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은이

이사카 고타로 | 오유리 옮김

출판사

황매(푸른바람)

 

환타지?

 

오랫만에 명작을 발견했다.

500페이지 가까운 책을 10페이지처럼 읽었다.

 

저자는 이사카 코타로라는 1971년 생 법학부 졸업생

생긴 모습도 예리하면서 약간 삐딱해 보인다.

 

그의 데뷔작?

바로 이 소설인데

소설 내용이 어른용 환타지 미스터리이다. 그런데..정말 어른을 위한 동화같다.

(어린이가 보기엔 이해가 어렵고 잔인한 장면도 많은데다가

인생의 묘미를 한 구절로 승화한 부분도 곳곳에서 발견되고-즉 심오하기까지 하다-)

 

.. 이소설을 만일 어떤 범주에 놓아야만 한다면

미스테리 추리극, 환타지 동화, 공상 발랄 만화의 중간 접점에 놓일 것이다.

(순정 환타지 일수도 있다. 잘생긴 남자들이 많이 나오니까)

 

마술?

 

500페이지 중 약 400페이지 정도는 발단이며 전개이다.

황망한 미스테리 추리 모험극이 계속 진행된다.

나머지 약 80페이지 정도는 사건의 해결이 보인다.

그리고 나머지 약 20페이지 정도가 남으면

"이 작가 이걸 어떻게 짰지?"싶을 정도로 아귀가 꼭꼭 들어 맞는 해답이 전개된다.

그리고 결말.

여운과 아쉬움이 바람처럼 독자를 휘감는다.

"아, 왜 내가 그런 복선들을 놓쳤을까. 아 그 때 그 사람의 행동은 바로 그래서 그랬는데...

설마 이런 결말일 줄이야"

-여기에서 아쉬움은 서운함과는 다르다. 결말을 납득할 수 없는게 아니라

결말에 너무나 납득할 수 있기 때문에

내자신이 감쪽같이 속았다는 사실에 경의와 전률을 느끼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는 이야기"로 바꾼건 작가의 마술같은 글만드는 솜씨 때문.

일단 상상의 화폭이 넓다.

일본에서 고립된 외딴섬을 환타지 세계로 설정해서

그 섬만의 규율, 사회 체계와 다양한 개성의 섬사람들을 만들어 낸 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래질 지경인데

날실과 씨실을 엮어 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접목해서

하나의 미스테리 사건을 만들어내고 풀어헤치는 솜씨가 전혀 군더더기도, 빈틈도 없었다.

 

천재?

작가 스스로도 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하고 연구하고 연습하고 머리를 쥐어짰으리라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만일 그게 아니라면

이 작가는 진정한 천재일 것이다.

 

이 소설을 바라보며 한 마디로

"2차원 세계의 독자를 위한 3차원 세계에서 온 작가의 선물"이라고 한다면 과찬일런지?

 

 

이유가 안 돼?

 

한가지 놀라웠던건 번역 솜씨

원본을 알 도리는 없으나 단어를 고르는 번역자의 안목이 상당히 빛나는 소설이었다.

그 단어나 문장을 읽으면 바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보이는..

상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 문장

"이유가 안 돼"(사쿠라의 말)

 

 

여운?

 

또한 한가지 더 놀라왔던건

비록 이 소설이 어쩌면 그저 재미있고 기발할 수만 있었던 소설일 수도 있었는데

덤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도덕관과 가치관이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흘리는 말에서(위의 사쿠라의 말을 포함해서)

인생에서 들어봐야만 할 말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지 재미있는 시간때우기가 아니고

지적 유희 게임만도 아니고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내주변을 돌아보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 되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다시 책을 쓸어보게 되는 소설.

 

최근에 읽은 가장 멋진 소설이었다.

 

 

 

인상적인 구절들

 

".. 자기가 사라지는 장면을 누군가가 지켜봐 주길 바라지 않겠어요? 저 같으면 그럴텐데요. 그렇지 않으면 나란 사람이 처음부터 존재했는지 안 했는지 누가 알아요?"

 

"인생이란 건 말이지. 백화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나 매 한가지야. 나는 제 자리에 멈춰 서 있어도 어느 틈엔가 저 앞으로 나가 있지.(중략) 도착하는 곳은 정해져 있지. (중략) 자기가 있는 장소만큼은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라고들 생각해."

