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6 - 2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6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 다시 읽기 도전 중.

6권 중간까지 읽고 한달 정도 쉬었다가 어제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보던 티비도 끄고 거실에서 조용하게. 평화롭게..

정말이지 이런 순간은 상상만해도 평화롭고 행복한데, 정작 퇴근 후 집에 가거나 휴일이면 이런저런 자잘한 집안 일을 하거나 그게 아니면 티비에 푹 빠져서 책을 잘 안 읽게 된다.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지.

6권에서 월선댁이 죽었다. 조선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는데, 그만 죽고말았다.

산으로 간 용이가 홍이로부터 월선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도 고집스럽게 모른척하더니 결국 월선이를 보기 위해 내려왔다.

오로지 침묵. 장황한 설명이나 거창한 수사가 있었던 게 아니다.

월선의 머리를 무릎에 누이고 '니 여한 없지?' 라고 물었을 뿐. 월선이는 '여한 없소'라고 대답했을 뿐.

그런데 그 한 두 페이지를 보면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내가 보러 가기 전까지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월선이를 하루라도 더 이 세상에 붙잡아놓고 싶은 그 마음이 용이를 지탱하게 했던 것이다.

월선이는 그런 용이를 보기위해서 였던 것처럼 용이를 보고 이틀만에 저세상으로 떠났다.

용이는 월선이 묻힌 간도땅에 남게 될 것인가, 아니면 서희 일가와 함께 조선으로 돌아갈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휘청거리는 오후 박완서 소설전집 1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1993년 5월
평점 :
품절


나목, 마당깊은 집 등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던 소설. 

 

결혼에 관한 1970년대의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그래서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인 나목, 마당깊은 집 과는 소재, 배경, 주인공의 성향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다.

 

신경숙의 표절 논란으로 시끄러웠던지라, 박완서 이분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초희, 우희, 말희 세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한평생을 바친 부부. 부와 명예를 쫒기 위해 재벌가의 후처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아직까지도 막장드라마의 소재가 되고있긴 하지만 왠지 현실감이 없게 느껴졌고 우희, 말희가 결혼 승낙을 받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보인 태도 역시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책에 후한 편이지만.. 유독 이 책에 별점을 3점밖에 줄 수 없는 이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의 땅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9
임철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봄날>(1~5) 이후 두번째로 읽은 임철우의 소설이다.

1984년에 발표된 단편 모음집인데, <봄날>이 그랬듯 5.18광주민주화운동 또는 6.25전쟁 무렵을 배경을 쓰여진 작품들이 많다. 저자 임철우는 6.25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저자의 심리가 투영돼서인지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뭔가가 결핍되어 있는 존재들이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는 아버지의 부재가 특히 많고, 보이지 않는 것으로는 삶의 이유, 존재 의식, 인정 욕구의 결핍 등이 있다. 또 하나, 희망의 결핍.

 

 

아래는 읽으면서 대충 정리한 것들. 

 

곡두 운동회 : 6.25전쟁 당시의 이념 갈등.

"교문 근처의 노인네들과 아이들은 운동장 양켠으로 갈라져 있는 두 패의 사람들을, 그리고 그들을 명확하게 두 동강이로 나누어놓은 가느다랗고 길다란 새끼줄을 먼발치에서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 모두는 불과 서너 시간 전까지만 해도 조성대대로부터 물려받은 이 작은 마을에서 아침 저녁으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살아온 순박하고 평범할 뿐인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지금 이 순간 두 개의 전혀 판이한 운명으로 나눠놓은 것이 고작 그 가늘고 볼품없이 만들어진 지푸라기 새끼줄 몇 가닥이었다는 사실은 얼핏 믿기지가 않았다. 그 두 집단의 사람들을 분단시켜놓고 있는 새끼줄과 새끼줄 사이의 공간이라고 해야 겨우 스무 발짝도 채 못 되는 거리였지만 이 순간 그것은 바다보다도 더 까마득하게 멀고먼 거리로 여겨졌다. 그리고 그 두 패거리의 사람들이 각각 형성하고 있는 두 개의 완고한 덩어리는 흡사 거대한 해협을 사이에 둔 채 적의에 불타는 눈으로 서로 노려보며 끝끝내 버티어 서 있는 두 개의 검은 대륙과도 같아 보였다."

 

그들의 새벽 : 새벽마다 잠을 깨우는 의문의 2층 발자국 소리. 불안과 부끄러움.

 

아버지의 땅 : 전쟁 때 지리산으로 입산하여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25년간 기다려온 어머니.

 

사평역 : 역장이 홀로 남은 여자를 위해 난로에 톱밥을 채우듯, 딱 난로의 열기만큼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야기.

"중년 사내에겐 산다는 일이 그저 벽돌담 같은 것이라고 여겨진다. 햇볕도 바람도 흘러들지 않는 폐쇄된 공간. 그곳엔 시간마저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마치 이 작은 산골 간이역을 빠른 속도로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특급 열차처럼.... 사내는 그 열차를 세울 수도 탈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기다릴 도리밖에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앞으로 남겨진 자기 몫의 삶이라고 사내는 생각한다." 내 몫을 묵묵히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라는 생각. 

 

뒤안에는 바람 소리

 

어둠

 

잃어버린 집 : 바람난 엄마를 죽이고 자살한 아빠. 그리고 옛집을 배회하는 나.

 

그 밤 호롱불을 밝히고 : 전쟁 당시 소개령이 내려진 무등산 자락. 소개령을 무시하고 남편의 제사를 위해 다시 집에 찾아든 아낙. 홀로 불을 밝히는 외딴집이 자신의 집이라는 알고 산에서 내려온 아들. 그리고 비극적 죽음. 새로운 생명의 탄생.

 

개도둑

그물

수박촌 사람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을 바꾼 만남 -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1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양에는 살고 있는 스승과 강진에 남은 제자가 서로를 애틋하게 그리워하면서도 자주 연락하거나 볼 수 없어 안타까워 하는 모습, 서로를 염려하는 모습이 전해져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다. 이런 사랑도 있는 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던가? 학교 도서관에 있길래 읽어봤다.

이 소설의 장르를 따지자면.. 잔혹코미디스릴러 정도??

곳곳에 어드벤쳐와 빵빵 터지는 웃음 요소가 넘쳐난다. 잘 만들어진 막장 드라마 같기도 하다.

소련에서 북한으로 탈출해 자신이 소련의 원수라고 속인 뒤 김일성을 만나 한국전쟁에 필요한 탱크 400대를 한턱 크게 쏘고 중국으로 도망칠 계획이었던 알란이 거짓이 탄로나 죽기 직전의 상황이 됐는데, 김일성 옆에 있던 마오쩌둥이 자기 부인을 살려준 알란을 알아보면서 극적으로 다시 기사회생하는;;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어이없는 우연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알란의 삶의 신조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 일은 단지 그 일일 뿐이며, 일어나야 할 일은 언제가는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말이 정말 와닿는다.

인도네시아에 가서 만든 정당 이름이 무려 자유민주공산진보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닌, 트루먼, 스탈린, 김일성, 소년 김정일까지. 정신없이 읽다보면 덤으로 냉전시대 역사공부까지도 가능한.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