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맛보고 싶은 음식 여행 세계여행사전 2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부 엮음, 김명하.김화곤.이선희 옮김 / 터치아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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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많이 해 본 사람은 그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즐길 줄 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거나 책을 보면서 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거기에 가면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것이 행복할 지도 생각한다. 하물며 외국으로 여행을 간다면, 그곳의 독특한 정서에 젖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둘러보면서 어떤 음식에 마음을 줄 것인가? 라는 질문에 좋은 답을 주는 “세계 여행 사전”은 여행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20쪽, 캐나다 셰디악은 1949년부터 해마다 바닷가재 축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내가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은 바닷가제여서 한 번쯤 바닷가재 축제에 만찬을 즐기고 싶다. 시골 작은댁에는 무화과나무가 있어서 추석에 고향에 가면 항상 따 먹는다. 그런데 비슷한 과일이 사람이 사는 세계 어딜 가나 존재하기 마련인가 보다. 38쪽의 터키 남서부에서도 무화과 많이 재배 된다고 한다. 터키인들에게 무화과는 성스러운 과일이라고 한다. 시골 텃밭에 있던 무화과는 초록빛이었다가 노르스름하게 익었는데, 이곳 무화과는 보랏빛이다. 그러고 보니 시장에 많이 나와 있는 무화과도 보랏빛이 많았는데, 아마 대부분이 수입인가 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무화과가 더 좋다. 맛은 덜 익었을 때는 약간 시큼한 맛이 있지만 익으면 감미로운 맛이 난다. 우리 아이들은 육식을 좋아하는데, 46쪽의 이탈리아에 가서 산 다니엘레 햄을 먹어 보고 싶다고 했다. 비슷한 햄인 하몬 이베리코는 스페인에 있다. 사실 그곳의 특산물들은 세계로 퍼져나가서 꼭 그곳에 가지 않아도 맛볼 수 있기는 하다. 언젠가 대학로에서 산 다니엘레 햄과 비슷한 음식을 먹었다면서, 아이들이 맛있었다고 자랑한다. “그럼 우리 이탈리아에 가보고 싶으면 이런 햄을 파는 외국 식당을 찾아 가자”고 말하며 모두 웃었다. 어느 나라든 재래시장은 왠지 구수한 맛이 난다. 이 책에 나온 시장 중 가장 호기심이 돋아주는 시장은 90쪽에 나온 태국의 전통 수상시장이었다. 대부분은 육지에 시장이 있어서인지, 수상에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농산물로는 122쪽에 나온 미국의 코네티컷 주에서 생산되는 호박이 인상적이었다. 짙은 주황색이 예쁜데, 할로윈에 많이 쓰이는 호박이라 한다. 아시아의 색다른 음식은 역시 중국에 많았다. 135쪽, 상하이에서 가을에 파는 털게는 다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끈으로 묶어서 찜 요리를 한다. 또 한식절에 동물모양으로 빗은 음식은 귀엽다. 236쪽, 일본의 타코야키는 우리나라 노점에서도 많이 판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영양 간식이다. 296쪽, 마닐라의 통돼지 꼬치구이에서는 약간 혐오스럽기도 하다. 아무리 맛있다 해도 나는 절대 못 먹을 것 같다. 이외에도 분위기 나는 레스토랑이나, 술이나 디저트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 소개되어있다.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자면 탐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언젠가 터치아트에서 나온 여행서적을 읽은 적이 있는데, 사진도 좋고 내용도 좋았었다. 이 책에서도 비싼 레스토랑 음식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쉽게 사먹을 수 있도록 시장 음식이 소개 되었다는 것은 좋은 장점이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라도 이 책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는 장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여행 사전”도 터치아트의 도서이고, 역시나 좋은 여행서적이다. 이거 한 권이라면 세계 여러 나라의 특산물이나 문화를 체험하는데 많은 보탬이 될 것 같다. 책을 본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고 헛배가 부른다. 그런데, 언제 다 먹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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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아틀라스 시원의 책 1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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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은 재미있다. 빠른 극적 전개가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첫 페이지를 읽었으면 끝까지 읽어야 하는 중독성을 가졌다. 환상적인 장면들은 현실에서 구사할 수 없는 상상력이 동원 되므로 읽는 이의 생각을 매료 시킨다.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10권씩 시리즈물로 쌓아놓고 보는 아이들의 말이다. 그 말에 나도 “에메랄드 아틀라스”를 읽기 시작했다.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긴장감과 흥미를 유발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나이 어린 세 아이들이 고아가 되는 장면은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시 부모를 만나게 될 것을 믿는다. 고아원을 전전하며 아이들은 어느 한사람만 입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꾀를 부린다. 늘 셋이서 함께 움직이며 서로를 지켜주는 모습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이 작은 아이들이 가족의 소중함 터득하여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대견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은 서로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보내어지는 고아원 부분에서는 본격적으로 판타지 소설의 황당한 설정을 읽을 수 있다. 자신들을 돌봐주는 주인 핌 박사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사진 속의 호수로 순간이동 하는 장면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사람들은 현실의 세계가 메마르고 각박하고 싫증이 난다. 그럴 때 탈출하고 싶어진다. 모험이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새롭고 신선한 것을 찾는다. 그러한 욕구를 판타지 소설이 해소해준다. 이 소설은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독자들을 환상에 젖도록 한다. 그것이 “에메랄드 아틀라스”이자, 판타지의 매력이다.


