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상상력이 있다. 그것은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라는 책이다. 현실에 열중하다 보면 엉뚱한 상상력은 사라지고 지치고 지친 내가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라는 상상력을 발견하고 난 후 부터는 하루의 일과에 웃음이 첨가되었다. 웃음을 첨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가 지루할 때쯤 그 책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꺼내어 상상력을 맛본다.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라는 책을 읽으면서 큭큭 웃는다. 아직 웃음을 맛보지 않은 사람이거나, 맛보고 싶은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를 읽기 권한다.

 

몇 편의 작품을 읽어 보았다. ‘가면’이라는 것은 나를 숨기는 도구다. 가면을 쓰면 진짜 나 보다는 가면인 내가 먼저 상대방을 맞이한다. 상대방은 나의 가면을 진짜 나 인줄 안다. 그러나 가면을 벗을 수는 없다. 참 슬픈 일이다. 가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으니 그랬다. 진심은 가면 속에 있어서 평생 가면 속의 색깔을 모르고 지나쳐야 한다.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를 먹어본 사람 있을까? 아니면 그런 핫도그가 세상에 있을까? 이 작품속의 핫도그에는 아마도 맘에 들지 않은 재료가 듬뿍 들어 있는 빅사이즈 핫도그였는지도 모른다. 먹기 싫은 재료들에 일일이 이름을 붙여서 맛없다는 핑계를 대는 것 같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를 먹이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튀김을 만들어 본 적 있다. 당근, 감자, 호박, 양파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바삭하게 튀겨내면 아이들은 감쪽같이 속는다. 연필과 피아노와 스케치북과 운동화가 잔뜩 들어 있는 줄 모르고 튀김을 맛있게 먹는다.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라는 작품을 읽으며 잠시 그 때의 아이들을 생각했다. ‘야생 동물을 사랑하는 여자’가 고래를 구하자고 외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그런데 그 여자는 동물 가죽으로 된 코트며, 바지며, 부츠며, 모자를 썼다. 아하⋯⋯. 고래를 구해서 가죽으로 만든 핸드백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결국 동물을 구하자고 외치는 그 사람은 독특한 방법으로 동물을 사랑한다.

 

몇 편만 읽어도 많은 생각을 주기도 하고 많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다만 포켓사이즈이다 보니 글씨가 좀 작다는 것을 제외하면 삽화와 글이 잘 어우러져 있고 휴대가 간편하다. 어디서나 꺼내어 볼 수 있고, 여러 번 읽어도 새로운 흥미를 준다는 점이 이 책의 좋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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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오름 2012-02-1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 봤던 철학 에세이 느낌이 나는군요. 많은걸 생각하게 해줄듯..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