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女吟 / 허난설헌 

豈是乏容色
工鍼復工織
少小長寒門
良媒不相識

不帶寒饑色
盡日當窓織
惟有父母憐
四隣何曾識

夜久織未休
알알鳴寒機
機中一匹練
終作何誰衣

手把金剪刀
夜寒十指直
爲人作嫁衣
年年還獨宿


얼굴 맵시야 어찌 남에게 떨어지랴.
바느질에 길쌈 솜씨도 모두 좋건만
어려서 가난한 집안서 자라난 탓에
중매쟁이 모두 나를 몰라준다오.

춥고 굶주려도 겉으로는 내색 않고
하루종일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부모님은 가엾다고 생각하시지만
이웃의 남들이야 어찌 나를 알리오.

밤 깊도록 쉬지 않고 길쌈하자니
삐걱삐걱 베틀소리 처량도 하이
베틀에 감겨 있는 비단 한 필은
끝내는 누구의 옷감 되려나

가위를 쥐고서 옷을 마르노라니
밤도 차가워 열 손가락 곱아오는데
남을 위해 시집갈 옷 짓고 있건만
해마다 나는 홀로 잠을 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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