“에메랄드 아틀라스”에 나오는 서로 다른 종족들이 같은 언어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에서 소설의 한계점을 보는 것 같다. 또 돈을 쓴다든가, 문서에 사인을 한다는 내용에서는 인간과 문화가 비슷하다는 것은 갑자기 환상을 깨게 해 주는 부분이다. 읽어가는 내내 주인공인 케이트, 마이클, 엠마가 어린 아이치고는 성숙하다는 생각을 했다. 갓난아이로 버려졌는데, 언제 글을 배워서 책을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쁜 적을 물리칠 때는 성인 이상의 판단력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 징그럽기도 하다. 특히 엠마의 감수성은 조금 지나치게 무리한 설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시 엄마 아빠를 꼭 찾겠다는 의지를 끝까지 보여주며 두려움도 잊어버리고 어려운 상황도 부딪치고 헤쳐 나가는 부분은 아이들의 순수성과 모험심과 진심을 엿보게 한다. 그러한 순수와 모험과 진심은 꿈을 향해 성장하는 어린이들이 판타지를 좋아하는 이유로 충분함을 알 수 있게 한다.


나쁜 악당과 싸워 나가고, 시간을 이동하는 마법이 등장한다는 것에서는 여느 판타지와 비슷하다. 그러나 판타지의 탄탄한 구성은 가족 전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거대한 긴장감에서 놓여나니 세 아이는 겨우 마법의 책 한 권을 찾게 됐다. 마법의 책은 세 권이고, 엄마 아빠까지 찾으려면 앞으로 후속편을 기대하라는 암시이니 “에메랄드 아틀라스”의 또 다른 재미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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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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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한 선입견일까? 나의 생각이 선입견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를 읽는다. 책을 읽어 보니 저자는 과학을 좋아하는 분이어서 과학이라는 단어에 쉽게 접근한 것 같다. 물론 저자가 쉽게 접근하니 나도 즐겁게 독서를 했다.


읽은 책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드러내고 있다. 101쪽의 “간과 분노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은 절반만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화를 내면 간이 상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속담이 더 과학적이라 단언한다. “간이 부었다”라든가 “간이 콩알만 해 졌다”는 말이 그것이란다. 즉 “간에 탄수화물이 저장되어 있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지만 지방이 끼어 지방간이 되면 간의 크기가 커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속담과 가깝다는 것이란다. 40쪽 “⑫우주 여행편의 제목에 들어 있는 “달 정복”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에베레스트 등정이 에베레스트 정복이 아니듯, 그건 유인 달 탐사일 뿐이다.” 라고. 그러나 저자는 책이 주는 유익한 면을 옹호할 줄 안다. “이런 점들을 빌미 삼아 ‘전집’의 가치와 진가를 폄하하면 곤란하다”라고 하여 책을 읽는 이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말한다.


