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인史 : 정치사회 - 분단, 병영국가, 공존을 위한 투쟁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
박세길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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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개설서 중에서 6월 항쟁의 영향과 의의, 한계를 가장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살아 돌아온 사람들의 증언 내용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끔찍했다. 구타로 죽거나 훈련 중 죽는 일은 비일비재했고,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21개 못을 삼켜 죽고, 혀를 난자해 죽고, 모기약을 삼켜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은 살아서 겪어야 할 고통이 그보다 컸기 때문이었을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재판 절차도 없이 무고한 사람들이 살아서 그이상 잔혹할 수는 없는 일들을 겪고 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두환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죄인이다.

 

6월 항쟁 당시에도 전두환은 군부대 투입을 결심했었다가 미국의 반대로 취소했다고 한다.

 

 

<발췌>

 

* 소련이 38선 확정을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아들인 배경에 대하여 논자들 사이에서는 큰 견해차이가 없다. 특히, 한반도는 처음부터 소련의 주된 관심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당시 소련의 주된 관심을 두었던 것은 얄타 협정에서 확인된 만주 지역에서의 이권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소련은 자국의 군대가 만주를 점령하자 곧바로 중국 국민당 정부를 설득하여 과거 러시아가 누렸던 권리를 보장받는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 대가로 소련은(공산당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임에도) 국민당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정부로 인정하였다. 그만큼 소련은 만주에 절대적인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 유엔 총회는 미국의 주도 아래 한국 관련 결의안을 48대 6으로 통과시켰다. 결의문은 '유엔 한국임시위원단이 관찰하고 협의할 수 있었고 전체 한반도 사람의 절대 다수가 거주하는 한본도의 한 부분 위에 효과적인 통치와 관할권을 갖는 합법적 정부가 수립되었다'고 언급하였다. 요컨대,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한국임시위원단 관할 아래 선거가 실시된 38선 이남에서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것이었다. 한반도의 유일 합법정부로 표현하지 않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한국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의도는 북한의 공격을 계기로 한반도에 군사적 진격을 단행하고 한반도 북부를 점령한 다음, 최종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데 있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를 향한 미국의 군사적 진격은 상당 정도 예고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북한이 먼저 공격을 개시하지 않았더라도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지 무력침공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1960년대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함으로써 베트남전에 전면 개입한 사실은 이 점을 우회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 정부는 주한미군을 위해 서울시의 절반에 해당하는 9천만 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매년 주둔비의 절반 정도를 부담해왔다. 주한미군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토지는 대부분 이승만 정권이 아무런 보상 없이 강제로 징발할 것들이었다.

 

* 본디 1948년 12월 1일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반국가 단체와 관련된 행위에 대해서만 처벌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에 반해, 반공법은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하거나 지지, 고무, 찬양하는 모든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로 사실상 정부에 반대하는 행위 모두를 처벌할 수 있는 악법이었다. (반공법은 박정희 정부 때 네 차례에 걸쳐 개정되면서 정권의 버팀목 구실을 하다가, 1980년 12월 31일 그 내용이 고스란히 국가보안법에 흡수되면서 폐지되었다.)

 

* 1980년부터 1987년까지 국가보안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정치정화법, 사회보호법 등으로 검거된 정치범, 양심범은 무려 1만 2천여 명이 넘었다. 이는 박정희 정권 18년 동안 검거된 정치범, 양심범의 숫자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통치기간을 감안하면 박정희 정권 때보다 대략 2.5배 많은 숫자이다.

 

* 1987년 개정된 헌법은 '직선제에 의한 5년 단임의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면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 결선투표제는 그것을 도입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가 하늘과 땅의 차이를 낳을 만큼 매우 중요한 조항이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가 없으면 과반수에 한참 미달하더라도 1등을 한 후보가 무조건 당선될 수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원리에 비추어볼 때, 대표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 또한 결선투표가 없으면, 민주진영이 분열될 경우에 표의 분산으로 인해 패배할 확률이 매우 높으며, 사표방지 심리로 인해 진보진영이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성장하는 데 심각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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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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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던가? 학교 도서관에 있길래 읽어봤다.

이 소설의 장르를 따지자면.. 잔혹코미디스릴러 정도??

곳곳에 어드벤쳐와 빵빵 터지는 웃음 요소가 넘쳐난다. 잘 만들어진 막장 드라마 같기도 하다.

