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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둑맞은 시간을 되찾기로 했다 -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삶의 축을 옮기는 법
사소 쿠니타케 지음, 유민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평점 :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흔히 말하는 흙수저와 금수저 구별 없이 공평하게 주어진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다. 나 역시 내 시간에 책임을 지고 24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늘 시간이 모자란 듯한 기분을 느낀다. 왜 자꾸만 시간 부족에 허덕이고 있을까.
이 책은 시간을 버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달라진 삶에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사는 법을 배웠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트랜지션(전환)'이라 부르는 내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고 삶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컨설팅 일을 하는 저자는 자투리 시간까지 일을 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간에 쫓기고 자신의 삶에서 시간 도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팬데믹이 일어나고 도시에서 살던 저자는 산골 마을에서 일 년 살이를 시작한다. 그리고 산속에서 생산성 높은 삶이 성장하는 삶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새소리에 눈을 뜨고 일부러 천천히 종이 신문을 읽고 업무를 진행한 후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도시의 시간 감각을 버리고 지금 흘러가는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삶으로 바뀐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자신의 페이스대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시간의 주인이 나라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는바이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경쟁에서 살아남고 이기기 위해 의도치 않게 타인이 정한 루틴을 따라가게 된다. 저자는 시골에서의 삶을 통해 자신의 내적 감각에 따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삶을 배우게 된다. 이를 '트랜지션(전환)'이라 하며 가치관과 정체성이 서서히 바뀌면서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저자의 삶은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의 삶을 통해 팍팍한 내 삶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처음 계획했던 삶과 너무나도 다른 지금의 삶을 비교하며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계절도 잊고 요일도 잊고 살던 삶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저자의 경험은 일에서 보람을 느끼기보다 스스로가 소모되고 있다고 느끼던 중에 만난 책이기에 더욱 절실하게 와닿았다.
비록 지금 당장 산골 마을로 이주할 수 없지만 미래의 목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펴보는 일은 어디서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는 등의 일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필요한 건 온전한 내 삶을 느낄 수 있는 깨달음이다. 더 늦기 전에 나만의 리듬을 찾아야 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