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 생각지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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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더 예민해지고, 더 엄격하고, 더 편협해지고 있다. 노키즈존에 이어 노시니어존을 넘어서 40대 이상은 출입을 금지한 장소도 등장했다. 건강에 대한 강박은 점점 더 커지고 잠깐의 불편조차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쾌적한 사회일수록 개인이 더 쉽게 문제적인 존재로 분류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일본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장소가 바뀌어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언제부턴가 불편을 제거함으로써 쾌적함을 추구하는 방향을 쫓게 되었고 건강에 대한 강박이 눈에 띄게 심해졌다. 가족의 병간호로 인해 내가 아프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중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지금 당장의 건강에 집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저자는 지나치게 완벽해진 사회의 기준 그 자체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 비해 편리하고 편한 사회가 되었지만 개인은 점점 더 불행해지고 있다. 과거라면 관대하게 넘어갈 문제도 현대에 이르러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잣대로 대며 완벽을 요구한다. 만약 그 기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개인은 죄책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일본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지만 결코 이질적이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정한 정상인의 기준이 너무나도 정교하고 날카롭기 때문에 개인은 그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런 고도화된 규범과 시스템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을 양산해 내고 이들에게는 ADHD와 ASD와 같은 진단이 형벌처럼 내려진다. 


이런 현실을 인식했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타인의 존재를 받아들이면서 작은 불편을 조금씩 견뎌내는 것. 완벽을 위해 지나치게 표백된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불편함을 감내하는 마음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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