저자는 읽은 책에 대해 재미있는 부분에 대해 들려주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83쪽의 ‘번개가 많이 치는 해에는 풍년이 든다’는 속담의 근거를 과학자들이 밝혀내는 부분은 정말 과학적이다. 번개가 친 뒤 대기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해 본 결과 번개는 지구상의 질소를 질산으로 고정시키는 역할을 함을 알아냈다고 한다. 질소는 비를 통해 지표로 스며들어 토양에 풍부한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한다. 저자는 “속담으로 배우는 과학 교과서”를 읽고 속담 속에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들어 있음을 들려준다.


이렇듯 저자는 과학책에 관하여 독자들이 자신과 같이 흥미로울 수 있음을 이 책으로 보여준다. 과학책에 관하여 과학적인 사실로만 읽고 받아들이려 했던 잘못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뒤집어보고, 따져 보고, 인정하고, 과학을 삶에로 확장해 나가는 저자의 멋진 독후감이다. 실생활에는 과학이 녹아 있다. 이러한 과학에 대해 부정(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과 긍정(옳은 발전은 받아들이기)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야 하는지를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과학책을 꾸준히 읽어 두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을 읽는다면 과학책을 먼 우주의 동굴에나 처박아 놓아야 될 책으로 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과학 책이 들려주는 생물들, 화학작용, 물리작용, 천문학, 지질학 등등은 단순한 학문 분야가 아니다.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 살아 있는 것들을 그렇게 분류하여 학문화 한 것이어서 언제나 과학은 우리와 한 몸처럼 살아간다. 이 책이 한 분야의 과학을 파고든 내용이 아니라서 과학적인 내용의 깊이는 찾을 수는 없다. 저자가 읽은 과학책에 대한 독후인 것이 아쉽지만, 과학책을 어떻게 읽어야 재미있는지 알게 된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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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송규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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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지도에 대한 개념은 과거의 지도와 많이 다르다. 그것을 우리는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도를 확장하고 수축하며 어디에도 없는 공간의 지도가, 어디에도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상상력이다. “곤충의 특징을 이해하고 곤충의 생로병사가 이루어지는 환경과 공간을 파악하는 것은 지식이다. 그러나 그 곤충을 이용해 천적을 연구하여 무농약 친환경 농법의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창의적 상상의 힘이다. 친환경 규제가 강력한 유럽의 농부들에게 한반도 토종 곤충을 배양하고 성장시켜 상품 케이스 담아 유럽 농장에 수출하고 있다면 그것은 상상력의 성과다”라며, 28쪽에서 상상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설명을 한다. 물론 그러한 예를 들었을 경우의 상상력은 발전적이고 수출한 곤충은 새로운 곤충지도를 만들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심 있는 지도를 찾아냈다. 제 ‘1부 지도, 생각의 기준을 뒤집다’를 보면 지금의 세대가 사는 세상이 보인다. 뇌지도는 퇴행성 뇌질환이나 인간의 시각, 청각, 감각 영역에 접근하여 새로운 대륙을 만들게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GIS 솔루션을 활용하여 오늘의 스타벅스를 만든 전략지도의 성공은 배울 점이 많다. 사업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앞으로 GIS를 적극 활용해야겠다. 강력사건이 일어나는 지역을 ‘핫스팟’이라 하는데, 여기에 GIS 지도를 적극 활용하여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지도를 탄생시켰다. 이 책은 지나간 시대에 대해서도 제 ‘2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새로운 프레임’에서 언급이 되었다. 세계를 중국의 지도안에 넣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정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정화가 죽은 후 중국은 상상력의 문을 닫아 버린다. 바다를 넘어 더 넓은 영토를 확장하려 했던 일본의 상상력은 한 때 세계의 패권을 손에 쥐게 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울타리를 치고 상상력을 꼼짝 못하게 했다. 그러나 상상력도 대를 이을 후계자가 없으면 끝을 맺는다. 그 예로 칭기즈 칸의 시대가 막을 내리자 세계를 호령하던 몽골도 세계 밖으로 물러난다. 대를 잇는 상상력의 후계자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제 “3부는 낡은 틀을 파괴하는 혁명적 미래지도”에 관해 말하고 있다.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 지도”는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어떤 상상력이 내 중심에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파악하고 한계를 넘어서도록 노력해야겠다.