 

..내가 강해서 그런 게 아니다. 약하기 때문이다. 그냥 대충 그 자리만 모면하면서, 딱히 살아갈 이유도 목표도 없던 나는 그녀가 보기에 제일 먼저 쓰러트려야 할 대상이었음에 틀림없다.

 

"그 아이...(중략 ) 그런, 사람을 밀쳐낸 적이 있는 손이었어. 눈은 또 살인자의 눈을 하고 있고 아주 부정한 짓을 한 손이더라고." (중략) "아무렴 네가 걔랑 친구겠니. 두고 봐라. 세상을 어지럽히는 건 꼭 그런 아이란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렇게 머리가 좋고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자는 오래 삽니다."

..나는 권선징악을 컨셉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옛말을. 나는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동물을 먹고 살아간다 나무껍질을 벗겨 살아간다. 몇 십, 몇 백의 희생을 치르고 한 사람의 인간이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갈 가치가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되는지 아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어느 만큼의 동물들이 희생을 치러야 하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꽃들을 짓밟을 것인가. 사쿠라는 그런 의문을 던지는 대신 사람을 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가게들이 있으니까 인간이 저 잘났다고 착각하는 게야. 이렇게 살다간 '태양이 없어도 우린 문제 없다.'고 떠벌릴 테지.

 

 

"다만 민들레꽃이 피는데 가치는 없어도 그 꽃의 천진한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간에게 가치는 없지만, 없는 것은 없는 것일 뿐 그렇다고 화를 낼 일을 아니지요."(중략) "우리 꽃이나 심을까요?"

 

광기와 수용, 미치기와 받아들이기. 둘은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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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은이

이사카 고타로 | 오유리 옮김

출판사

황매(푸른바람)

 

환타지?

 

오랫만에 명작을 발견했다.

500페이지 가까운 책을 10페이지처럼 읽었다.

 

저자는 이사카 코타로라는 1971년 생 법학부 졸업생

생긴 모습도 예리하면서 약간 삐딱해 보인다.

 

그의 데뷔작?

바로 이 소설인데

소설 내용이 어른용 환타지 미스터리이다. 그런데..정말 어른을 위한 동화같다.

(어린이가 보기엔 이해가 어렵고 잔인한 장면도 많은데다가

인생의 묘미를 한 구절로 승화한 부분도 곳곳에서 발견되고-즉 심오하기까지 하다-)

 

.. 이소설을 만일 어떤 범주에 놓아야만 한다면

미스테리 추리극, 환타지 동화, 공상 발랄 만화의 중간 접점에 놓일 것이다.

(순정 환타지 일수도 있다. 잘생긴 남자들이 많이 나오니까)

 

마술?

 

500페이지 중 약 400페이지 정도는 발단이며 전개이다.

황망한 미스테리 추리 모험극이 계속 진행된다.

나머지 약 80페이지 정도는 사건의 해결이 보인다.

그리고 나머지 약 20페이지 정도가 남으면

"이 작가 이걸 어떻게 짰지?"싶을 정도로 아귀가 꼭꼭 들어 맞는 해답이 전개된다.

그리고 결말.

여운과 아쉬움이 바람처럼 독자를 휘감는다.

"아, 왜 내가 그런 복선들을 놓쳤을까. 아 그 때 그 사람의 행동은 바로 그래서 그랬는데...

설마 이런 결말일 줄이야"

-여기에서 아쉬움은 서운함과는 다르다. 결말을 납득할 수 없는게 아니라

결말에 너무나 납득할 수 있기 때문에

내자신이 감쪽같이 속았다는 사실에 경의와 전률을 느끼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는 이야기"로 바꾼건 작가의 마술같은 글만드는 솜씨 때문.

일단 상상의 화폭이 넓다.

일본에서 고립된 외딴섬을 환타지 세계로 설정해서

그 섬만의 규율, 사회 체계와 다양한 개성의 섬사람들을 만들어 낸 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래질 지경인데

날실과 씨실을 엮어 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접목해서

하나의 미스테리 사건을 만들어내고 풀어헤치는 솜씨가 전혀 군더더기도, 빈틈도 없었다.

 

천재?

작가 스스로도 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하고 연구하고 연습하고 머리를 쥐어짰으리라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만일 그게 아니라면

이 작가는 진정한 천재일 것이다.

 

이 소설을 바라보며 한 마디로

"2차원 세계의 독자를 위한 3차원 세계에서 온 작가의 선물"이라고 한다면 과찬일런지?

