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 쉴 틈 없는 회사의 시간과 숨 돌릴 나만의 시간 사이에서
박인경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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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남에는 첫 만남이 있다. 사람을 만날 때건, 책을 만날 때건.
그런 점에서 이 책과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찢어진 택배 봉투에 책은 무사하길 바랬지만 역시나 책에서 상처가 있었다.
책을 깨끗하게 보는걸 선호하는 내게 이런 상처는 치명적인 것이다.
비록 유쾌하지 않은 첫 만남이지만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출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펼쳤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직장 생활까지 하고 있다.
매일이 치열한 이 곳에서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란 제목을 보자마자
당장 읽고 싶었다. 나와 같은 공간에서 치열한 직장 생활을 하는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는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그 삶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알지 못하는 이의 일기장을 본 듯하다.
출근, 일, 퇴근, 주말의 4개로 나눠진 이야기에 전혀 공감을 못하겠다.
단 한줄의 문장, 짧은 단어 하나에서도 마음을 울리는 글을 만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불쾌했던 첫 인상만큼이나 실망스러웠다.
나와는 직업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렇기에 저자의 삶에 공감을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연히 시집을 펼쳤을 때 수 많은 여백에도 아쉬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넓은 종이 한 가운데 단 두줄이 적혀있는 페이지를 보았을때
솔직히 화가 났다. 결코 알고 싶지 않은 타인의 삶을 억지로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책에 대한 내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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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숍 보이즈
다케요시 유스케 지음, 최윤영 옮김 / 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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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가미조 지역에 위치한 유어셀프 펫숍.
이곳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과 그것을 해결하는 펫숍 패밀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따스하고 미소 짓게 만드는 그들의 일상에서 작은 위로를 받는다.
지금껏 반려동물은 키워 본 적이 없기에 내게 펫숍은 낯선 공간이다.
동물 병원과는 다른, 그저 작고 귀여운 애완동물을 사고파는 곳이라 여겼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펫숍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함께 하며 인간과 동물이 가족이 되는
귀한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펫숍 아르바이트생의 교육을 담당하다 점장이 된 가시와기 씨,
수의학도였던 고타, 취준생 가쿠토, 그리고 펫숍의 많은 동물들.
내 기준으로 낯선 애완동물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참 즐겁다.
무서운 말을 외치며 꼬마 단골손님 "유리"에게 상처를 주는 잉꼬 "유리"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인간이 벌인 무서운 일에 마음이 답답했다. 꼬마 숙녀와 잉꼬가 다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패밀리들의 노력이 참 눈물겹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가시와기 씨가 승진하면서 본사에서 경리 직원 시카다 씨가 파견을 왔다.
그녀는 동물은 좋아하지만 펫숍을 경멸한다고 외치며 유어셀프 패밀리와 어울리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과 펫숍의 진심이 통하면서 서로가 마음을 열게 되는 모습에서 따스함을 느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큰 웃음보다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사건들이 참 좋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크게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따스한 봄날에 기분 좋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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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투 워라밸 - 일과 삶의 적정 온도를 찾는 법
안성민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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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은 워크-라이브 밸런스(Work-life Balance)의 발음을 줄인 말로,
즉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이 책은 워라밸이 낯선 이들에게 정의와 의미를 설명한다.
우리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종종 잊고 살아간다.
과도한 업무량에 치여 원치않은 야근도 서슴없이 하게된다.
세상이 바뀌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바뀌는건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가능하다.
이 책에서는 워라밸을 위해서 작은 변화를 통해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가령 퇴근 후 울리는 회사 단톡방에서 벗어나 일과 분리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여가 활동을 하는 등의 실천을 할 수 있다.
이런 작은 힌트를 주는 친절한 입문서라 하겠다.
하지만 워라밸을 하는 것이 조직 사회에서 민폐를 끼치는게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일과 삶을 균형있게 하고 싶지만 이러한 걱정에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러한 두려움을 떨치고 일에서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부분은 4장에서 설명한 '워라밸을 위해 바꿔야 할 작은 것들'이다.
특히 디지털 디톡스 부분은 내가 매번 시도하지만 늘 실패하는 부분이다.
진정으로 삶에 쉬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이번에는 꼭 디지털 디톡스에 성공해 보려 한다.
워라밸은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일과 삶에 균형이 필요하다.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면서 탄력 근무를 선택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지만 그만큼 퇴근 시간도 빠르다. 덕분에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주어진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할 분량을 정해두고 반드시 그 분량을 완료해야
불필요한 야근을 줄일 수 있다. 덕분에 근무 시간 활용도도 높아졌고
생산성도 높아졌다. 일찍 퇴근하는 만큼 내 시간이 늘어나는 이점도 있다.
