서 외출을 시도하고 있다. 동시에 수면 시간을 늘리고 1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려는 노력도 겸하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 건강에 대한 염려가 깊어지면서 내게 맞는 식사, 운동, 수면 패턴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보다 우선되어야 할 건 내 몸의 하루 리듬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생체 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활용하는 팁을 기억해두었다. 과거보다 더 활기차게 삶을 살고 싶기에 지금처럼 현실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려 한다. 오늘보다 더 즐거운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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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욱(필통밴드) 지음 / 필통뮤직스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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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삶의 의미를 판단하고 분류하며 기록하는 세계가 있다. 그러나 이야기조차 존재하지 않는 한 영혼의 인생은 세계의 질서를 멈추게 했다. 소설은 수많은 인생을 거쳐 온 한 영혼의 삶을 되돌아본다. 내가 만난 영혼의 세계는 평범하지만 가슴 아픈 어느 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 진국은 특별한 사건을 기대하지 않으며 그저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창 시절 일진들의 괴롭힘을 당했지만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첫사랑 소영 덕분에 설레고 순수했던 시절을 보낸다. 시간이 흘려 어느새 연인이 된 두 사람은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을 함께 지낸다. 별이가 태어나고 소영은 복지 센터에서 진국은 택배 배달원으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영과 별이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을 떠나보내며 오열하는 진국의 모습이 사무치게 마음에 남는다. 하지만 소설은 이 비극을 과장되지 않게 담담하게 풀어내며 흔적 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감정을 건드린다. 삶의 끝에서 진국은 자신이 남긴 것들이 얼마나 미약한지, 그 미약함이 결국 자신을 어떤 존재로 남기는지 마주하게 된다.


음악을 전공한 인디 뮤지션인 저자는 눈으로 읽으며 귀로 들을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인다. 이 책에 실린 11곡의 음악은 저자가 직접 작사 작곡한 것으로 소설의 분위기와 감정을 잘 표현한다. 이 책에 담긴 음악은 텍스트와 감정을 이어주는 가교로서 역할을 한다.  음악을 들으며 소설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상황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서로를 향한 설렘과 사랑,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설렘, 그리고 갑작스러운 이별로 슬퍼하는 마음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기억은 누군가에게 남겨지는 흔적이면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붙잡고 있는 내면의 조각이기도 하다. 만약 이러한 기억이 모두 무너졌을 때 존재의 의미를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삶을 천천히 바라보며 기억과 존재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본다. 특별하지도 드라마틱 하지도 않는 삶이지만 그들이 나눈 소소한 일상이 마음속에 작은 잔상으로 남아있다. 흔적이 남지 않는 삶이라 할지라도 그 안의 순간들은 분명히 존재했다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나는 눈을 감았다. 마음 깊은 곳이 조용히 일렁였다. 진리는 새의 날갯짓처럼 우연히 스쳐지나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혼은 그것을 취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감내하고, 버렸을지 모른다. 그 모습은 마치 오래된 폐허 위에 홀로 선 듯한 감정으로 다가왔다. 그 모든 방황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p. 168


#도서제공 #STOP #필통뮤직스토리 #김용욱작가 #필통밴드 #소설 #음악소설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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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죽었다
박원재 지음 / 샘터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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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죽었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 눈길을 끈다. SNS가 발달하면서 오히려 예술 과잉 시대를 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기면서 책에 대한 궁금증이 더 생겨났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의미는 존재에 대한 부정이 아닌 감각의 단절이었다.


예술 기획자이자 작가이며 칼럼니스트로 예술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나누는 저자는 예술이 미술관에 갇히면서 오히려 사람들의 일상과 몸에서 멀어졌다고 말한다. 전시된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죽은 듯이 서 있고 손을 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미술관에서 예술은 점차 생기를 잃어간다.


보고 싶던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미술관을 찾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알 수 없는 피로감과 답답함이 밀려왔다. 생기를 찾으로 간 공간에서 오히려 생기를 잃고 돌아온 씁쓸한 기억.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공기가 다시 떠올랐다. 


