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소리를 찾아서 - 성현, 악학궤범을 만들다
최형미 지음, 이부록 그림, 송지원 감수 / 한국고전번역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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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에서 보내준 두번째 책이다.
성종 대, <악학궤범>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소설의 형식으로 담아냈다.

 

성현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성종의 명을 받아 음악 이론서인 <악학궤범>을 편찬했다. 책에는 성현을 따라다니며 심부름도 하고, 아이디어도 제공하는 인물로 노비인 명복이와 장악원 악공 목돌이, 도화서 화원 윤복이가 등장한다. 성현에 대한 객관적 정보가 자세히 실려있지 않아 다만 짐작할 뿐이지만, 그는 권위를 내세우고 질서를 중시하는 고리타분한 선비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가 쓴 또 하나의 책 <용재총화>를 봐도 그렇다. <최고의 소리를 찾아서>에서는 성현이 함께 고생한 명복, 목돌이, 윤복이에게 선물해줄 뜻으로 <용재총화>를 지었다고 설정했다. 소설의 전개상 그렇게 된 것 같은데, 그 스스로 책을 쓴 의도를 '심심할때 보기 위한 것'이라고 했듯, 누구나 재밌게 읽고 즐기라는 뜻에서 쓴 책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성종의 숙원이었던 음악서를 편찬해낸 성현은, 연산군 때 갑자사화로 부관참시 당했다.

 

 

* 성현은 음악을 책으로 배운 사람들에게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생 그 악기가 내는 소리에 홀려 악기만을 만들어 온 악기장들. 누가 저들을 천하다는 이유로 무시할 수 있단 말인가? 성현은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직접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에 무척 감사했다. 또한 그들 덕에 큰 깨달음을 얻고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두둑해졌다.(159)

 

* 책을 쓰기 위해 악생과 악공을 만나고, 악기장을 만나고, 무동에 대해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몰랐었다. 보기 좋은 꽃을 피우기 위해 추위와 비바람을 이겨 내야 하는 것처럼 궁중 의례에서 악무를 담당하는 이들이 너무 많은 것을 견뎌 내고 있다는 것을.(172)

 

* 악학궤범 서문
樂이란 하늘에서 나와서 사람에게 깃드는 것이요,
虛에서 발하여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감동하게 하고,
혈맥이 통하여 정신이 편안해지게 한다.
느낀 바가 같지 않으면 소리 또한 같지 않다.
기쁜 마음을 느낀 소리는 퍼져서 흩어지고,
노한 마음을 느낀 소리는 거칠고 사나워진다.
슬픈 마음을 느낀 소리는 급하고 빠르고,
즐거운 마음을 느낀 소리는 너그럽고 여유롭다.
서로 다른 소리를 합해서 하나로 만드는 것은
임금이 어떻게 인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도하는 것이 바르냐 그르냐에 따라
풍속이 성해지느냐 침체되느냐가 결정된다.
이것이 바로 악의 도가 백성을 다스리는 것과 관계가 큰 이유이다.(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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