늘어난 시간 동안 책을 읽기도 하고 번역 공부를 하기도 한다.
어느새 나도 조금씩 워라밸을 실천하고 있었다. 막연하게 시작했던 워라밸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된 만큼 진정한 삶의 행복을 위해 실천해보려 한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 치여 지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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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만 그 방에
요나스 칼손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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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부터 끝까지 날카롭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얇은 피아노 줄 위에 올라서서
신경을 거스르는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유독 자존감이 강한 주인공 '비에른'이 문제일까?
아니면 비에른에 따르면 그의 능력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동료들이 문제일까? 자로 잰 듯 정해준 규칙 안에서 살고 있는 비에른. 그에게만 보이는 비밀의 방.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내가 신경쇠약에 걸릴 것만 같다.
작가는 주인공이 타인의 의지로 이직한 회사에서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기보다는 평준화하려는 순종적인 문화를 그려내면서 어떻게 개인이 나락으로 떨어지는지 묘사하고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 활동하는 처음 만난 작가의 책이지만,
등장인물들은 내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사무실 책상에서 잠시 고개를 들고 둘러보면 보이는 이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동료들은 어느 날부터 '비에른'을 의심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건 비에른이 작은방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55분 근무 후 5분 휴식, 스스로가 정한 규칙대로 업무를 하던 비에른은
어느 날 작은방을 발견하게 된다. 문 밖에 있는 스위치를 켜니
방 안에는 책상 하나와 사무용 집기가 있었다. 그는 그 방에 살며시 들어갔다.
방 안에 있는 거울에 모습을 비춰보니 꽤나 멋져 보인다.

자신감도 생긴다.
비에른은 사무실 사람들이 못마땅하다.
능력도 없으면서 그가 질문을 할 때면 짜증 섞인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는 혼자 힘으로 업무를 멋지게 처리하겠다고 결심했다.
모든 사무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위해 말이다.
몇 번 그 작은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는 사무실 사람과도 함께 들어갔었다.
하지만... 애초에 그곳에는 방이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 비에른이 들어갔던 방이지만 방이 아닌 곳이다.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이번엔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비에른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실을 부정하며 스스로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 갇혀 살고 있던 비에른.
그의 모습에서 잊고 싶은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상사의 히스테리와 끝없는 업무, 쳇바퀴처럼 굴러가던 하루.
냉정한 현실에 굴복하고 그저 하루살이 마냥 살아가던 그 시절.
내가 고통스러웠던 건 비에른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국 '작은방'을 찾지 못한 나는 그곳을 탈출하는 방법을 택했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살고 있다.
히스테릭하지만 독특한 이 책. 현시대를 살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조금은 공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작은방은 결코 함부로 들어가질 않길 바란다.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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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5년 만에 노후 월급 500만 원 만들 수 있다 - 지금 준비해도 돈 걱정 없는 속성 특강
서명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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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노후 월급 500만 원을 만들 수 있다고??
100세 시대에 들어가면서 직장에 다니는 시간과 그 후에 살아갈 시간이 점점 비슷해지는 현상에 돌입하고 있다. 직장 생활 동안 연봉이 높다면 노후 걱정은 그다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월급 빼고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비혼이 늘어나면서 내 노후는 온전히 스스로가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노후 대비에 관심이 많아졌다.
물론 앞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있지만 이런 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솔깃하게 만드는 책 제목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은퇴 설계 전문가인 저자는 ‘노후 월급 500만 원 만들기’ 속성 플랜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퇴직 전 5년이라는 골든타임 강조하면서 연령, 인출 기간, 운용수익률, 물가 상승률, 은퇴 자금, 현재 생활비 등을 따져 누구나 확실한 노후 자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금은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나오지만 천천히 읽다보면 금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500만 원은 결코 불가능한 액수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의심부터 했었다. 연금 복권도 아닌데 과연 이 금액을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에서 48세 직장인의 사례를 통해 실질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은퇴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우습게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이직을 경험하면서 지금부터라도 노후 준비를 해야 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물론 내가 하려는 일은 은퇴 시기가 없이 평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만반의 대책을 세우는게 좋을 수 있다.  이 책은 나처럼 노후 대비에 대해 아무런 계획도 없고 방법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혹은 퇴직금을 해외 투자에 이용할 때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비법이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팁도 알려준다.
불안한 미래를 위해 자금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노후 대책의 시작이 아닐까. 먼 훗날의 일이라 자만하지 말고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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