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 3 - 제1부 외장, 개정판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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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다시 천봉삼 일행의 이야기.

 

천봉삼, 최가, 월이, 석가, 선돌은 전주로 향한다. 한 봉노에 묶던 중 조성준을 쫓는 사발통문을 보게 된다. 1권에서 조성준과 헤어졌던 봉삼은 조성준의 소식을 접하자 그가 쫓기게 된 사연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최가는 어염집 아낙을 겁탈하려고 했다가 석가에게 살해당한다. 최가를 죽인 자가 석가라는 것을 안 봉삼과 선돌은 길을 떠나던 중 석가에게 자결을 권한다.


이제 그 초개 같은 한목숨이 이승을 하직함에 있어 그의 행리에는 저승길 주막에 들러 잠시 목을 축일 고린전 한 닢도 변변히 지닌 것이 없었다. 썰렁한 시신에 한 가닥 차가운 바람이 지나갈 뿐 그는 역시 가난한 도부꾼의 행색으로 낡아 찌그러진 패랭이 하나만을 그 못난 삶을 경영하던 이승에 남겼을 뿐이었다. 바자 치고 흙벽 올린 제 거처가 있을 수 없으니 제상을 차려 올릴 납작소반 하나도, 저승길을 밝혀줄 밀초 한 쌍을 밝힐 촛대도, 하물며 여막을 칠 한 뼘의 땅도 없었다. 망자의 영혼이 잠자지 못하면 생시에 도모하던 대로 동무님들을 따라 산과 여울의 허공에서 동행할 터요, 살아생전 그 한을 다했으면 한 줌의 흙으로 곱게 삭아 잡초를 키울 것이었다. (87-88) 


모든 보부상들의 죽음이 이랬을 것 같다.

 

시전 상인 신석주의 차인 행수인 맹구범은 전주에 내려와 조성준과 천봉삼 일행을 수소문하여 찾는다. 천봉삼과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는 여자(이름이 기억이 안남;;)가 신석주의 첩이 되었고, 맹구범으로 하여금 뒤에서 몰래 천봉삼들을 도와주도록 한 것이다. 한편 월이가 맹구범이 지내고 있는 객주 변승업의 집에 물건을 팔러 갔다가 맹구범에게 사로잡히게 되어 그의 소실이 돼버리고.

 

또 1권에서 천봉삼 일행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매월이가 다시 등장, 천봉삼에게 원한을 품고 맹구범에게 접근한다. 조성준의 행적을 쫓던 천봉삼 일행은 조성준을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성준을 죽인 것이 김학준의 첩(천소례)일 것이라고 생각해 그의 집에 쳐들어가 첩을 납치해온다. 천봉삼은 김학준의 첩 천소례가 자신과 어릴 때 헤어진 친 누이라는 것을 모르고 죽이게 되는 것인지.... 죽진 않겠지? 

 

4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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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2 - 제1부 외장, 개정판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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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치가 자신의 아내와 정을 통한 것이 김학준 때문이라는 사실을 안 조성준은 봉삼이, 최가와 더불어 송만치에게 복수를 했다. 여기까지가 1권의 내용이고, 2권에서는 최가, 봉삼이와 헤어지게 된 조성준이 이용익, 길소개와 투합해 김학준에게 복수하는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김학준의 첩 천소례가 등장했다.

천소례는 조성준 일행을 쫓고, 조성준은 길소개를 쫓고, 길소개는 모의하던 중 꾀어낸 여자의 남편에게도 쫓기고.

쫓고 쫓김의 연속이다.

너무 아귀가 딱딱 맞아 마치 블록쌓기 놀이같지만, 그래도 재밌다.