 

 

이유가 안 돼?

 

한가지 놀라웠던건 번역 솜씨

원본을 알 도리는 없으나 단어를 고르는 번역자의 안목이 상당히 빛나는 소설이었다.

그 단어나 문장을 읽으면 바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보이는..

상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 문장

"이유가 안 돼"(사쿠라의 말)

 

 

여운?

 

또한 한가지 더 놀라왔던건

비록 이 소설이 어쩌면 그저 재미있고 기발할 수만 있었던 소설일 수도 있었는데

덤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도덕관과 가치관이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흘리는 말에서(위의 사쿠라의 말을 포함해서)

인생에서 들어봐야만 할 말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지 재미있는 시간때우기가 아니고

지적 유희 게임만도 아니고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내주변을 돌아보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 되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다시 책을 쓸어보게 되는 소설.

 

최근에 읽은 가장 멋진 소설이었다.

 

 

 

인상적인 구절들

 

".. 자기가 사라지는 장면을 누군가가 지켜봐 주길 바라지 않겠어요? 저 같으면 그럴텐데요. 그렇지 않으면 나란 사람이 처음부터 존재했는지 안 했는지 누가 알아요?"

 

"인생이란 건 말이지. 백화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나 매 한가지야. 나는 제 자리에 멈춰 서 있어도 어느 틈엔가 저 앞으로 나가 있지.(중략) 도착하는 곳은 정해져 있지. (중략) 자기가 있는 장소만큼은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라고들 생각해."

 

..내가 강해서 그런 게 아니다. 약하기 때문이다. 그냥 대충 그 자리만 모면하면서, 딱히 살아갈 이유도 목표도 없던 나는 그녀가 보기에 제일 먼저 쓰러트려야 할 대상이었음에 틀림없다.

 

"그 아이...(중략 ) 그런, 사람을 밀쳐낸 적이 있는 손이었어. 눈은 또 살인자의 눈을 하고 있고 아주 부정한 짓을 한 손이더라고." (중략) "아무렴 네가 걔랑 친구겠니. 두고 봐라. 세상을 어지럽히는 건 꼭 그런 아이란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렇게 머리가 좋고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자는 오래 삽니다."

..나는 권선징악을 컨셉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옛말을. 나는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동물을 먹고 살아간다 나무껍질을 벗겨 살아간다. 몇 십, 몇 백의 희생을 치르고 한 사람의 인간이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갈 가치가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되는지 아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어느 만큼의 동물들이 희생을 치러야 하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꽃들을 짓밟을 것인가. 사쿠라는 그런 의문을 던지는 대신 사람을 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가게들이 있으니까 인간이 저 잘났다고 착각하는 게야. 이렇게 살다간 '태양이 없어도 우린 문제 없다.'고 떠벌릴 테지.

 

 

"다만 민들레꽃이 피는데 가치는 없어도 그 꽃의 천진한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간에게 가치는 없지만, 없는 것은 없는 것일 뿐 그렇다고 화를 낼 일을 아니지요."(중략) "우리 꽃이나 심을까요?"

 

광기와 수용, 미치기와 받아들이기. 둘은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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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클럽
크리스티앙 가이이 지음, 김도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재즈클럽은 동화같은 소설이다.

남성용 동화, 남성의 환타지를 만족시켜 주는 동화.

 

여자 입장에서 보면 일견 불쾌한 소설.

내 남자. 내 남편이 10여년간 나와 잘 지냈는데

어느날

'내 인생의 여자를 만났다, 내 일생의 일을 찾았다'며 나와 헤어져 그사람과 살길 원하고

더구나 한편으로 그 모든 상황을 해결시켜줄"나의 죽음"까지도 반의식적으로 바라고 있었다면?

 

소설은 단 이틀간의 일을 다루고 있다.

남자가 재즈클럽에서 여가수를 만난건 이틀중 첫째날 밤.

그리고 그여자와 살길 바라게 된건 다음날 낮

소설의 끝은 그날 밤이다.

 

 

짧은 기간이라 시간별로 나눠서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의 마음, 상황의 반전, 주변인들의 반응을

연극처럼 그려내고 있다.

 

(둘째날 저녁 이미 그 남자의 부인은 우연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후다.

