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1학기 - 메가쇼킹 만화가의 발로 그리는
메가쑈킹만화가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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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치과에서 진료를 기다리며 '탐구생활 1학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진료 중에 제게 묻더군요. '선생님이세요?' 그게 '탐구생활'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진료 중이라 입을 벌리고 있어서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의사분은 선생님이라고 확신했는지, 계속 학교생활에 대해 묻더군요. 어찌나 난감하던지...(사실 책을 자세히 볼까봐 그게 더 두려웠습니다. 표지가 좀 엽기적이거든요;;;)

'탐구생활'은 선생님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음... '저질 마니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냥 '전혀 공감되진 않지만 옴팡지게 웃겨서 미네랄처럼 녹아내릴 것만 같은, 그러나 절대 따라하고 싶지는 않은 메가쇼킹만화가의 일상 탐구(메가쇼킹 버젼)'라고 할게요...

획기적인 구성과 부끄러운 입담에 실로 오랜만에 책을 보면서 낄낄댔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공감대 0%구요. '화끈하게 웃고 싶은 두 시간'을 위해서라면 최고의 책이라고 추천하겠습니다. 다만, 절대로 표지를 드러내놓고 보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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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왕자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 지음, 조국현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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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 '소설을 쓰는 화자'가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형식인 이와 같은 소설을 액자소설이라고 하는데요. 이청준의 '매잡이'가 대표적인 액자소설입니다.

'기계왕자'도 액자소설입니다. 실제 책의 저자인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과 이름이 같은 화자가 등장합니다. 그의 소설 속 직업도 동화작가지요. 이야기는 그 동화작가가 '막스'라는 소년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막스'는 '안드레아스'에게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들려줄테니 동화로 써줄 수 있겠냐고 부탁합니다. 둘은 카페에서, 집에서 계속되는 만남을 가지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기계왕자'라는 동화로 완성되어집니다. 완성된 동화와, 동화를 만든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교차진행되는 묘한 구성으로 '기계왕자'는 쓰여져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기계왕자'는 액자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마지막에 꽤 유쾌한 반전이 숨어 있답니다. '막스'의 이야기를 '기계왕자'라는 동화로 멋지게 써내는 작가 '안드레아스'가 사실은 ***였다는 기막힌 사실! 그것으로 소설을 완성하는 화자가 다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돼버리죠. 궁금하시겠지만,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빈 칸은 남겨둘게요.

아쉬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액자 속의 액자, 또 그 속의 액자를 만들어 끝없이 이어지는 성장소설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는지, 가장 중요해야 할 '기계왕자'의 스토리는 좀 난삽합니다. 새로울 것도 없고 깔끔하지도 않은 전개 때문에, 독자가 마지막의 여운까지 따라가기가 힘든 이야기랍니다.

혹시 지금 '기계왕자'를 읽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직 '얀'의 정체를 모르고 계시죠? '안드레아스'는 동화작가라고만 생각하고 계시죠? 진짜 재미는 385p부터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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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벤자민
구경미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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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벤자민'은 주인공 이영주가 자신의 화분에게 하는 얘기에요. 이영주는 정신이 아주 약간 이상하거든요. 그렇다고 헛소리는 아니구요, 자신이 먹어야 할 정신질환치료제를 물에 타서 벤자민에게 대신 주었거든요. 그래서 벤자민은 말라죽어요. 그러니 미안하달 수밖에요.

이야기에는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해요. 이영주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자신의 과거 때문에 살짝 정신이 나간, 그러나 매우 예쁜 여자에요. 그리고 그런 이영주를 좋아하는 전문감금업자 안수철이 나와요. 그는 이영주의 부탁으로 한 사채업자를 감금하게 되는데요. 사실 그 부탁이 있기 전에는 그도 이영주를 잘 몰랐어요. 그리고 감금당한 사채업자는 이영주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나구요? 것도 여리고 예쁜 여자가? 그건 조용희라는 이웃의 부탁 때문인데요. 조용희도 이영주와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에요.