 

* 보부상들에겐 예부터 환의(換衣)의 풍습이 있었으니, 오래도록 작반하다가 헤어져야 했을 때, 같은 고향을 두었으되 한 사람은 고향으로 가고 한 사람은 그러지 못할 사정이 있을 때, 서로의 비밀을 지킬 약조를 나누었을 때, 또는 동료로부터 은혜를 입었을 때, 그들은 환의로써 그 우의와 의리를 확인하였다. 오평생(誤平生)으로 장구에 의지한 삶이라 할지라도 수십 번의 환의를 겪어 그 우의가 팔도에 얼음 박히듯 한 보부상들이 많았고, 그르므로 저자를 헤매는 보부상 누구도 제 몸에 맞는 저고리를 입고 다니는 자가 드물었다. (219)

 

이부분 왠지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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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1 - 제1부 외장, 개정판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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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내가 신청한 책이 모두 들어왔다. (행복~~^^)

로마제국쇠망사 세트, 객주 세트, 동주 열국지 세트, 열하일기 세트. 모두 서른 한권이다.

올 겨울에 많이 많이 읽어야겠다.

 

얼마전부터 TV에서 '장사의 신, 객주'라는 드라마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처음에 보기로 마음 먹었다가 챙겨보는 게 안 돼서 쭉 안 보고 있다. 소설 객주가 원작이라고 하니 책 읽으면서 드라마도 다시보기로 처음부터 봐야겠다. 찾아봤더니 장혁이 천봉삼!

 

일단 책을 읽으니 피상적으로만 알고있던 보부상, 객주에 대한 이미지가 선명해지는 것 같다. 오로지 보부상, 객주 같은 상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마치 그들의 삶이 시대 상황, 당대의 어떤 주요한 정치적 사건 같은 것들과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하루 하루 먹고 사는 게 가장 큰 문제였던 대부분 사람들의 삶은 그랬을 것 같다.

 

1권이라 등장인물들의 케릭터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에 집중하면서 읽었다.

봉삼, 최가, 선돌, 월이, 매월, 조성준, 석가.

 

객주들만의 전문 용어(?)도 많고, 박경리 <토지> 만큼이나 낯선 우리말이 많아서 가독성은 쪼오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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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2 - 한국전쟁과 민간인 집단 학살, 도피한 이승만, 죽어간 국민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2
서중석.김덕련 지음 / 오월의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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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2권, 한국전쟁과 민간인 집단 학살 편을 읽었다. 어째서 이승만이 민주주의의 수호자일 수 없는지, 왜 그리 불러서는 안 되는지 그 이유가 잘 나와 있다. 부정선거와 민간이 학살을 방관, 종용하고 그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준 사람에게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자란 수식어를 붙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피해자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일이다.

 

* 국회는 인권 유린을 막고자 굉장한 노력을 한다. 사형 금지법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의 비상조치에 관한 개정 법률안, 뒤이어 폐지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그때마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런 식으로 국회랑 사사건건 맞서다가 거창 사건, 국민방위군 사건이 터지는 거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국면이라고 볼 수 있는 1950년 6월 25일부터 거창 민간인 학살 사건과 국민방위권 사건을 처리하는 1951년 봄까지, 대통령이 적절하게 전쟁을 수행했나? 그렇지 않다. ... 이 대통령이 한국전쟁에서 후세에 좋게 기억될 만한 것을 한 게 있나? 그런 건 없다. (65)

* 1945년에서 1948년 사이 미군정 시기에도 학살 비슷한 현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큰 규모의 주민 집단 학살이 주로 일어나는 건 1948년 11월(제주 4.3사건 당시 학살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시기)부터 1951년 봄까지다. 전쟁 때도 전체에 걸쳐 학살이 일어난 게 아니다. 주로 1951년 1~2월(거창 민간인 학살이 발생할 때가 1951년 2월이다)까지 일어난다.(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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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9세기, 인민의 탄생 - 조선 5 민음 한국사 5
김정인 외 지음, 강응천 엮음 / 민음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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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김정인 교수님이 저자 명단 맨 앞에 계시다니. 몇년 전 학부모이기도 하셨던 분. 신기하다~~

홍경래가 실제로는 평민 출신이었다고 한다. 교과서에는 '몰락 양반'이라고 서술되어 있는데;