후일담이 잠깐씩 나오는걸 보면

이후 이 남자는 그 여가수와 결혼해 잘 산 것 같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훌륭한 대접을 받고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실제로 그러하다)

그건 이 진부해 보이는 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의 악한 감정, 약한 부분, 욕심,

그런 "사실 드러내기 어려운" 그런 감정을

이 소설은 "난 소설이니까"라고 말하듯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사실 인간들이 일상에서 생각은 하지만

말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어두운 부분조차도 너무나 정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문체도 아니고

웅얼웅얼 말하는 식의 어눌한 문체,

그리고 어눌한 주인공,

선남 선녀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

단지 그 속에서 오히려 빛나고 있는건

재즈가 울려퍼지는 재즈 클럽의 박수와 환호와 감동,

그리고 10여년만에 재즈를 다시 연주하고 인정받고 스스로를 확인하는 중년의 주인공을

묘사하는 음악이 들리는 듯한 빛나는 재즈 클럽의 정경이다.

 

"이모든 것은 그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라는 강렬한 임펙트를 주는..

 

그러나 우울하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혹시 내 남자도 결국은

언젠가는 따뜻한 품을 떠나고야 마는

혹은 언제나 떠날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을 찾아 헤메는 보헤미안이 아닐까 해서..

 

특히 이 소설에서 남자에 대한 묘사는 사실감이 넘치지만

(그에 대한 심리 묘사는 동조할 순 없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사실성이 풍부하다)

여자(아내와 새 여자)에 대한 묘사는 같은 여자로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과연 아내의 죽음으로 아내도 스스로 해방되어 편안해졌을까.

혹은 여가수는 아내에게 전화하도록 남자를 독려하며 아내를 질투하지 않았을까?

혹은 남자를 유혹할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라는 등의..

 

(이 소설에서 여자는 둘 다 남자의 눈으로 본 이상적인 여자들로 묘사되어 있다.

평소에도 좋은 아내, 자신의 죽음으로 남편의 행복을 결국 만들어주는 아내,

예쁘고 유혹적이고 요리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매력적인 애인.

자신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집요하게 남자를 괴롭히지 않는편안한 애인.

남자가 좋아해왔던, 사실은 그동안 내내 하고 싶었던 재즈를 함께 할 수 있는

환상적인 하모니의 애인.)

 

여자의 눈으로 보면 몹시  답답하다.

이 작가는 여자의 내면 세계를 얼마나 알고 이 소설을 썼는지 모르겠다.

현실에서 그렇게 이상적인 여자는 없는데 말이다....

 

지나치게 현실과 가까운 남자와

지나치게 현실과 유리된 이상적인 여자들이

남자의 일과 꿈과 결합해서 완성된

완벽하게 이상적인 인생의 하모니.

그것을

시시각각 변하는 시계에 맞추어

서스펜스적으로 풀어내며

재즈음악 같은 운율로 소설적 정경을 귓가에 맴돌게 하는 소설

혹자가

"지나치게 정직한 남자는 위험하다"라고 주인공을 평했던

이 소설은

바로 남자의 도원향같은 소설이다.

"그래서 그 왕자는 ......(중략) ...여왕님과 결혼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중략 부분은 왕자의 고난의 행보...

 

 

참고로

재미로 만들어 보았다.

이 소설을 한 줄로 정의해 보자면?

 

1. 중년 남자의 자아와 인생 복구담.

2. 한 진지남의 재즈 음악을 매개로 한 고품격 바람 이야기의 신선 버전.

3. 처절하지 않으면서 가볍지도 않은 인생 대역전 서스펜스 드라마.

(즉홍적 재즈음악의 운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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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만 알고 나는 몰랐던 자산관리법
김춘호 외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부자만 알고 나는 몰랐던 자산 관리법 | 이도서 좋아요 2006/11/19 17:58
http://blog.naver.com/sonafox/150011163225

 

지은이

김춘호외

출판사

황매

별점

 

 

최근에 어느 백화점 문화 센터에서 재테크가 아닌 "재무 설계" 강좌를 하는 것을 보고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가계부를 쓰지 말고 재무 설계를 하라니.. 재무 포트폴리오를 통한 재산 증식이라니 그건 도대체 뭔데?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을 알게 되었다.

