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津村謠 / 정약용 

棉布新治雪樣鮮
黃頭來博吏房錢
漏田督稅如星火
三月中旬道發船


새로 짜낸 무명이 눈결같이 고왔는데
이방 줄 돈이라고 황두가 뺐어가네
누전 세금 독촉이 성화같이 급하구나
삼월 중순 세곡선이 서울로 떠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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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麥行 / 정약용 

新蒭濁酒如湩白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大碗麥飯高一尺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飯罷取枷登場立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雙肩漆澤翻日赤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呼邪作聲擧趾齊        옹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須臾麥穗都狼藉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
雜歌互答聲轉高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但見屋角紛飛麥        보이느니 지붕 위에 보리티끌뿐이로다.
觀其氣色樂莫樂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了不以心爲形役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
樂園樂郊不遠有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何苦去作風塵客        무엇하러 벼슬길에 헤매고 있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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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 / 박지원 

老翁守雀座南陂
粟拖狗尾黃雀垂
長男中男皆出田
田家盡日晝掩扉
鳶蹴鷄兒獲不得
群鷄亂啼匏花籬
少婦戴棬疑渡溪
赤子黃犬相追隨


늙인이 참새 쫓느라 남녘 둑에 앉았는데
개꼬리 조 이삭에 노란 참새 매달렸네.
큰아들 작은아들 모두 다 밭에 나가니
농삿집 하루종일 사립문 닫혀 있네.
솔개가 병아리를 채려다가 헛짚어 못 잡으니
박꽃 핀 울타리에 뭇 닭이 꼬꼬댁거리네.
함지를 머리에 인 젊은 아낙 돌다리를 조심조심.
벌거숭이와 누렁이가 줄지어 뒤따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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貧女吟 / 허난설헌 

豈是乏容色
工鍼復工織
少小長寒門
良媒不相識

不帶寒饑色
盡日當窓織
惟有父母憐
四隣何曾識

夜久織未休
알알鳴寒機
機中一匹練
終作何誰衣

手把金剪刀
夜寒十指直
爲人作嫁衣
年年還獨宿


얼굴 맵시야 어찌 남에게 떨어지랴.
바느질에 길쌈 솜씨도 모두 좋건만
어려서 가난한 집안서 자라난 탓에
중매쟁이 모두 나를 몰라준다오.

춥고 굶주려도 겉으로는 내색 않고
하루종일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부모님은 가엾다고 생각하시지만
이웃의 남들이야 어찌 나를 알리오.

밤 깊도록 쉬지 않고 길쌈하자니
삐걱삐걱 베틀소리 처량도 하이
베틀에 감겨 있는 비단 한 필은
끝내는 누구의 옷감 되려나

가위를 쥐고서 옷을 마르노라니
밤도 차가워 열 손가락 곱아오는데
남을 위해 시집갈 옷 짓고 있건만
해마다 나는 홀로 잠을 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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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語別 / 悌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
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


열다섯 아리따운 아가씨
남 부끄러워 말 못하고 헤어졌고야.
돌아와 중문을 닫고서는
배꽃 사이 달을 보며 눈물 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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