소련에서 북한으로 탈출해 자신이 소련의 원수라고 속인 뒤 김일성을 만나 한국전쟁에 필요한 탱크 400대를 한턱 크게 쏘고 중국으로 도망칠 계획이었던 알란이 거짓이 탄로나 죽기 직전의 상황이 됐는데, 김일성 옆에 있던 마오쩌둥이 자기 부인을 살려준 알란을 알아보면서 극적으로 다시 기사회생하는;;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어이없는 우연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알란의 삶의 신조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 일은 단지 그 일일 뿐이며, 일어나야 할 일은 언제가는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말이 정말 와닿는다.

인도네시아에 가서 만든 정당 이름이 무려 자유민주공산진보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닌, 트루먼, 스탈린, 김일성, 소년 김정일까지. 정신없이 읽다보면 덤으로 냉전시대 역사공부까지도 가능한.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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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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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의 주인공 모두 저마다의 처지는 측은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데, 왠지 슬프지가 않다. 천명관 소설의 특징인가. 문체에 감정 과잉을 절제시키는 힘이 담겨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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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근대 국가의 탄생
리바이어던 - 근대 국가의 탄생 주니어 클래식 4
토마스 홉스 지음, 박완규 엮음 / 사계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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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홉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자연상태'이다. 홉스는 "자연상태는 모든 사람의 모든 사람에 대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자연상태는 무제한의 자유가 있는 상태이다. ... 자연상태는 홉스가 자신의 정치 사상을 풀어 가기 위해 하나의 가설로 제시한 개념이다.

 

* 홉스가 인간을 악한 존재로 보았다고 흔히 단정하는데 이는 사실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홉스는 인간의 본성을 묘사했을 뿐이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선한지 악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중세 시대까지 사람들은 정치 질서나 정치권력의 정통성을 이 같은 신화적 원인에서 찾으려 했다. ... 하지만 근대 자연과학의 혁명은 자연뿐 아니라 인간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도록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연을 이성적인 추론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법칙으로 규정하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신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홉스는 자연에 대한 과학적 연구 방법을 인간 사회에 끌어들여 정치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사회에 관한 일반 법칙을 찾아내려 한 근대 최초의 사상가이다.

 

* 홉스가 영어로 쓴 철학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

 

* 홉스는 국왕과 의회 사이에 벌어진 권력 투쟁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정치적 권위의 확립을 중요한 과제로 삼게 되었다. ... 홉스가 다룬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는 정치적 야심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 홉스가 찾아낸 해결책은 절대 주권을 지닌 국가의 설립이다. 다시 말해 홉스는 개인의 안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국가의 설립을 모색하는 일을 정치 사상의 목표로 삼았다. 홉스는 이를 위해 먼저 인간을 결속시키는 '공통의 권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자연상태로 가정했다. 그리고 '개인들이 자연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계약을 맺는다'는 또 하나의 가정을 통해 절대 주권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 근대하는 한 시대가 개막되면서 기존 질서는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는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홉스가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냉혹하고 위협적이고 변덕스러운 세계에서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고독한 개인이다. 홉스는 이에 따라 인간 생활에서 부단한 운동 과정인 경쟁과 갈등을 중시하게 되고, 그 결과 정치 사상의 중심 과제를 질서에 두게 된다. 홉스는 국가를 상호 파괴적인 운동이 일으키는 갈등을 억제해 주는 '힘의 장치'로 보았다. 그는 근대 초기 사람들 사이의 끝없는 힘의 충돌을 막아 주는 장치로 리바이어던, 곧 절대 주권 국가를 고안해 낸 것이다.