원칙적으로 이책은 개인의 재무 관리와 재무 설계에 관한 책이며

내가 가진 재산을 어떻게 효용성있게 굴릴것인가, 이왕이면 어디에 넣을 것인가, 등등과 같은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팁과 아울러

저자의 재무 관리 철학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재무 설계란 인생 설계이다. 나무를 심으면 당장 열매를 맺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열매가 열린다.

중요한 것은 당장 심는것, 그리고 나무를 가꾸는 것이다.

정상적인 투자에서 대박의 확률은 0%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과도한 수익률 대신 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찾으라.

 

또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소하지만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에 대답을 해 준다.

 

1. 2500짜리 담배 한갑을 매일  절약하면 과연 언제나 1억원의 목돈이 생갈까? 

 

2. 연이율 5%의 정기 적금과 연수익률 5%의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같을까?

 

3. 펀드의 종류가 무수히 많은데 mmf, 하이브리드, 성장형, 인덱스, 안정형 등은 어떻게 틀린걸까?

 

4. 연이율 3%일때 1억원이 2억원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5. 보험에서 순수 보장형과 환급형 중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보험부터 가입하는게 좋은지?

 

6. 부동산과 은행에 돈을 어떻게 분배를 하는 것이 좋은지?

 

7. 은행에 돈을 장기로 넣는것이 나은지?

 

8. 하루만 맡겨도 연 3-4%의 이자를 받는 방법은?

 

 

이 책의 저자는 3명으로 모두 재무 설계의 전문가들이라

개인의 자산 증식에 관한 효과적이고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해주고 있다.

 

특히 책 원판이 사이즈가 편안하게 넓고,

간단하게 정리가 잘 되어

학문적으로 재무 관리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이해하기가 쉽게 되어 있다.

 

보너스로

이 책에는 나의 재무 상태표, 현금 흐름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표가 이미 만들어져 있고

자기 재무 관리와 설계를 위해서 빈칸만 채우면 혼자서도 재무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결국 재산 관리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인내심을 가지고 목돈을 만들어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자는 것이다.

목돈이 목돈을 만든다는 평범한 진리.

그러나 구체적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행또한 어려운 진리.

그의 방법론으로 저자는

이자율에 따른  초기 투자 금액, 예치 기간, 확정 금액 등에 관한 자세한 변동 도표도 선물하고 있다.

 

또한 장기 투자에 적합한 비과세 상품들 목록도 나열되어 도표로 정리되어 있다.

그중에는 2006년까지 기한 한도인 상품들도 있으므로

올해 안에 한번 분석을 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40대보다 30대에, 30대보다 20대에 이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지침이 될 것이다.

 

(참고로 매월 50만원을 저금할 때 30년후면 5억이 모이지만

20년후엔 2억3000만원이 모일 뿐이다.(이자율 6%가정)

만일 이자율이 1%오른다면

30년후엔 6억, 20년후엔 2억 6000만원이 모인다.

먼저 시작하는 편이,

이자율이 1%라도 높은 편이

장기적으로는 기하급수적인 수익 증대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류에 휩쓸려 무조건 당장 수익률이 높다는 상품만 찾기 보다는,

혹은 남들이 좋다는 부동산만 찾아다니며 대출받아 힘들게 유지하는 것 보다는,

내가 가진 수입과 재산을 바탕으로 남과는  다른 내 인생의 흐름에 맞추어

(현재의 수입, 가족 상황, 자식의 유무 등)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돈에 대해 계획하고 실행해는 것.

그것이 바로

부자만 알고 나는 몰랐던 재산 관리법이자

자금 설계이고

결과적으로는 나의 장기적인 인생 설계인 것이다.

 

치밀한 준비와 각고의 노력으로 부를 쌓기를 원하는 사람,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위해 인생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

그 구체적인 실무 방법론이나 지침을 알고 싶사람,

이 책은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남들보다 나은 노후를 맞이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대박의 방법론은 없지만

실행가능한 행복에로의 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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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백 - 소유할 수 없는 자유에 관한 아홉 가지 이야기
바히이 나크자바니 지음, 이명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지은이 바히이 나크자바니 | 이명 옮김
출판사 황매(푸른바람)
별점

 

이 책은 이란 작가의 책이고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옛날 이야기이다.

그런데 동화는 아니다.

 

여러 종교와 경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신학 소설은 아니다.

 

이 소설은 미스테리이며

한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그 사건을 맞았던 여러 인물들을

각자의 관점에서 따로 에피소드들로 편집한

짜맞추기 소설이다.

