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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잠 시작시인선 427
수피아 지음 / 천년의시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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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적 기법과 상상력이 풍부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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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스펙터클 - 금융자본주의 시대의 범죄, 자살, 광기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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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무한한 충격이다. 마치 불감증에 빠진, 눈을 뜨고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 책에 나오는 자살자 혹은 살인자들은 바로 이웃에 있고, 그런 이웃은 평범한 소시민이다. 누가 그들을 구석으로 몰았는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들은 분명 건물의 그림자처럼 같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울한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시대를 살면서, 우울의 끝이 어디로 흘러들어 가는 것일까? 생각하고 있었다. 난데없는 생각은 아니다. 우울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저변에 깔린 생각의 깊이가 밝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우울한 낯을 하지 않는다. 여느 사람들 보다 밝은 외면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밝은 외면을 보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에 어떤 고통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지 모른다. 다른 우울한 사람들 혹은 상상과 현실의 구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일까 궁금했었다. “죽음의 스펙터클은 그런 나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 주었다.

 

   지금의 시대는 세계적으로 다중 살인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다중 살인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는 총기소지가 가능한 나라일수록 그 횟수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총기 소지가 가능한, 자유와 평화를 지향한다는 미국에서 그러한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다중 살인은 한 마디로 참혹하다. 자신과 관련이 없는 불특정 다수를 이유 없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불만을 품은 것이 아님을 어느 누구나 알고 있다. 사회적 불만을 가진 것을 그렇게 표출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알면서도 변화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는 더 많은 조커를 만들어 낼 것이다. 스물네 살의 조커인 제임스 홈스는 영화관에서 관객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고 무차별하게 총을 쏘아댄다. 게임하는 게이머는 사람이고 게임안의 사람들은 아바타여서, 관객을 아바타로 인식한 것인지도 모른다. 제임스 홈즈는 절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하였고, 자신도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31쪽의 내용을 보면 눈에 보이는 어떤 불결함도 용납하지 못한 청교도 살인자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철저한 대량학살로 원주민 문화와 인구의 자취와 씨앗을 모두 뿌리 뽑았다. 미합중국은 바로 이 대량학살에서 태어난 나라다.’라고 우리들이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다시 한 번 미국이라는 나라의 잔인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물질만능의 나라를 만든 미국만이 다중살인자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자본주의 세계 곳곳에서 조용한 조커들이 온순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우리는 늘 잊기 말아야한다. 39쪽을 참고로 언급하자면 세상의 수많은 홈즈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온순한 초식동물처럼 살아간다. 똥 같은 직업을 가지고 똥 같은 집에서 살면서 똥 같은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러한 상황의 사람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자꾸만 조커를 생산한다.

 

   이제 서두를 끌어낸 죽음의 스펙터클에 관한 내용이지만 1장의 내용인, 여기까지만 언급해도 우리는 이 책을 보지 않고서는 못 배기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2장의 과대평가 된 인류에서 적자가 생존하고 적합하지 않은 자는 반드시 패배한다는 법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도록 만드는 법칙이라고도 볼 수 있다. 5장에서는 범죄란 무엇인가?에 대해 9장에서는 일본을 중심으로 본 자살, 10장에서는 서울의 자살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중살인을 다루고 있다. 자주 일어나는 다중 살인의 이유를 시대 속에서 찾으려한다. 또한 이 책은 우리시대가 앓고 있는 정신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는 희망에 대해 불확실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이 자라난다는 시인 힐더린의 말을 믿고 싶어 한다. 이 책은 글자 크기도 시워스럽고, 책 제목도 내용에 걸맞았다. 차례의 글자들은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295쪽에 참고 영화들을 올려 주어서 좋았다. 주위에 소외된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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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필사 - 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고종석 지음 / 로고폴리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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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왠지 자꾸 적어보고 싶어진다. 적다 보면 또 익숙해 질 때가지 반복해서 쓰게 된다. 요즘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출간되는 책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필독, 필사와 같은 책이다. 가볍게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다. 하루 한 문장씩 써 나가다 보면, 필사하는 것도 정이든다. 일기를 쓰듯 한 문장씩 쓰게 된다. 이번에 새로 나온 책으로 위즈덤 하우스에서 출판된 필독, 필사고종석 작가가 가려 쓴 생각의 문장들로 구성 되어 있다.

 

 

(멋진 말이다. 좋은 전쟁도 없고, 나쁜 평화도 없다.)

 

책의 두께도 알맞게 좋다. 필자는 책을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무겁지 않은 재료들을 다루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적인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문장을 소개하는 방법이 독특하다. 영어로 된 문장과 한글로 된 문장을 수록하여,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장 밑 부분에는 문장에 대한 부연 설명도 곁들었다. 각 문장들을 넘어 가다 보면 학창시절 썼던 편지지 같은 예쁜 사진이나 그림들도 나온다. 그 사진들은 소녀로 돌아가고픈 분위기를 준다

 

  (아레 사진은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을 하고, 한 가지의 종교를 숭배하거나, 한가진의 생각에 사로 잡히거나, 한다는 것의 어리석음에 대한 내용이다.)

