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 전망 2008
홍순영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길래, 2008년을 전망한다길래 처음으로 삼성경제연구소의 신간을 봤습니다. 그런데 어려웠습니다. 학술서였습니다. 이게 왜 종합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ㅡ.ㅜ

2,700만 직장인 시대라서 그런 것일까요, 지식인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일까요,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 것일까요... 직장인으로서 어떤 부분은 도움이 되었지만, 나머지는 다 읽지 못하고 덮었습니다. 게다가 전체적인 조망은 하고 있지만, 사실 경제전문가들의 예측이 맞는 경우도 별로 본 적이 없고...

예리한 분석은 없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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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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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성당>의 작품들을 다 읽고, 소설가 김연수의 번역 후기까지 다 읽고, 새삼스레 작가 프로필을 다시 훑어봤습니다. 사망한 작가였습니다. 그리고 잠깐 생각했습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기를. 단편 '대성당' 이후의 그의 작품이 이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있기를, 미처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기를.

그도 안된다면, 레이먼드 카버를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대성당' 다음은 어떤 작품이냐고, 나의 여운은 여기서 끝나는 거냐고, 따지듯이 묻고 싶은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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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u 2008-01-0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지듯이 묻게 되면 좋겠습니다.^^ 연휴에 많이 읽으셨군요!

moonriver 2008-01-0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짤막하지만 강력한 리뷰였습니다!!

산도 2008-01-05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더수님 반갑습니다~^^ 네, 연휴가 다른 분들보다 조금 더 길어서 책 많이 읽었답니다~

문리버님 반갑습니다~^^ 강력하게 보이고 싶었는데, 다행이네요;; 여운이 강력했거든요!
 
유쾌한 하녀 마리사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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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있을 때 김연수의 '스무 살'을 봤습니다. <문학동네>에서 나왔기에 믿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단편 두어 개를 읽고 나서, 굉장히 특이한 소설을 쓰는 구나, 생각했습니다. '선풍기'라는 듣도보도 못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화자가 나오는 소설이 있었고, 뭔가 굉장히 실험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소설이 '스무 살'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찡했습니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을 그린 소설이었습니다. 여덟 편 정도의 단편이 굉장히 불균형했습니다. 소재도, 주제도, 완성도도. 그렇지만 재미있었고, 이 재미있는 작가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김연수는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스무 살'을 쓴 뒤로도 끊임없이 노력했을 테지요. 그래도 제겐 아직 '스무 살'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나의 개인적 노스텔지어일 수도 있습니다.

천명관의 첫 소설집도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일관적이지 않고, 실험적인 면이 많이 닮았습니다. 다른 게 있다면 천명관은 전작을 통해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 작가라는-제게만 그런 걸까요-_-- 사실입니다. 제 생각엔 그래서 더 주목받는 장점도 있고, 그래서 더 비판받는 단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문학을 전공하는 작가에게는 처음 내는 단편집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단편이 문학판에서 자신을 알리는 첫 번째 명함이라서 그럴테지요. 동인문학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위있는 문학상도 단편에 주어지는 것이구요(세계문학상, 한겨레문학상 등은 공모로 진행되는 상이구요). 천명관이 나중에 어떠한 작가가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집에는 '스무 살'을 읽으며 느꼈던 순수성이 살아있어 보기가 좋았습니다. 완성도 있는 플롯, 적확한 표현력, 문장의 맛 같은 것을 차치하고서 본다면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작가가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느낌이 살아있어서 좋았습니다. 첫 작품은 항상 그러한 것 같습니다. 치기어림과 자신감이 공존해 있어서 살아 펄떡이는 숨소리가 들리는 날 것과도 같은. 하지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아서 비리고 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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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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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이 의사 '이라부'씨를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좀 늦은 편이겠지요? 많은 기대를 하고 만났습니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사랑받고 있는 책의 주인공이니까요. 그런데 많이 알려진 것치곤 이라부씨는 조금 심심했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도 같았구요. '괴짜'에도 전형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느꼈습니다. '괴짜'라면 전형적이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말일텐데, 세상에 '괴짜'가 많다보니 이제는 '괴짜'에도 전형이 생겼나 봅니다. 아니면 전형적으로 보이면 그 때는 '괴짜'가 아니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이라부씨는 정신과 의사로서는 좀 '괴짜'인 것은 확실합니다. 약물 치료라곤 전혀 하질 않고, 환자의 속만 썩이니까요.