 

배경은 중동, 메카에서 메디나로 가는길

등장 인물은

도둑(염탐꾼), 대도적 두목, 결혼을 맞은 어린 신부(지참금이 많은), 영국의 신학자(탁발승), 환전상, 아프리카의 여자 노예(하녀), 젊은 순례자, 그리고 행렬속의 시체이다. 새들백은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공통의 물건이다.

 

"그때 그 사막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라고 말하는 것이

이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라고 한 마디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독자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마지막 "시체"까지 총력을 기울려

등장 인물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이들과 새들백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이다.

 

한마디로 읽기 쉬운 소설은 아니다.

배경이 독특하고 문화가 독특하고 생소한 용어들이 마구 남발한다.

원본이 그런지는 몰라도 번역체 역시 난해한 구석들이 많다.

추리 소설을 즐겨 있는 사람, 호기심과 승부욕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

솔직히 이런 스타일의 소설에 익숙하기 못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느 지점부터인지

등장인물속에 풍덩 빠지고 나니

동화보다 더한 환상 세계와

종교서보다 더한 마음의 정화가 몰려왔다.

 

등장 인물들을 둘러싼 사건은 하나이고

등장 인물들이 이때 겪은 주관적인 감상은 여러가지로 각자 남달르다.

그런데 이들은 마지막에 새들백 속의 경구들을 접하면서

다른 상황이지만

누구나 공통적으로 영혼의 해탈을 경험한다.

 

자기만의 행복한 세상, 영원의 세상, 죽음의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 형태는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영원한 자유, 천사와의 만남, 인간으로서의 속죄, 사랑의 깨달음...

 

개인들은 다 죄과가 있는 사람들이고

고통이 있는 사람들이고

후회가 있는 사람들이고

슬픔이 있는 사람들이고

나름대로 제멋대로이고 교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하지 못하다.

이들이 행복해지는건

새들백을 통해서이고

죽음과 맞닥트릴 때이다.

 

그런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영혼의 울림을

이 책은 독특한 형식과 배경을 통해서 형상화시켜 주었다.

 

중세의 오랜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고

특히 평범한 시간적 나열을 지루해하며

남녀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 지친 독자,

크리스챤적인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이교적 믿음과 숭배를 궁금해하는 많은 독자들,

그리고 수수께끼, 미스테리에 관심이 많은 승부사,

또한

심히 환상적이거나 초현실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끄덕이며 감각으로,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독자라면

아주 지적인, 그러면서도 감상적인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는 소설이 될 것이다.

 

문체가 매혹적이고 아름다운건 다른 하나의 즐거움이다.

문화적 이질감을 세부적으로 그림을 보듯이 묘사한

박식함이 느껴지는 여러가지 소품들을 보는 즐거움도 또한.

물론 이 두가지 즐거움이 독자를 혼란에서 논리적 해결점을 주는데 방해를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마약의 향기를 내뿜는 원시의 숲에서

헤메다 나온 기분이다...

 

p.s.

이 책에는 중동의 결혼 풍습에 대한 자세한 묘사도  나오는데

어린 신부가 사막에서 여행 중 목욕하는 법, 신부를 꾸밀 때 헤나를 이용해 몸에 그림을 그리는 법, 하녀들과 신부와 노예들의 상하 관계 등

문화적 차이를 바로 생생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기도 하다.

 

도적들과 도적 두목 간의 상하관계와 이들이 사막에서 살아가는 방법 등도

흥미롭게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어쩌면 이 책의 관념적 내용을 다 이해할 순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문화적, 시대적, 상대적, 생활을 내밀하게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가치는 귀중하다고 본다.

아직도 이 책을 생각하면 그런 장면들이 생생하게 남아서

눈 앞에서 인물들이 움직이는 느낌이다.

 

 

<인상적인 구절들입니다>

:각각의 인물이 하는 말 들 속에

이 책의 주제가 담겨 있는데

특히 마지막에 시체가 하는 생각 속에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집약되어 있는 것 같다.

 

도적:

도적 두목은 신부의 얼굴과 눈에 떠오른 표정에 당황했다. 그가 평생 잊지 못하도록 운명지어진 바로 그 표정이었다....나중에 두목은 이 창피스러운 사건을 기억해 낼때마다 약간 놀라곤 했는데

사실 그는 신부를 강간할 수 없어서 죽인 것이었다...