 

 

소설을 읽으려면 아주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 책은 소설을 읽을 긴 시간을 단축시켜준다. 책 속의 좋은 문장만을 뽑아서 책을 만들었다. 사실 책을 읽던가, 신문을 보던가, 시를 읽다가도 우리는 좋은 문장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책 속에 밑줄을 그어 놓거나, 일기장에 옮겨 쓰기를 하였다. 고종석 작가는 그러한 문장을 책 한 권 속에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좋은 문장 옆에 공백의 노트가 만들어져 있어, 노트처럼 내 필체로 필사를 해 본다는 기쁨을 맛볼 수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문장만을 읽고 쓸 수 있게 하여 기쁨을 주는 책이다.

 

 

(참과 거짓은 사물의 속성이 아니라라고, 말한다.)

고종석 작가는 자신에게 인상을 준 영어 문장들을 뽑아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책 재질도 볼펜으로 눌렀을 때 뒷장에 자국이 많이 남지 않도록 배려되었다. 그가 살아오면서 느낀 삶의 깊이와 삶의 통찰을 여러 독자들과 나누고 픈 마음이 전해진다.

 

(바람과 이별의 관계가 상충되는 내용의 글귀가 마음에 들어와 필사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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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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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 순수한 마음이 생겨났던 걸 기억한다. 어린왕자가가 보는 세상과 내가 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이미 학습되어진 것들은 세상의 모든 이미지를 동일시화 시킨다는 사실도 경험했다. 어린왕자를 읽었던 감동으로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를” 읽는다. 

 

파타고니아의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이상한 보따리를 발견하지. 그것은 원본인 어린왕자의 처음 부분과 흡사해서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지. 그러나 우리는 학습되어 익숙한 것을 거부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곧 어린왕자가 나타날 거라는 걸 직감했지.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과 어린왕자는 그렇게 만나더군. 자기의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술주정꾼 이야기를 하는데 나의 마음이 멈췄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끔은 관점을 바꿀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더군. 그러면 장애물이 사라진다는 거야. 그러니까 내 자신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거였지.

어린왕자가 자기별을 청소하는 장면도 꽤나 인상적인 부분이었어. 청소를 하기 위해 잡초를 뽑으려고 하자 잡초가 말했거든. “날 뽑아 버린다면 당신은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거예요”라고. 이 부분에서 믿음이란 얼마나 하잘 것 없는 것인지 나오더군. 믿음이 무너져 내리자 어린왕자는 하루하루가 지겹고 저녁노을마저 슬프게 느껴졌다더군. 그래서 여행을 시작한 거고 그 길에 아저씨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은 이렇게 말하더군. “너는 문제를 밖에서만 찾으면서 지금 네가 처한 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잖니. 그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야.” 그렇지 대부분의 문제는 안에 있는 거였어. 이야기 속 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행이 지루하지 않게 끝나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더군. 잠시 휴식을 취하고 픈 다른 독자 분들도 나처럼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와 함께 좋은 시간 갖길 바래요.

 

어린왕자의 원본을 읽었을 때 그 이미지들은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보아뱀, 장미, 어린왕자, 별, 바오밥나무 등,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한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 이미지가 강렬했던 까닭은 책 속에 그려진 그림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림은 읽는 이로 하여금 훨씬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그러나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는 교훈적인 내용이 가득했으나 그러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주제를 가진 많은 이야기가 어린왕자와 동행하면서 이루어진다. 글씨체나 크기는 눈의 피로를 느끼지 않은 크기였고, 소제목을 보고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어도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마음편한날 명상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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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제국
김재석 지음 / 문학수첩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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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을 듣고 자랐다. 이야기 듣는 재미로 더운 여름밤이 빨리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는 전래 동화를 접했다. 전래 동화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재치와 유머가 가득해서 이 나라에 태어난 걸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옛 이야기를 더 이상 지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시대가 변했고, 듣는 사람의 생각도 변했고, 시대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이 변했다. 요즘에는 판타지가 대세다. 그래서 “헤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캐리비안의 해적” 등이 흥미를 끈다. 우리나라도 독자의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전통과 어우러진 판타지 “풀잎의 제국”이 출간 되어 호기심이 발동한다.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를 이을 한국적 판타지라서 더 관심 있게 보았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 호야가 조상과 만나면서 병과 싸워나간다는 내용이다. ‘호야’라는 이름에서 자주 옛이야기에 등장하던 호랑이가 연상된다.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은 판타지 요소로 이끌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설정이다. 그리고 호야가 적극적으로 병을 이겨 내려는 의지가 읽는 이를 감동으로 이끈다. 등장인물 중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데, 옛이야기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 형식인데, 이 책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직접 조연으로 등장하여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타임머신을 타고 다니는 것처럼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 모습은 외국의 판타지와 비슷했다. 또 지혜를 발휘해 힘든 과정을 극복해 나가는 우리 조상의 정적인 모습 보다는 동적으로 전투를 하는 장면도 외국의 판타지와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몸속의 병균인 악귀를 물리치는 장면은 우리나라의 옛 정서인 권선징악을 그대로 승계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등장하여 우리 조상만의 뿌리가 있음을 느끼게 하여 마음을 안정되게 하였다. 또 “풀잎의 제국”의 내용 ‘놋화로, 삼족오, 청동거울, 거북선’라는 단어들이 한국의 맛을 더 해 주어 현대와 과거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270쪽의 뱀이 젊은 여인으로 변하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선비와 구렁이”이야기를 떠올리게도 했다. 여태 이국적인 판타지를 여러 번 접했으나, 이러한 한국적인 맛을 지닌 판타지는 처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변해 가는 아이들이 우리의 전통 문화를 더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판타지 종류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한국적인 정서의 판타지는 성인보다는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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