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존 치버의 일기를 잠들기 전에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내 일기는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심정이랄까? <작가의 책- 작가 55인의 은밀한 독서 편력>과 함께 읽어가기도 하고, 이 책이 워낙 방대한 분량(900페이지 넘음)이라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그의 문장에 매혹당한다. 일기조차 이런 문장을 쓰는 사람이라니... 이런 이런 엄청난 사람 같으니라고.

중년의 시기에는 신비로움이 있다. 미혹이 있다. 내가 이 시기에 성취할 수 있는 최대한은 일종의 외로움이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아름다움마저 힘없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고 심지어 사랑 역시 그러하다. 뭔가 잘못됐음을, 길을 잘못 들어섰음을 직감하지만 언제 그렇게 돼버렸는지 나는 모르며 앞으로 알게 될 가망성도 전혀 없다.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치버의 일기는 우울하면서도 슬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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