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핀 배꽃에 달빛은 은은히 비추고 은하수는 자정을 알리는 때에
가지 끝에 맺힌 봄의 정서를 자규가 알고서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다정다감한 나는 그것이 병인 듯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자규야 : 소쩍새야, 소쩍새야말로, 청각적 심상
숨막히는 서정이 흐르고 있으며, 봄날의 한밤중을 배경으로 하여 밝은 달 아래 눈물을 머금은 듯한 배꽃, 어디선가 들리는 두견의 울음소리가 더욱 애상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여 주는 작품이다. 봄밤의 정서가 이화. 월백, 은한 등의 백색 이미지와 자규가 지니는 처절, 애원, 고독의 이미지에 연결되어 더욱 애상적인 정한을 나타내 주면서 모든 시상이 '춘심'에 집약되고 있다. '다정가'라고도 불리는 이 노래는 고려 시조 가운데 표현 기법이 정서면에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창에 넘치는 달빛을 보며 어찌 감상에 젖지 않을 수가 있으리로. 한편으로는 지은이가 정치를 비판하다가 고향으로 밀려나서, 충혜왕(忠惠王)의 잘못을 걱정한 심정을 하소연한 것으로도 이해되는 작품이다.
출처 : http://www.seelotus.com/frame_g.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