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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스리 Mon 1
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일단 그림이 무지 단순하다. 쓱쓱 그린듯. 도대체 정성으로 그리기나 한건가 싶을 정도
그런데 의외로 있어야 할 곳에 배경와 소품과 인물이 제대로 배치되어 있다.
더구나 단순한 선인데도 인물의 감정이나 감상이 3차원의 무게감으로 다가오는건 왠 일?
평면을 보고 있는데 입체 영상을 보는 느낌.
아마도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대사가 위치하고
적절한 장면에 적절한 호흡 배치가 안배되어 있어서 그런건 아닐런가?
만일 그렇다면 이 작가. 대단한 관록의 소유자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일 차원의 선으로 독자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니까.
연출력이 좋다는 이야기. 어쩌면.
내가 느낀 거 또 하나는 바로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의 문제
-주인공 여자애도 그렇지만 두명의 남자 주인공 역시 획일적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다. 입체적 인간? 더구나 각자의 캐릭터는 엄청 개성적이고 확연한데.. 작가가 캐릭터로 분류해서 서술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확실히 줄 정도로, 그 캐릭터가 스토리 속에 너무나 완벽하게 녹아 내리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런 상황과 성격 묘사.
그리고 캐릭터들의 감정을 진술하는 방식. 이건 묘하게 강경옥 스타일을 닮았다.
오고 가는 대화 속에 어떤 미묘한 것. 알 듯 모를 듯. 에이~ 대체 이 사람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거지? 라며 궁금하도록 만드는 작가의 솜씨.
너무 숨어있지도, 너무 드러나 있지도 않은 각자의 감정들.
더구나 이건 어쩌면 장르만화이기도.
케잌 카페를 다루고 있는 만화.
단 카페와 러브의 관계는 . <맛의 달인>보다 <서양 골동 양과자점>의 느낌을 닮아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맛있는 관계>와 유사하다. 이 만화 쪽이 <맛있는 관계>보다 훨씬 더 유쾌하지만
.
80년대적 감성주의도 빼먹을 수 없는 이 만화의 특성
첫사랑. 가슴 졸이며 궁금해 하는 소녀적 감성. 복고적 의상과 젠틀하거나 삐딱한 남자 캐릭터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옛날 만화를 보는 느낌이다. 예전 가슴 두근거리며 봤던 학원물들 말이다.
요즘 학원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극주의와 성실한 캐릭터적 성향이 이 만화 속엔 있다.
무엇보다 이 만화가 칭송 받아야 할 점은 두 가지다.
한가지는 자기 방식, 혹은 개성의 문제: 황홀한(!) 펜선이 독자를 환상에 빠뜨리는 이 순정 만화의 현실 속에서 자연스런 펜선으로 승부하며, 자연스런 20대의 감성을 보여주는 자기만의 방식의 고집. 그것을 설득력 있게 완성시킨 점.
둘째는 스토리의 납득성이다.
알고 보면 무지 현실적일 수도 있는 스토리를 순정 만화적으로 잘 풀었다. 억지스럽지 않다는 점은 기본적인 매력이고 사랑에만 집착하지 않는 스토리 라인이라는 점. 어쩌면 일종의 성장 드라마적일 수도 있는 전체적인 균형 잡힌 스토리 라인을 균형 있게 끌고 간 점.
줄거리는 아래와 같이 흘러간다….
자 여기 어떤 순진한 20대 블로거가 있다.
연애 한 번 해 본 적 없고 부모는 아직도 로멘스 그레이들이다. 그녀의 첫사랑은 고등 학교 때 과외 선생님. 취미는 과자 만들어 블로그에 올리기.
어느날.
블로그에 안부가 실린다. 예전의 그 과외 선생님. 블로그를 보고 연락했단다.
그와 케잌 카페에서 만나게 된 그녀. 그는 왜 그녀에게 연락했을까? 그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녀는 누구와 만나게 될까?..
자세한 것은 만화책에서 보면서 즐거움을 만끽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