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중에 준연이가 갑자기 내게 아부해야할 상황이 벌어졌다. (그 상황에 대한 설명은 생략.)

엄마 눈치를 한참 보던 준연이, 말문을 열었다.

 

준연 : 엄마, 내가 뱃속에 있을 때 말야.

엄마 : 엄마 뱃속?

준연 : 응,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내가 이런 생각을 했어.

          밖에 나가면 우리 엄마가 어떻게 생겼을까 하고 말야.

          이쁠까? 안 이쁠까?

엄마 : ...... (피식)

준연 : 근데, 뱃속에서 나와서 보니까 정말 엄마가 이쁘더라구!!!!!

 

에라이, 뻥쟁이 !!!!

나중에 크면 뭐가 될려고 여섯살짜리가 벌써부터 뻥을 치고 다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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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5-17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스밀라님 아이들과 잘 지내고 계시죠? 준연이에게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게 보일 겁니다.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미모를 알아보다니, 준연인가 대단한 걸까요, 스밀라님 미모가 느무~ 뛰어나서일까요? ^^

DJ뽀스 2006-05-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우중충한 아침에 준연이 덕분에 실컷 웃었습니다.
너무 귀엽네요. 애교쟁이 아들~ (스밀라님이 한미모하시죠.ㅋㅋ)

메르헨 2006-05-1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만에 스밀라님 글을 보는군요.^^잘 지내시죠?
우리 아들래미도 언제고 저런 말을 할까요?
ㅋㅋ 이제 20개월..여전히 엄마 아빠만 말하고 있답니다.ㅋㅋ

마태우스 2006-05-1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뻥 아닌 거 다들 아는데 무슨 말씀을...근데 애가 사람보는 눈이 있군요. ^^

플라시보 2006-05-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뻥이라 하더라도 저런 뻥을 쳐 주는 아들은 얼마나 이쁠까요? (제가 말한 뻥에서 님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예외입니다. 흐흐) 나중에 우리 환희는 뭐라 말할지 궁금합니다. 지 못생긴 탓을 내 얼굴에서 찾지나 않길 바랄 뿐이여요.^^

반딧불,, 2006-06-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후..이쁘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구판절판


내가 엄마와 우리 식구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이 돈이 많고 그들이 자신이 속물들임을 위장하기 위해 흔히 쓰는, 내게 돈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하는 표정으로 문화예술가를 자처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실은 뼛속까지 외롭고 스스로 홀로 앉은 밤이면 가여운 것이 사실인데도, 그것을 위장할 기회와 도구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실은 스스로가 외롭고 가엾고 고립된 인간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기회를 늘 박탈당하고 있다는 데 있었다. 한마디로 그들은 생과 정면으로 마주칠 기회를 늘 잃고 있는 셈이었다.-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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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a 2006-05-11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린다....
 

며칠 전 일이다. 패션잡지를 설렁설렁 넘기고 있는데, 첫째 준연이가 잽싸게 달려들더니 손을 쓱 넣어 페이지 한장을 짚었다.  "와, 배꼽 누나들이다!"

배꼽 누나? 뭐야, 또 니가 만들어낸 신조어냐? 펼쳐진 페이지를 보니 화장품 광고인데, 사진 속엔 비키니를 입은 여인네들 대여섯명이 잔뜩 폼을 잡고 있었다.

이어지는 준연이의 진심어린 탄성...."우와, 이쁘다~~~"

벗은 여자 보고 이쁜 줄을 다알고...ㅋㅋㅋ 너 많이 컸다. 근데 여섯살이면 좀 이른 거 아니니?  그냥 속으로 웃고 말았는데..... 며칠이 지난 어제 저녁.

"엄마, 어젯밤에 배꼽 누나 꿈꿨어."

준연이의 뜬금없는 고백엔 은근히 놀라고 말았다. 배꼽 누나들의 잔상이 의외로 오래 남아있었던 것이다!!!!!

"뭐? 배꼽 누나들이 꿈에 나왔어?"

"응, 배꼽 누나가 누워있었어. ㅋㅋㅋ"

섬뜩.  뭐야, 이거 야한꿈 아냐?

불현듯 울남편의 첫 몽정에 얽힌 사연이 떠올랐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너무 감동을 먹은 나머지 쥴리 앤드류스를 상대로 첫 몽정을 했다던. (쥴리 앤드류스... 좀 너무 하지 않은가? 역대 영화 여자주인공 중 '제일 안 섹시한 베스트 10'에 들어갈 법한 그녀를....) 그런데, 당시 울남편은 국민학교 6학년이었다. 결코 어리지 않았단 말이다. 안돼지, 안돼. 순진무구한 준연이하고 연결시키는 건 정말 말도 안돼.

