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계왕자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 지음, 조국현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소설 속에 '소설을 쓰는 화자'가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형식인 이와 같은 소설을 액자소설이라고 하는데요. 이청준의 '매잡이'가 대표적인 액자소설입니다.
'기계왕자'도 액자소설입니다. 실제 책의 저자인 '안드레아스 슈타인회펠'과 이름이 같은 화자가 등장합니다. 그의 소설 속 직업도 동화작가지요. 이야기는 그 동화작가가 '막스'라는 소년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막스'는 '안드레아스'에게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들려줄테니 동화로 써줄 수 있겠냐고 부탁합니다. 둘은 카페에서, 집에서 계속되는 만남을 가지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기계왕자'라는 동화로 완성되어집니다. 완성된 동화와, 동화를 만든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교차진행되는 묘한 구성으로 '기계왕자'는 쓰여져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기계왕자'는 액자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마지막에 꽤 유쾌한 반전이 숨어 있답니다. '막스'의 이야기를 '기계왕자'라는 동화로 멋지게 써내는 작가 '안드레아스'가 사실은 ***였다는 기막힌 사실! 그것으로 소설을 완성하는 화자가 다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돼버리죠. 궁금하시겠지만,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빈 칸은 남겨둘게요.
아쉬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액자 속의 액자, 또 그 속의 액자를 만들어 끝없이 이어지는 성장소설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는지, 가장 중요해야 할 '기계왕자'의 스토리는 좀 난삽합니다. 새로울 것도 없고 깔끔하지도 않은 전개 때문에, 독자가 마지막의 여운까지 따라가기가 힘든 이야기랍니다.
혹시 지금 '기계왕자'를 읽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직 '얀'의 정체를 모르고 계시죠? '안드레아스'는 동화작가라고만 생각하고 계시죠? 진짜 재미는 385p부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