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그냥 즐기지 못할까 - 성취 중독 사회, 이유 없이 즐거운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고쿠분 고이치로 철학 강의 시리즈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박영대 옮김 / 유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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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으로부터의 해방” 소비자가 아닌 낭비자가 되어 사물을 향유하고 즐기자! 칸트와 아렌트 철학을 중심으로 사유. 이 책을 읽음으로써 지금껏 이런저런 것들을 즐기며 살아온 내 인생, 낭비투성이는 아니었나 후회했던 것을 접기로 했다. <지루함과 한가함의 윤리학>과 같이 읽으면 더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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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6-10 0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향유의 쾌는 덧없고 헛된 것입니다. 이 덧없는 향유의 쾌를 소중히 여기는 일은 수단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렌트는 전체주의적 지배에서는 ‘체스를 위해 체스를 두는 일’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그저 체스를 두는 경우에도 ‘전략적 사고를 익힌다’거나 ‘승부욕이 강해진다’와 같은 어떤 목적에 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냥 체스를 즐기는 일은 전체주의에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모든 구성원의 삶 전부가 전체의 목적에 봉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렌트는 목적 개념을 철저하게 비판합니다. 왜냐하면 목적이라는 것은 설정되는 순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어떤 수단이든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동적’이라고 불리는 향유의 쾌 속에 있을 때 우리는 내몰리지 않는다. 기호품을 즐기고 있을 때 우리는 조금도 무언가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저 향유의 쾌 속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쾌적한 것을 즐길 때 우리는 목적-수단 연계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래서 병적이지 않다. (...) 향유의 쾌를 받아들이는 법을 모르는 인간은 계속 병적인 존재로 남게 된다. 쾌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단을 그저 목적 달성을 위해서만 계속 좇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