우리 시대의 예술을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본 저자는 현대 예술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는 예술은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삶의 자세와 눈빛 속에 있다고 말한다. 평범하게 걷거나 일상의 대화 속에서도 예술의 감정이 담겨 있다. 책을 읽다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이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 역시 예술의 한 영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채색이었던 삶이 화려해진 것만 같다.


다소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사유로 인해 딱딱하고 거칠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상에서 예술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전시된 작품을 보기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작가와 관객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통로로서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자. 


#도서제공 #도서리뷰 #예술은죽었다 #박원재 #샘터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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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의 마이 옵티멀 다이어트 - 살찌지 않는 몸을 위한 최적의 식사 전략
박용우 지음 / 김영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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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스위치 다이어트는 2일차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이후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다.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을 정도로 수없이 시도하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지나왔다. 어릴 땐 예뻐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는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도한다.


국내 비만 치료 일인자인 박용우 박사의 솔루션을 알게 된 건 올해 초였다. 대사작용을 리셋함으로써 건강한 몸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그리고 이 책이 나왔을 땐 완벽한 다이어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많이 먹어서 찐 게 아니다. 잘못 먹어서 찐 것이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해 오며 각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건강 전략을 전한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 잘못된 식단에서 비롯된 질병에 대한 이해로 시작하여 신진대사를 바로잡기 위한 기초 지식을 전해준다. 우리 몸에 필요한 기초 영양소는 무엇인지, 에너지원 과잉과 필수 에너지 결핍이 생겼을 때 문제점은 무엇인지, 24시간 단식이 왜 필요한지 등 전반적인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나면 이제 살찌지 않는 몸을 위한 최적의 식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평소 먹던 식사 습관에서 벗어나 단백질, 식이섬유, 수분을 더 먹고 나중에 당질을 먹는 순서를 체득하게 된다. 실제로 식사 시간에 이 순서를 적용했더니 탄수화물의 섭취량에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한 저자는 간헐적 단식의 효과와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하며 현실적인 루틴을 설명해 준다.


다이어트는 고단한 과정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단 한 번도 쉽게 성공한 적이 없었다. 엄격하고 힘겨운 시간이 지나고 목표 체중에 도달하면 만족감과 보상 심리로 스스로에게 관대해진다. 이 정도쯤은 괜찮아라는 말로 달래다 보면 늘어난 체중에 다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다. 벗어날 수 없는 지독한 이 굴레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는 열망은 이 책을 정독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는 이 책에 포함된 '마이 옵티멀 4주 리셋 프로그램', 일명 스위치 다이어트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 나의 다이어트 목표는 건강한 몸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4주간 식단과 생활습관을 단계적으로 조율해 나가며 그 첫발을 내디딜 때다. 

#도서제공 #마이옵티멀다이어트 #박용우 #김영사 #다이어트 #도서리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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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레볼루션 - 기술 패권 시대, 변화하는 질서와 한국의 생존 전략
이희옥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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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경주 APEC을 지켜보며 이제 세계 질서의 중심이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누구와 협력하지, 그리고 어떤 기술을 확보할지가 모두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다.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트럼프의 재등장과 중국의 약진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짚어 낸다.


이 책은 국내 정치·경제·외교·기술 분야 전문가 네 명이 참여한 대담을 기록한 것으로,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기정학(技政學) 시대의 한국 전략을 논의한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세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현실에서 저자들은 기술 패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미국의 '배은망덕' 프레임과 중국을 향한 경계심, '피크 차이나론'에 대한 의견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의 원인을 산업 생태계와 기술 주권에서 찾는다. 미국은 중국이 자유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으며 자국민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미중 갈등은 점점 심화되는 현실에서 한국은 AI와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이들은 또한 유례없이 확산되는 국내의 혐중 정서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단순히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사회 인식 개선과 기술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기술이 외교이자 안보가 된 지금,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축 사이에서 한국은 기술을 매개로 한 실질적인 자율성에 집중해야 한다. 생존을 넘어 중심이 되기 위해 어떤 힘을 키워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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