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역사
데이비드 존스턴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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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양심이 있는 한 정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정의가 시대별로 정리된 “정의의 역사”는 더운 여름을 차분하게 지낼 수 있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또한 정의는 시대에 따라 그 쓰임이 조금씩 차이가 남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함무라비 법전이나 바빌로니아법은 지금의 법에 비하면 훨씬 잔인했다. 그러나 그 시대는 그것이 정의였으므로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행해졌을 것이다. 또한 그 당시는 계급이 엄격하게 지켜졌으며, 누군가에게 보복하는 행위는 죄책감이나 슬픔을 가질 필요조차 없는 ‘정의’이므로 당연시 되었다고 한다. 히브리어 경전도 별다르지 않아서 약자와 빈자를 돌보는 일은 ‘사랑’이 아니라 ‘정의의 의무’였다고 한다. 아내마저도 그 시대에는 소유물에 가까웠다니 지금의 나로서는 그 시대가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 의하면 정의는 신분이나 계급이 동일한 사람에게나 균등하게 적용된다. 신분이나 계급이 다른 사람들은 차별화 되어 정의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신분이나 계급이 높은 사람은 처벌을 훨씬 가볍게 받았고, 대가를 많이 받았으면, 신분이나 계급이 낮은 사람은 훨씬 가혹한 처벌을 받았고, 대가를 적게 받아도 불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이 책에 나온 철학자들의 정의는 상당한 흥미를 일으킨다. 그러나 정의도 근대에 접어들면서 변화를 거듭하였다. 인간은 가치 면에서 동등하다는, 가정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회정의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정의의 개념을 정립해 왔던 이론가들의 정의와 진정한 사회정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불평등한 사례는 한 국가의 내 이웃에게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국가 간의 협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강자가 약자와 상호 존중하기 보다는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 놓이기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느꼈다. 선자들의 정의을 토대로 선자의 이론을 옹호하는 입장을 고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좀 더 인간상호적인 사회적 정의가 실현되어야 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사회정의에 관한 저자의 의견을 접하면서 현재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인간을 위한 인간상호적인 사회정의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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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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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은 나의 태생은 시골이었으나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온 곳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도시” 그 매력적인 이끌림이 이 책의 제목처럼 나를 도시에서 떠나지 못하게 승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도시가 왜 내 삶에서 승리를 하였는지 이 책은 속속들이 이유를 파헤쳐 줄 것만 같았다. 현란한 불빛들과 높은 빌딩으로 이루어졌고, 황금불빛이 바다처럼 흐르는 도로의 모습이 있는 책 표지가 강렬하다. 그 안에 나의 꿈이 있고, 누군가의 꿈이 있다. 나의 미래가 있고 누군가의 미래도 있어서 신기하기만 하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화했다. 시골에서도 많은 정보와 도시에 준하는 볼거리들과 물품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살던 당시의 시골은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집합체여서 힘들여 농사를 지어도 노트 한 권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은 고생하는 부모님께 퍽이나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다. 물론 그 중 잘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 사람들을 포함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1시간을 걸어서 중학교엘 다니던 시절 버스가 지나가면 비포장도로에서는 뿌연 흙먼지가 일었다. 텔레비전도 마을에 한두 집 정도만 있었고, 신문이나 책을 구경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러한 시절 도시에서는 벌써 컬러텔레비전이 보급 되었고, 냉장고가 보급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진출하자 새롭게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여태껏 도시에 살고 있고, 도시를 떠날 수가 없다.


