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아틀라스 시원의 책 1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은 재미있다. 빠른 극적 전개가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첫 페이지를 읽었으면 끝까지 읽어야 하는 중독성을 가졌다. 환상적인 장면들은 현실에서 구사할 수 없는 상상력이 동원 되므로 읽는 이의 생각을 매료 시킨다.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10권씩 시리즈물로 쌓아놓고 보는 아이들의 말이다. 그 말에 나도 “에메랄드 아틀라스”를 읽기 시작했다.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긴장감과 흥미를 유발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나이 어린 세 아이들이 고아가 되는 장면은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시 부모를 만나게 될 것을 믿는다. 고아원을 전전하며 아이들은 어느 한사람만 입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꾀를 부린다. 늘 셋이서 함께 움직이며 서로를 지켜주는 모습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이 작은 아이들이 가족의 소중함 터득하여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대견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은 서로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보내어지는 고아원 부분에서는 본격적으로 판타지 소설의 황당한 설정을 읽을 수 있다. 자신들을 돌봐주는 주인 핌 박사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사진 속의 호수로 순간이동 하는 장면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사람들은 현실의 세계가 메마르고 각박하고 싫증이 난다. 그럴 때 탈출하고 싶어진다. 모험이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새롭고 신선한 것을 찾는다. 그러한 욕구를 판타지 소설이 해소해준다. 이 소설은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독자들을 환상에 젖도록 한다. 그것이 “에메랄드 아틀라스”이자, 판타지의 매력이다.


“에메랄드 아틀라스”에 나오는 서로 다른 종족들이 같은 언어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에서 소설의 한계점을 보는 것 같다. 또 돈을 쓴다든가, 문서에 사인을 한다는 내용에서는 인간과 문화가 비슷하다는 것은 갑자기 환상을 깨게 해 주는 부분이다. 읽어가는 내내 주인공인 케이트, 마이클, 엠마가 어린 아이치고는 성숙하다는 생각을 했다. 갓난아이로 버려졌는데, 언제 글을 배워서 책을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쁜 적을 물리칠 때는 성인 이상의 판단력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 징그럽기도 하다. 특히 엠마의 감수성은 조금 지나치게 무리한 설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시 엄마 아빠를 꼭 찾겠다는 의지를 끝까지 보여주며 두려움도 잊어버리고 어려운 상황도 부딪치고 헤쳐 나가는 부분은 아이들의 순수성과 모험심과 진심을 엿보게 한다. 그러한 순수와 모험과 진심은 꿈을 향해 성장하는 어린이들이 판타지를 좋아하는 이유로 충분함을 알 수 있게 한다.


나쁜 악당과 싸워 나가고, 시간을 이동하는 마법이 등장한다는 것에서는 여느 판타지와 비슷하다. 그러나 판타지의 탄탄한 구성은 가족 전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거대한 긴장감에서 놓여나니 세 아이는 겨우 마법의 책 한 권을 찾게 됐다. 마법의 책은 세 권이고, 엄마 아빠까지 찾으려면 앞으로 후속편을 기대하라는 암시이니 “에메랄드 아틀라스”의 또 다른 재미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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