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어 본 인도문학입니다. 21개국이나 번역됐다고 하니, 인도문학 중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편인 것 같습니다. 인도의 본격문학인지는 모르겠지만, 내용은 대중적입니다.

Q&A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조금 짬뽕 같은 작품입니다. 작품성도 갖추었고, 흡인력도 있고, 캐릭터도 살아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걸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부산스럽습니다. 여러 장르적 특성이 섞여서 미친 듯이 질주합니다. 이게 인도문학의 특징일까요. 아시는 분은 대답 좀;;

주인공 '람 모하마드 토머스'는 고아로 태어나 인도의 가장 낮은 계급으로 살아가는-아마도 불가촉천민이 아닐까 의심되는- 열 여덟의 접시닦이 청년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참가한 퀴즈쇼에서 사상 최대의 상금을 받게 됩니다. 무려 10억 루피(!)라고 하는데요.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인지를 모르겠습니다. 방송국과 부패경찰이 퀴즈쇼가 방송에 나가기 전, 주인공을 붙잡아 가두어 취조합니다. 물론 퀴즈쇼를 취소할 계획으로 말이죠. 나쁜 놈들! 어딜 가나 있는 악당들!

그런데 정체 모를 한 여성 변호사가 자신을 구해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변호사는 주인공이 어떻게 퀴즈쇼에서 우승했는지 이야기해 달라고 합니다. 총 12문제, 그 12문제를 푸는 과정에 대해서 말이죠. 사실 고아에 접시닦이가 무슨 상식을 많이 알겠습니까. 그가 정답을 다 맞출 수 있었던 건 정말 우연히 그가 살아 온 이력과 퀴즈 문제가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억지스럽다구요? 한 번 읽어보세요! 얼마나 기구하면서도 자연스러운지! 그리고 얼마나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는지! 참고로 반전은 세 번입니다. 저는 하나 밖에 맞추질 못했답니다 ㅡ.ㅜ 나중에 알고서는 잠깐 책을 덮고 망연해졌습니다.

Q&A를 읽고 나서 다른 인도 소설에도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도 소설은 거의 없더군요. 종교적 색채가 짙은 '붓다'나 '술탄'에 관련된 것이 전부입니다. 다른 인도소설,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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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field 2008-01-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참 재밌게 쓰시네요~ 발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인도의 영화들 보면, 그야말로 '미친듯이 질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인도문학마저 다 그런 건 아닌 거 같아요^^ 물론 (아, 넘 재밌게 봤습니다ㅋㅋ)는 정말 '질주하는' 느낌 맞는데, 이는 철저히 대중문학을 표방한 작품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살만 루슈디의 작품이나, V.S Naipaul의 작품을 읽어보면, 이처럼 진지하고 사색적이고 '날'이 서 있는 작품도 없지요.. 인도 사회 특성상, 배웠다 하는 지식인들(작가, 정치인, 교육자 등등)이 대개 영국에서 유학을 해서 그런지, 작품 세계도 인도 토속적인 부분보다는, 서방국가의 인도 이민자 2세, 인도 유학생 등 타국생활에서 인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다룬 게 많은 듯해요..^^(여기까지 개인적 의견이었습니다^^) 저도 인도 소설이 국내에 많이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어요-

readersu 2008-01-0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짬뽕 같은 작품이라니, 세 번의 반전이라니, 인도문학이라니, 리뷰가 매우 재미있습니다. 카트로 손이 가게 만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