써 놓고 보니 이상하네요. 네 명의 주인공들이 얽히고 설킨 얘긴데, 막상 네 명은 서로를 잘 모르고 그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소설은 무언가를 얘기하고 싶었나봐요. 어떤 '부조리함' 같은 것을 말이에요. 왜냐하면 네 명은 각자의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있구요, 또 자신의 삶에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는, 그다지 많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거든요. 그런데 그들의 삶은 생활의 피폐함, 그 끝까지 내몰리게 돼요.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을까요? 우리가 알게, 또는 모르게, 또는 미필적고의적으로.

어쩌면 이영주가 화분에게 '미안해, 벤자민'이라고 말한 것은, 어쩌면 화분 이름이 인간의 이름을 닮아 있다는 것은, 또 어쩌면 그것이 외국인의 이름이라는 것은, 우리가 피해를 주고 있는 익명의 누군가를 위한 최소한의 미안함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두려워져서, 내가 어딘가로 내몰릴까봐, 내가 모르는 사이에, 사실은 조금은 알면서도 잘못했을까봐,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아요.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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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1 - 와인의 세계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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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수도원 근처에 왜 포도밭이 많은지 아세요? 세계에서 제일 비싼 와인이 얼만지 궁금하세요? 와인을 어떻게 만드는지 들어보셨나요? '파리의 심판'을 아세요? 칠레가 현존하는 유일한 프랑스 포도나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보르도'지방이 왜 유명한지 궁금하세요? PP포인트가 와인가격에 미치는 영향은요? 정말, 좋은 와인을 어떻게 고르는 지 궁금하세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말해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이 생겼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 이후, 2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고 다시 만난 이원복 교수! 역시, 그의 글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재미있을 뿐더러, 무한한 지식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환갑이라는 나이를 무색케하구요.

와인의 역사부터, 와인 만드는 법, 품종, 와인에 얽힌 비화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지식입니다. 초보자부터 소믈리에까지 모두가 봐도 유용한 책입니다. 단 한 권의 와인책을 고르라면, 단연 이것입니다. 저는 지금 와인바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상태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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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거나 죽지않고 살 수 있겠니 -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이지형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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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소설상'은 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새의 선물'부터 '달을 먹다'까지. 전권을 다 읽진 않았지만, 안 읽은 작품들 역시 독서리스트의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문학동네 작가상'은 들쭉날쭉합니다. 굉장히 실망스러울때도, 감탄을 자아낼 때도 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로 본다면 말이지요.

그런데 수상작들이 갖고 있는 '아우라'로 본다면, '소설상'보다는 '문학동네 작가상'이 더 일정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문학동네의 '성분'과도 같은 느낌인데요, 그것은 '유쾌함'입니다. 그래서 '문학동네 작가상'을 읽는 마음은 늘 즐겁습니다.

이번 작품은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입니다. 5회 수상작인데요. 올 상반기에 <모던 보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가 된다고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완성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가 힘듭니다. 첫 장편이므로 문장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서사에 힘이 실려있질 않습니다. 이야기가 통통 튀는 느낌인만큼, 그 튀는 이야기들을 잡아주는 기둥이 있어야 독자가 헛갈리지 않을텐데, 그런 것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작가상'이 보여주는 그 재기발랄함은 살아 있습니다. 일제 강점의 어두운 시기에 독립운동에 가담하는 여주인공 조난실의 투쟁심리를 보태었다면 어떻게 포장해도 무거울 법한데, 남주인공 이해명의 서술방식은 늘 유쾌합니다. 천성이 친일파라서 그런가..... '모던 보이'라는 단어도, '이십세기모던이미지댄스구락부'라는 클럽도, 일제와는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어울려서 이 작품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성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반전과 유쾌함만으로는 조금은 성에 차지 않는 소설입니다. 사실 아픈 역사를 유쾌하게 재구성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고생했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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