 

인도인:

인도인은 대상과 여행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의 위선은 없었다. 오직 한가지 생각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한가지 좋은 행동, 사랑의 헌신을 수행하는 것.....그것은 베두인의 시체를 화장해 장례식을 치러 주는 일이었다. ....그가 맹세를 지킨다면 죽음도 그를 해방시켜 줄 것이다...그의 이 생은 임시로 온 이 세상에서 그의 마지막 생이었다. 그는 인간으로 죽었다.

 

노예 여인:

그것은 감추어진 미스터리, 축복받은 아름다움, 모든 창조물이 새롭게 되기 위한 동정심과 기쁨의 기억에 대한 간구였다.(새들백의 내용에 대한 묘사 부분)

 

순례자:

이제 그는 공포와 눈을 찌르는 듯한 바람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그날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돌이켜 보았고 자신의 실패를 하나씩 만들어지기 이전의 그 상태로 돌려 놓기로 결정했다...

 

이 세계도 아니고 저 세계도 아니며..그것은 적멸이니라...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며 서 있는 것도 아니니라. 열반이란 안정이 없으며 변화도 없느니라. 생긴 적도 없고 지나간 적도 없는 영원이니라...

 

여기 그의 '도'가, 원의 최초의 이 있었다.... 그는 그곳에 닿기 위해 얼마나 드넓은 지역을 방황했는지 모른다. 그의 모든 여행이 다른 점이 아닌 바로 이 점으로 그를 데려왔다... 수많은 논의가 있어도.. 이름은 다르지만 근원은 최초의 점이다... 순례자는 .. 그 단어들을 노래했다. 최초의 점!

 

더 깊이 가라앉으며 그의 마음의 씨앗이 오직 기쁨으로 균열되었다. 모래가 와 닿자 그는 입을 열고 열렬히 그것을 피와 함께 마셨다. 자기 민족의 치유를 위해, 기름진 땅을 보호하기 위해. 아들과, 아들의 아들의 아름다움과 강함을 위해. 이가 없어도 만족한 그를 모래가 완전히 삼켰을 때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 공포에서  벗어난 채.

 

 

성직자:

이 파리떼를 몰고 온건 확실히 우리야...이 신성한 공기 속에 우리 자신의 부패가 저 파리 떼를 낳은 거야... 만일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파리 떼도 없었을거야.. 자신을 뜯어 먹고 있는 파리떼에 관한 생각이 성직자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결국 그는 여인이 꽉 쥐고 있는 기도문을 그냥 남겨두었다. 여인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빼앗을 수 없었으며...성직자는 손에서, 몸에서, 마음에서, 영혼에서 더러운 것을 씻어내려 했다. 그렇지만 여인의 반지는 버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학문으로 돌아가 나머지 삶을 이단의 박해에 바쳐야 할 지 아니면 삶의 모경에서 나온 사랑이라는 새로운 교리에 헌신해야 할지 몰랐다.....

 

탁발승:

진귀하고 더없이 훌륭한 서체로 쓰인 그 필사본은 코란의 신비로운 어조와 고상한 언어를 반영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독특했다. 아무도 그런 예술과 시를 전에 본 적이 없었다.(새들백의 내용에 대한 묘사 부분)

 

시체:

우린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가지. 그리고 죽으면 영원히 냄새를 풍길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어느쪽도 사실이 아니야. 그건 분리의 문제야.

 

우리가 영원히 죽는 것처럼 살 수만 있다면, 냄새는 그렇게 방해가 되지 않을텐데. 그러면 우리는 자유롭게 춤에 복종할 텐데.

 

내가 이름이 없고 정체성이 없다면 그건 그럴 가치가 거의 없어서야. 우리는 영원히 죽는것처럼 살아야 해. 그 이상의 것이 있어.

 

그래서 이것이 우리의 이야기지. 날마다 얼레를 푸는 난해한 부패와 미묘한 쇠퇴의 이야기다. 신뢰의 이야기, 변화의 이야기, 분리와 연결의 이야기, 그들 자신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기억 속을 떠나지 않는 사막의 향기 같은 이야기다.

 

 

그는 "나"에서 "우리"로 가는 변이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그는 알게 되었다. 상인의 기도는 바로 자신의 영혼의 구원이라는 것을.

 

점이 확실할 때 원은 더 넓어지고 춤은 완성되기 마련이지. 시체는 생각했다. 냄새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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