 

* 자연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무엇이 자신에게 위험스러운 것인가에 대한 사적인 판단을 포기하고 주권자의 판단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는 질서를 세우려면 이러한 방법밖에 없다는 게 홉스의 주장이다. 사람들이 제가끔 위험을 판단하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면, 자연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 홉스의 정치 사상은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부르주아 사회를 반영한다. 부르주아의 등장으로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크게 변화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변화 속에서 국가의 위상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 주권자와 국민의 관계는 쌍방 간의 계약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권리 이양으로 성립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권자의 국민이 되는 개인들 상호 간에 맺은 계약으로 국가가 수립되므로 주권자 자신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 홉스에 따르면 자연 중에서도 합리적이면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 인간인데 이 인간을 모방해 국가라 읽컫는 거대한 리바이어던이 창조된다. 다시 말해 그는 국가를 하나의 인공적 인간이라고 보고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홉스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사회적, 정치적 존재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가 보기에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적, 정치적 존재가 아니라 이성에 의해 사회적, 정치적 존재가 된다. 인간의 투쟁 상태인 자연상태로부터 인간의 계산 능력인 이성의 추론을 통해 국가는 인위적으로 생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홉스의 국가론을 절대 왕정 옹호론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절대 왕정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가 왕정을 전제로 국가론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홉스가 오늘날의 국가를 예견해다고 보는 게 타당성이 높다.

 

* 사람들은 흔히 홉스가 절대군주제를 옹호했다는 인상을 받지만 사실 홉스의 사상은 군주제가 옹호하는 맹목적 충성심과 경회감 따위를 모두 약화시키는 용해제 역할을 했다. 국가는 리바이어던이지만 아무도 리바이어던을 사랑하거나 존경하지 않는다. 국가는 유용한지 아닌지가 중시되며, 개인의 안전을 지켜 주는 기계 장치에 지나지 않게 된다. 결국 홉스는 그 후 2세기 이상에 걸쳐 사회사상에 활기를 불어넣게 되는 정신, 곧 자유방임주의 정신과 맥이 닿는다.

 

* 홉스는 자기 본위의 이기심이야말로 인간을 질서 잡힌 사회로 이끌어 가는 매우 유용한 동기라고 여겼다. 이기심은 결국 사려분별과 도덕에 대한 규칙을 만들고 주권에 적용되는 여러 가지 원칙을 낳게 된다.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기 이익을 창출해 내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규칙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 국가가 사람들의 동의에 의해 주권자로서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면 그 권력의 행사 또한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서이다. 그런데 시민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면 언제라도 자연상태와 같은 독재와 폭력 사태가 나타날 수 있고, 이때 국가는 평화를 해치고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괴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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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바이어던, 근대 국가의 탄생
    from 자네님의 서재 2014-12-18 13:11 
    * '홉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자연상태'이다. 홉스는 "자연상태는 모든 사람의 모든 사람에 대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자연상태는 무제한의 자유가 있는 상태이다. ... 자연상태는 홉스가 자신의 정치 사상을 풀어 가기 위해 하나의 가설로 제시한 개념이다. * 홉스가 인간을 악한 존재로 보았다고 흔히 단정하는데 이는 사실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홉스는 인간의 본성을 묘사했을 뿐이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선한지 악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주니어 클래식 5
장영란 지음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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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결국 <국가>에서 플라톤이 집요하게 붙잡고 사유하는 주제는 '훌륭한 삶이란 무엇인가'이다. 도대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플라톤은 그저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국가>를 읽어 보면 이 말의 의미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도대체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지 등 인간의 삶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말 중) 

 

*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로부터 태어나 소크라테스가 되었고 소크라테스로 죽었다. 소크라테스 또한 플라톤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단 한 줄의 글도 남기지 않았지만 플라톤이 쓴 대화편을 통해서 그의 사상이 전해진다. 소크라테스가 영원한 인류의 스승으로 남은 것은 바로 플라톤이 있었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죽자 아테네를 떠났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플라톤으로 하여금 아테네의 정치체제를 회의하게 만들었다. 여행은 마친 플라톤은 아테네에 돌아와 '아카데메이아'를 세웠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때 문을 닫지만 이후 모든 대학의 모델이 되었다.

 

* <국가>는 플라톤이 젊은 시절부터 시작하여 나이 60세까지 썼던 대작이었을 뿐만 아니라, 60세 이후에 세상에 그 뜻을 펼쳐 보려고 노력했던 작품이었다. ... <국가>가 철인 왕이 지배하는 체제라면 <법률>은 법이 지배하는 체제이다. 플라톤은 실제 경험을 통해 철인 왕 통치 체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법률>에 민주제의 요소를 많이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일인 지배 체제보다는 집단 지배 체제에 가까운 정체를 수용하였다.