그래도 이라부씨를 만난 시간은 좋았습니다. '공중그네'는 아주 착한 책입니다. 착한 책의 착한 주인공이니 시간이 아까울 리 없겠지요. '공중그네'가 착한 책인 이유는,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다섯 명의 아픈 사람들은 몸보다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마음이 아픈 줄을 잘 모릅니다. 이라부씨는 그런 사람들의 속을 썩이면서, 그 사람들이 자신과 친해질 수 있게 합니다. 치료의 첫 단계인 셈이지요. 그러고 나서야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되는데요, 사실 치료라기엔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비타민 주사를 놓는 것이니까요. 치료는 그렇게 두 가지가 병행됩니다. '속썩이면서 친해지기'와 '억지로라도 비타민 주사놓기'.

인간은 심리학적으로 모두 아픈 존재입니다. 병리학적으로는 그것을 정도에 따라 구분해놓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그렇다고 합니다. 이라부씨는 이 아픈 사람들에게 최선의 처방을 해줍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친해지기의 방법으로요. 사실 모든 사람은 '아픔'과 '외로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한꺼번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프기 때문에 외로운 것도 아닙니다. 외롭기 때문에 아파오는 것입니다.

가을입니다. 외롭기 때문에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외롭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해보세요. 그들도 사실 외로워하고 있을 지 모를 일입니다. 서로 껴안아준다면 낭만적이고 따뜻한 가을이 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힘들다면, 잠시 이라부씨를 만나보세요. 조금은 전형적인 괴짜지만, 따뜻한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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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박정희 특가 세트
시대의창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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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처음 읽었을 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삼미슈퍼스타즈의 야구 즐기기'가 프로만을 지향하는 한국사회를 다르게 바라본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좋아진 것입니다.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프로스포츠가 '야구'이며, 프로스포츠를 만들게 된 계기가 군부독재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여댱의 눈속임 정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라는 것입니다. 책 한 권 잘 읽으면, 많은 것이 보인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주인공이 동네 야구단에 들어가서 외야플라이도 잡지 않고, 공을 치고 1루까지 걸어가는 모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즐기기 위한 야구,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 장면이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만화 박정희'는 '삼미슈퍼스타즈...'에서 느꼈던 새로운 앎에의 눈뜸을 가장 적나라하게 직시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우리 역사를 잘 알게 하기 위해 기획된 책입니다. 그러므로 더 말할 것도 없이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볼 것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인간은 개인이면서 사회의 구성원이므로.

'만화 박정희'의 주요한 배경이 되는 시대는 6~70년대입니다(8~90년대는 '만화 전두환'이라는 책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므로 1권을 배제하고 읽어도 좋습니다. 1권은 박정희의 출생에서부터 대통령 취임, 그러니까 3공화국의 출범까지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박정희 개인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본격적인 '역사 다루기'가 시작되는 것은 2권부터입니다.

혹시 광화문사거리에 왜 이순신 동상이 세워져 있는지 알고 있나요? 국회의 날치기법안통과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고 있나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한 이승복 사건은 진실일까요? 주민등록번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나요?

읽고 나면, 박정희 정권의 군부독재가 남긴 잔재가 아직도 얼마나 많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놀랄 겁니다. 우리 역사는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역사의 주인이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역사부터 알아야 합니다. 우리 역사, 똑바로 마주볼 준비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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