19세기 편에서는 독립협회를 설명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 조선은 서양이나 일본보다 문화적 수준이 더 낮아서 근대로 진입하는 것이 늦어진 게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지역이 따라 올 수 없을만큼 수준 높은 중앙집권적 유교 왕국을 이룩하고 있었기에 그 체제를 극복하고 다음 시대로 나아갈 주체 세력이 쉽게 형성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서문 중)

 

* 대상인의 독점 상업을 보호하는 세도 정권의 상업 정책과 매관매직으로 인한 삼정 문란은 중소 상인, 빈민에게 큰 고통을 주었다. 특히 중국 무역을 의주상인과 개성상인에게 독점시키면서 평안도의 중소 상인은 큰 타격을 받았다. 중소 상공인들은 이러한 정부 정책에 순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세도 정권을 무너뜨리고 자기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정권을 수립하려 했다. 1811년 일어난 홍경래의 난이 바로 그것이었다. ... 조선왕조 초기부터 지속되어 온 지역 차별 정책에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이 시기 평안도의 상품 화폐경제의 발전이 반영되어 있었다. ... 홍경래의 난은 두 세력의 대립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난을 주도한 사람들은 당시 평안도의 지역적 시장권을 장악한 중소 상인층, 대청 밀무역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던 잠상(밀무역업자) 세력이었다. (70)

 

* (강화도 조약) 체결 당시 일본 정부는 수출입세 5퍼센트를 용인할 의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세 무역을 용인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조선은 국내시장과 발달이 미약한 국내 산업의 보호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수단이자 주요한 정부 재정원으로 삼을 수 있는 관세 수입을 박탈당했다.(89)

 

* 대원군과 제휴했기 때문에 안동 김씨는 대원군 집정기에도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비록 세도정치기에 2위였던 문과 급제 점유 비율이 대원군 집정기에는 6위로 떨어졌지만 의정부와 육조 당상관 점유 비율은 전주 이씨에 이어 두 번째였다.(131)

(안동 김씨 세력을 대놓고 견제하거나, 몰아냈던 것은 아니었구나;;)

 

* 사실 갑신정변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는 고종이었다. 고종을 지지하던 중요한 두 축이 동시에 무너짐으로써 정치적 기반이 크게 약화된 상태에서 청으로부터는 개화파와 연계해 반청적인 태도를 취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아 입지가 불안해졌다.(142)

 

* (임술농민봉기 이후 정부가 삼정이정책을 발표했지만) 조선 정부는 그 시행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농민 항쟁이 잦아들자 결국 본래 제도로 돌아가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삼정이정책'을 너무 서둘러 만들었기에 완벽하지 못할 염려가 있어 옛 것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이유 아닌 이유였다.

(삼정이정청을 설치했지만, 삼정의 문란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

 

* 의회 개설을 둘러싼 독립협회와 정부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문제의 김홍륙 사건(고종 커피 독살 사건)이 발생했다. 그때 죄인을 심문하면서 심한 고문이 자행되자, 독립협회는 만민공동회를 열어 황제를 독살하려 한 범인이라도 법률에 의해서만 처벌되어야 하며 고문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이 운동은 결국 성공했다. ... 의회 개설 운동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독립협회가 이를 널리 공표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례로 개최한 것이 관민공동회였다.(252)

 

* 20세기를 목전에 두고 펼쳐진 자발적 결사체 독립협회, 미디어 공론의 장 <독립신문>, 집회와 시위의 인민 자치의 장인 만민공동회. 이 삼중주는 결사, 언론, 집회의 자유가 무엇이고 왜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인민이 스스로 깨달아 나간 정치 훈련의 장이었다. 인민이 공론의 장을 통해 압박한 의회 개설 운동은 좌절되었다. 그러나 갑오개혁 때와 달리 고종 황제와 대한제국 정부를 상대로 참정권을 확보하기 위한 입헌 제도를 쟁점화한 것은 민주주의 역사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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