이 책은 세계의 도시를 예로 들어 그 도시들은 어떠한 성장을 이루었는지 설명한다. 도시의 성공은 혼잡한 도시 공간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온다는 말은 상당한 설득력으로 고개 끄덕이게 한다. 이렇게 도시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편리한 교통과 세계인들과의 교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와 기술의 교환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그것이 도시를 발전시킨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이 도시다. 185-186쪽에 보면 물에 대해 나온다. 의사인 스노는 런던에 콜레라의 발병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시민들의 수인성 발병건수가 현저히 낮아 졌다. 그것은 인구가 밀집한 도시여서 더 빠른 성과를 가져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만 보아도 시골은 도시에 깨끗한 수도가 들어오고 한 참 뒤에 수돗물 개선이 이루어졌다. 수돗물만이 아니다. 전기, 건물, 도로, 문화생활등 여러 가지면에서 도시를 따라가지 못한다. 슈퍼를 가서 과자 한 봉지를 사더라도 도시가 훨씬 저렴하다고 할 정도이다. 이처럼 도시 집약적으로 발전하고 교류가 이루어지고, 아이디어의 생산과 확산이 빠르므로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성공을 실감하는 것은 사실이다. 도시에만 살아본 사람은 도시의 발전이 인간성 마비나 삭막한 여러 가지 문제들과 자연을 파괴하고 근본적인 인간의 정을 메마르게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물론 도시의 매연을 마시다 시골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 두통도 사라지고 아토피도 사라진다. 시골이 좋은 면도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를 자연 친환경으로 가꾸려고 노력하므로 많은 개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책 속에서 도시가 우리에게 주는 많은 긍정을 찾았다. 그러나 도시가 주는 부패와 위협을 더 많이 찾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만 도시가 우리에게 어떤 희망을 주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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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여자 - 오직 한 사람을 바라보며 평생을 보낸 그녀들의 내밀한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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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존재에 가려진 또 다른 존재를 우리는 크게 관심 두지 않는다. 그 상황에 처하거나 그와 관련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다들 자기들의 삶을 살기에 바쁘다. 역사로만 접할 때도 왕을 위주로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 나머지 중요한 인물이 아니고서는 특별한 관심거리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왕의 여자인 왕후와 후궁과 궁녀들은 사극에서 많이 보았다. 왕후는 여인으로서 최고의 권력을 가졌고 그 아래 후궁이 있고, 궁녀는 왕의 시중을 드는, 그냥 일하는 사람 정도로만 알았다. 그러나 ‘왕의 여자’라는 책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선발 되었고,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항아리 속에 감추고 싶은 은밀한 누군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궁녀였다가 왕후가 된 장희빈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한 궁녀는 공노비 출신이었다고 한다. 그냥 궁녀는 궁에서 일하는 하나의 직업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궁녀는 일반인도 아닌 공노비에서 선발을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왕만 바라보며 많은 궁녀 중의 한 사람으로 홀로 일생을 보내야 한다는 걸 알면서 평범한 가정에서 자식을 궁녀로 보냈을 것 같지는 않다. 또한 궁녀는 집안이나 그 자신에게 아무런 병이 없어야 하고 처녀임을 확인 한 다음 10세 이전의 나이에 선발된다. 그렇게 궁으로 들어와 평생을 궁을 위해 일만 하다가 병들거나 죽음이 임박하면 궁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일생을 바치고도 살아온 곳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아무런 위로도 받지 못하는 곳이라는 생각에 그들의 삶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모시던 상전이 승하한 경우에도 궁을 떠나야 했는데, 장례가 끝나면 무덤에서 1개월 동안 의례를 하고 궁을 떠난 후 3년간 상복을 입었다고 하니 그 또한 슬픈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계급은 존재한다. 후궁이나 궁녀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그녀들은 왕후의 내명부에 의해 관리 되었다. 공노비에서 선발되는 궁녀와는 달리 후궁은 여러 길로 간택이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미모를 조건으로 후궁을 간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아름다운 여인이 후궁으로 간택 된다는 부분이다. 현명하고 지혜를 갖춘 여인이 왕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정말 왕은 미인에게 눈길이 가지 않았을까? 장희빈의 사례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에서도 장희빈의 미모는 뛰어났다고 적혀있다. 왕은 여러 명의 후궁을 거닐었는데, 그녀들의 책임은 막중했다. 후궁은 왕자를 출산하면 그 지위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왕의 사랑을 얻어 자녀를 출산하는 것이 그녀들의 한결같은 소망이었다. 그러나 왕과의 동침에 관한 내용은 그 동침 당사자들에게는 썩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름다운 밤이라기보다는 자녀를 생산하기 위한 의무적인 형식이 강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세상을 호령하지만 왕과 왕후의 자리는, 다른 한 편으로는 운명을 거스르지 않기 위한 인내의 세월이었을 거라 보인다.


