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캔들 -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 이야기 명작 스캔들 1
장 프랑수아 셰뇨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거의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왜 그리 가난한지…. 가난한 것도 모자라 죽어서야 작품이 빛을 보는 경우가 많다. 가난한 화가 중에 난 고흐의 그림이 좋다. 고흐의 그림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깊이가 숨어 있다. 풍경이 꿈틀거리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모습이 말하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 보인다. 그와 함께 했던 고갱은 심리적으로 예민한 고흐에게 많은 부담을 느꼈으리라. 208쪽을 보면 고갱과의 결별을 하며 귀를 자르기까지 한 고흐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들도 고흐의 그림을 좋아해서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그림의 퍼즐을 한 달을 넘게 낑낑거리며 맞추었다. 그 별을 쳐다보며 네덜란드로 날아가 빈센트 반 고흐가 생전에 지냈던 노란 방을 보고 싶다.


아름답다는 것은 무죄? 11쪽에 나온 최초의 누드모델에 관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특별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물론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외적인 아름다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다면 그도 무죄를 받았을 거라는? 내적인 아름다움은 죄의 형량을 가볍게 하지 못했다. 미에 대한 열망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한 생각 때문에 성형이 기본이 된 세상 인 것도 같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아름답다는 이유로 사면을 받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다만 아름다움은 이미 세상을 살아가는 도구가 되어 있다. “미”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넓고 광범위하게 사람의 뇌를 파고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미”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잃어 버렸다는 생각을 든다.


가난하고 정신적으로 많은 방황을 했던 또 다른 화가 카라바조에 대해 얼마 전 소설로 읽었다. 소설을 보면서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137쪽의 카라바조의 작품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그에 관한 소설이 떠올랐다. 모든 걸 다 바쳐 그림에 생을 묻어야 하는 화가는 왜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지 알 것도 같다. 반대로 유명한 작품을 만들지 않으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영혼을 다 바쳐야 하니, 화가에게는 그 것 뿐인 것이다. 예술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마치 제단에 영혼을 바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인간인 카라바조의 심리 상태는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안정 될 수가 없다. 147쪽의 콘서트나 류트 연주자는 순수한 영혼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136쪽 ‘세례 요한의 참수’는 그림이지만 끔찍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158쪽에는 ‘세례 요한의 목을 쟁반에 들고 있는 살로메’가 나온다. 넘지 않아야 할 신의 영역을 넘어선 듯하다. 서른아홉에 생을 마감한 카라바조는 아직도 가슴을 끓게 한다.


생애를 들여다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 13인의 화가에 대한 작품과 삶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어떤 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인형 같은 느낌을 준다. 아주 사실적인 표현과 사람의 표정이 사진과 같은 당혹감을 준다. 또 “명작 스캔들”은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그들의 삶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사실 종교적인 그림이 가장 많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화가가 살았던 당시를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중세의 그림은 빛과 그림자를 최대한 활용하였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들의 그림만큼이나 그들의 생에 대해 읽을 때면 살며시 화가들의 손을 따듯하게 잡아 주고 싶어진다. 매혹적인 그림에 빠진 독자들에게 이 책은 화가들의 삶을 자신 있게 보여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