지도가 먼저일까? 지형이 먼저 일까? 옛날에는 지형을 그리기 위해 발로 걸어 다니면서 그 거리를 가늠해서 지도를 그렸다. 그러나 지금은 지도를 그린 다음에 그 지도에 맞게 땅을 파내고 호수를 만드는가 하면 바다를 메우고 육지를 만들어 지도에 지형을 맞춘다. 또 상상력으로 만든 SF영화에는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첨단 기계며, 건물이며, 우주가 등장한다. 그러더니 몇 년 뒤에는 정말 그것들이 존재한다.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우주로 여행을 간다. 인간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누군가는 자연 상태가 가장 발전된 상태이고, 그것들이 훼손 되어가는 미래는 오히려 퇴보라고 한다. 오염된 지구를 보면 처음의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음이 안타깝고 처음의 자연이 가장 살기 좋고 평화로운 것 같다. 상상력. 참 많은 긍정과 좋은 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부정적인 면이 무시되면 안 될 것이다. 여기에는 ‘자연을 보존하여 인간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상상력의 지도’를 적극 활용하자. 오늘도 초고속 상상력으로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인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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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 이야기 명작 스캔들 1
장 프랑수아 셰뇨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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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왜 그리 가난한지…. 가난한 것도 모자라 죽어서야 작품이 빛을 보는 경우가 많다. 가난한 화가 중에 난 고흐의 그림이 좋다. 고흐의 그림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깊이가 숨어 있다. 풍경이 꿈틀거리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모습이 말하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 보인다. 그와 함께 했던 고갱은 심리적으로 예민한 고흐에게 많은 부담을 느꼈으리라. 208쪽을 보면 고갱과의 결별을 하며 귀를 자르기까지 한 고흐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들도 고흐의 그림을 좋아해서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그림의 퍼즐을 한 달을 넘게 낑낑거리며 맞추었다. 그 별을 쳐다보며 네덜란드로 날아가 빈센트 반 고흐가 생전에 지냈던 노란 방을 보고 싶다.


아름답다는 것은 무죄? 11쪽에 나온 최초의 누드모델에 관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특별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물론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외적인 아름다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다면 그도 무죄를 받았을 거라는? 내적인 아름다움은 죄의 형량을 가볍게 하지 못했다. 미에 대한 열망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한 생각 때문에 성형이 기본이 된 세상 인 것도 같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아름답다는 이유로 사면을 받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다만 아름다움은 이미 세상을 살아가는 도구가 되어 있다. “미”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넓고 광범위하게 사람의 뇌를 파고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미”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잃어 버렸다는 생각을 든다.


가난하고 정신적으로 많은 방황을 했던 또 다른 화가 카라바조에 대해 얼마 전 소설로 읽었다. 소설을 보면서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137쪽의 카라바조의 작품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그에 관한 소설이 떠올랐다. 모든 걸 다 바쳐 그림에 생을 묻어야 하는 화가는 왜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지 알 것도 같다. 반대로 유명한 작품을 만들지 않으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영혼을 다 바쳐야 하니, 화가에게는 그 것 뿐인 것이다. 예술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마치 제단에 영혼을 바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인간인 카라바조의 심리 상태는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안정 될 수가 없다. 147쪽의 콘서트나 류트 연주자는 순수한 영혼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136쪽 ‘세례 요한의 참수’는 그림이지만 끔찍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158쪽에는 ‘세례 요한의 목을 쟁반에 들고 있는 살로메’가 나온다. 넘지 않아야 할 신의 영역을 넘어선 듯하다. 서른아홉에 생을 마감한 카라바조는 아직도 가슴을 끓게 한다.


생애를 들여다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 13인의 화가에 대한 작품과 삶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어떤 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인형 같은 느낌을 준다. 아주 사실적인 표현과 사람의 표정이 사진과 같은 당혹감을 준다. 또 “명작 스캔들”은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그들의 삶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사실 종교적인 그림이 가장 많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화가가 살았던 당시를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중세의 그림은 빛과 그림자를 최대한 활용하였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들의 그림만큼이나 그들의 생에 대해 읽을 때면 살며시 화가들의 손을 따듯하게 잡아 주고 싶어진다. 매혹적인 그림에 빠진 독자들에게 이 책은 화가들의 삶을 자신 있게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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