“왕의 여자”를 통해 그 시대의 여인의 삶이 어떠했는지 간접 경험을 했다. 속속들이 그녀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세상을 본 것 같다. 그러나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으니 어떠한 과거의 역사이든 그것을 발판으로 발전을 한다면 다시 뒤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다. “왕의 여자”는 이미 발표 된 연구들이 있겠지만 그 보다 더 새로운 시각으로 다룬 역사서로 보인다. 궁중의 여인에게 초점을 맞춘 역사의 뒤꼍을 알게 되어 기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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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솔로지 : 신화의 시대 -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토마스 불핀치 지음, 김은실 옮김 / 오늘의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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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이 책 한권에 다 모였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는 신이 [미솔로지] 속에서 얌전히 있다고 생각하니 마냥 신기해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이 한 때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아이들은 그 만화책을 재밌게 본다. 나는 신이 어렵게만 다가왔는데, 아이들은 만화책만 보고도 그들이 어떤 능력을 가졌고, 어떤 사건들에 휘말렸고,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잘 이해한다. 아이들에 비해 신이라는 존재에 민감하지 않았던 나는 책장을 넘기면서 많은 신들에 놀랐고, 한 신을 읽고 나면 다른 신이 나와서 전에 읽은 신과 자꾸 혼동 되었다. 그러나 신들이 궁금한 사람은 이 책에서 모든 신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사람의 역사는 사람이 기록한다. 그런데 왜 신들의 역사는 신들이 기록하지 않고 사람이 기록할까? 사람만이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면, 사람이 신보다 기록하는 것에서는 ‘우월한?’ 뭔가 좀 이상한 논리다. 하지만 어쨌든 동물의 역사나 식물의 역사 그리고 우주의 역사도 사람이 기록을 한다. 그러한 신들에 대해 종착점에 다다르면 결국 지어낸 이야기라는 결론을 얻곤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과 같은 신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단군이전의 세계가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이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된 곰으로부터 시작했다는 말처럼 이 책에 기록된 인간의 탄생은 돌이 뼈가 되고 진흙이 살이 되어 사람이 되었다고 나온다. 그 상상력이 넘 재미난다. 신이 결혼을 한다는 부분과 신도 늙어서 죽는다는 부분은 너무 인간적인 표현이었다. 결국 상상력은 인간을 모태로 두고 펼쳐진다고도 보였다. 그렇다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그 신의 후손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무엇 때문에 인간보다 나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에 대한 역사를 인간이 쓰는 걸까? 무엇보다 통치자를 떠받들기에는, 그 통치자를 신격화 해야 백성을 다스리기 쉬웠던 까닭일 수도 있다. 신격화한 그리스 통치자를 백성의 가슴에 심어주는 방법으로는 예술 만한 것이 없다. 그리스의 통치자들은 그림과 음악과 시로 신을 백성의 마음 깊이 새겼던 것이다.


이 책의 신들은 고대 로마의 문학작품에 언제나 살아 있다. 책 중간 중간에 삽입된 시들은

정말 달콤했다. 신들이 시 속에 살아서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 신적인 영혼을 시에 삽입했기 때문이다. 그 시편들의 울림에 빠져들수록 신에 대한 거부감도 사라짐을 느끼게 되었다. 각 시편마다에 매료되어 오래도록 반복해서 읽었다.


“나는 본다 / 상상이 진실을 앞서 달려가는 것을 / 또는 상상이 저 히포메네스처럼 / 자기 손으로 던지는 황금빛 망상에 의해 진실을 샛길로 달리게 하는 것을”


문학을 하는 분들이라면 문학작품과는 떼어놓을 수 없는 그리스의 신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다. 그와 관련하여 [미솔로지]만 보아도, 그 장엄한 표현들에 귀가 기울여지고 눈빛이 반짝거려질 거라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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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제국
김재석 지음 / 문학수첩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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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을 듣고 자랐다. 이야기 듣는 재미로 더운 여름밤이 빨리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는 전래 동화를 접했다. 전래 동화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재치와 유머가 가득해서 이 나라에 태어난 걸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옛 이야기를 더 이상 지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시대가 변했고, 듣는 사람의 생각도 변했고, 시대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이 변했다. 요즘에는 판타지가 대세다. 그래서 “헤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캐리비안의 해적” 등이 흥미를 끈다. 우리나라도 독자의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전통과 어우러진 판타지 “풀잎의 제국”이 출간 되어 호기심이 발동한다.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를 이을 한국적 판타지라서 더 관심 있게 보았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 호야가 조상과 만나면서 병과 싸워나간다는 내용이다. ‘호야’라는 이름에서 자주 옛이야기에 등장하던 호랑이가 연상된다.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은 판타지 요소로 이끌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설정이다. 그리고 호야가 적극적으로 병을 이겨 내려는 의지가 읽는 이를 감동으로 이끈다. 등장인물 중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데, 옛이야기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 형식인데, 이 책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직접 조연으로 등장하여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타임머신을 타고 다니는 것처럼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 모습은 외국의 판타지와 비슷했다. 또 지혜를 발휘해 힘든 과정을 극복해 나가는 우리 조상의 정적인 모습 보다는 동적으로 전투를 하는 장면도 외국의 판타지와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몸속의 병균인 악귀를 물리치는 장면은 우리나라의 옛 정서인 권선징악을 그대로 승계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등장하여 우리 조상만의 뿌리가 있음을 느끼게 하여 마음을 안정되게 하였다. 또 “풀잎의 제국”의 내용 ‘놋화로, 삼족오, 청동거울, 거북선’라는 단어들이 한국의 맛을 더 해 주어 현대와 과거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270쪽의 뱀이 젊은 여인으로 변하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선비와 구렁이”이야기를 떠올리게도 했다. 여태 이국적인 판타지를 여러 번 접했으나, 이러한 한국적인 맛을 지닌 판타지는 처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변해 가는 아이들이 우리의 전통 문화를 더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판타지 종류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한국적인 정서의 판타지는 성인보다는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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