 

* 플라톤이 <국가>를 쓸 때에는 이미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당한 지 한참 지난 후였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계기로 기존의 국가체제와 정치 제도에 대해 예리한 비판과 진지한 반성을 하였다. ... 플라톤에게 잘사는 것이란 올바르게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개인이 혼자서 올바르게 살려고 할지라도 국가가 전반적으로 타락했다면 어려운 일이다.

 

*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의 규모는 인구 5000명이다.

 

* 국가란 어떻게 생겨났는가? 플라톤은 아주 단순하게 대답한다. 그것은 우리가 혼자서는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겨났다. 인간은 수많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서 모든 욕구를 총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게 되었다. 여기서 국가라는 공동체가 생겼다.

 

*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은 각자가 타고난 적성에 따라 한 가지 일을 하도록 허용되며 평생 동안 종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플라톤은 국가를 수호하는 사람에게 용기, 생산자 계층에 절제, 통치자에게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 플라톤은 분명히 통치자는 타고난 존재라고 말한다. ... 플라톤이 기존 통치자의 중요한 임무로 삼은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음 세대의 통치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치자는 어떤 방식으로 다음 세대의 통치자를 찾아낼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 누가 통치자의 자질을 갖고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각 시기에 필요한 교과 과정을 거쳐 능력에 따라 선발할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통치자가 될 기회는 있고, 누구나 통치자가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 플라톤이 말한 국가의 목적은 아주 간단명료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다. 그것은 국가 구성원 모두가 최대한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듯이,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내서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일세."

 

* 사실 인간의 욕망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이란 단순히 욕망의 충족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것이다. 만일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통치자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플라톤은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국가의 타락을 꼽는다. 그렇다면 국가가 타락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일차적으로 '부'와 '빈곤' 때문이라고 한다.

 

* 플라톤은 국가 구성의 원칙으로 '올바름'을 제시한 바 있다. 올바름이란 '각자가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올바름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의 영혼에도 적용된다. 국가의 올바름은 국가를 구성하는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조화로울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 플라톤은 훌륭한 국가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올바름)라는 네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한다로 말한다.

 

*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는 모든 남자와 모든 여자는 서로 공유하게 되어 있고, 어떤 여자도 어떤 남자와 개인적으로 동거할 수 없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 플라톤은 가장 훌륭한 자손을 얻기 위해 국가가 개인의 결혼과 출산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수호자 계층과 통치자 계층의 남녀 간 결합은 국가의 통제 아래 일 년 중 몇 차례의 축제 동안에만 이루어지도록 하여 인구가 늘지도 줄지도 않게 조절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가 가장 우수한 인재를 많이 얻기 위해서는 최선의 남자들이 최선의 여자들과 자주 관계를 맺어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을 많이 얻도록 해야 한다. ... 결혼은 순전히 우생학적으로 좋은 아이를 낳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최소한 출산 적령기에는 국가를 위해 자손을 낳아야 하며 출산 적령기를 지나야만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플라톤은 진정한 공유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처자만이 아니라 재산까지 공유해야 한다며, 일종의 공중주의 체제를 추구한다. ...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론에서 모든 계층엑 사유 재산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통치자 계층과 수호자 계층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유 재산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생산자 계층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 플라톤은 이상국가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다고 여겼을까? 플라톤이 제시한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해법은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거나, 또는 통치자가 진실로 철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 철학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세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며,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회귀한다.

 

* 플라톤은 동굴 안의 세계가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라고 한다. 그러나 동굴 안의 세계는 현상의 세계일 뿐이다. 우리는 감각을 통해 대상을 인식한다. 그런데 감각을 통해 우리에게 나타난 것은 '현상'일 뿐이지 '실재'는 아니다. 이 세계에서 우리가 지각하는 모든 것은 현상이다.

 

* 그리하여 가장 올바른 국가와 가장 올바른 영혼을 상응시켜 설명하였다. 그것은 어떻게 가장 올바른 국가를 만들 수 있는가와 어떻게 가장 올바른 영혼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이었다. 소크라테스에게 개인의 영혼은 국가의 축소판이었다. 그래서 국가의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와 같은 세 가지 계층은 개인 영혼의 이성, 기개, 욕망과 같은 세 가지 부분과 상응하였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큰 국가를 들여다봄으로써 작은 개인 영혼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올바른 사람은 이성과 기개와 욕망이 조화를 잘 이룬 사람이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 기개와 욕망이 적절히 통제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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