(최대한 동요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목소리로) "응, 그랬구나."

"응, 문을 열어보니 배꼽 누나가 누워있었어."

문? 문은 또 왜 열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같잖아. 고리쩍 수많은 공중 화장실 벽을 장식하던, 결코 바뀌지도 않던 레파토리. 친구네 집에 가서 문을 열어보니 친구 누나가 낮잠을 자고 있었네...

"문을 열고 들여다봤다고?" (이쯤에선 내 목소리 톤도 상당히 높아지고)

"응, 엄마랑 문을 열고 봤더니 배꼽 누나가 누워있었어."

하이고, 거기 엄마는 왜 끌고 들어가, 엄마는  ...... 도대체 이 꿈의 정체가 뭐야!

"근데 말야, ㅋㅋㅋ"  준연이는 특유의 장난기어린 눈웃음을 날리며 말을 이었다.

"누나가 이쁘더라구!!!!!"

그래, 이뻤겠지, 이뻤겠지. 이쁘니까 니 꿈에 다 나왔겠지.

"ㅋㅋㅋ 근데 그냥 보기만 했어!"

이쯤에선 거의 엄마도 자포자기. 보기만 하는게 아니면. 도대체 뭘 할 작정이었는데? 내가 니 수준을 감안하여 짐작컨데, 뽀뽀하고 싶은걸 꾹 참기라도 했니? 자제심을 최대한 발휘하셔서.

나도 잘 모르겠다. 준연이가 별 의미없는 꿈을 꾼건데 내 상상만 저 멀리로 날라간건지도. 그러나, 준연이가 패션잡지 이상의 야한 미디어에 노출된 경험이 거의 없었던 걸 감안할 때 (하루종일 애들과 붙어있는 '노는 엄마'의 자신감으로 말한다) 본능, 혹은 남성집단의 집단 무의식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연신 킥킥대던 준연이가 정색을 하며 던진 마지막 멘트.

"근데, 엄마,  할머니한테는 절대 말하지마!"

그래, 야한 꿈이었던 거 틀림없어. 지 녀석도 저렇게 캥겨하는 걸 보면.

(이런 날이 오리라 예상은 했지만...너무 빨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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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5-1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오바라고 생각하렵니다.
근데 가끔 보면 정말 어려도 남.자. 같은 느낌이^^

ceylontea 2006-05-1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말 한마디에 생각들이 수만킬로를 달렸을 생각을 하니.. 흐흐.. ^^

플라시보 2006-05-1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스밀라님은 깜짝 놀라셨겠지만 저는 왜 이렇게 재밌는지요. (물론 제 딸년이 벗은 남자들의 가슴팍 근육을 탐스럽게 본 다음 꿈을 꾼다면 심각하겠지만요.^^) 준연이가 벌써 6살이군요. 성연이도 잘 크고 있죠? 에휴. 전 그래도 좋으니까 빨리 환희가 태어났음 좋겠어요. 침흘려도 좋고 꿈꿔도 좋으니까 지가 한걸 지 입으로 나한테 말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정말 좋겠어요.^^ (간만에 글을 보니 너무 반가워요. 히히)

메르헨 2006-05-17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아들 키우는거 갑자기 ... 어렵겠다는 생각이...^^;;

비로그인 2006-05-2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밀라님 반가워요^^ 님 글 어제 재밋게 봤는데 오늘 큰 딸애랑 우스운일이 있었네요. 홈쇼핑에서 여자 속옷을 파니까. 엄마는 이런것 보면 안쑥쓰럽네요^^? 남자들이 보면 우쨔나고. 자긴 남자 속옷 팔면 깜짝 놀라서 두근두근하다고 ㅎㅎㅎㅎ
 
또 다른 나 - 시드니 셀던 자서전
시드니 셀던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6년 1월
절판


누군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종이와 펜과 비정상적인 가족이라고. 나는 그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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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a 2006-04-07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말은 어쩐지....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난 '정상적인 가족'이란게 있다면 구경이나 함 해보고 싶다.

플라시보 2006-04-0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님 말씀이 맞는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정상적인 가족이란 그리 많지 않지요. 하지만 스스로가 비정상적인 가족을 가졌다고 말을 하고 다닐 정도라면.. 그게 속을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스리슬쩍만 봐도 알 수 있는 정도로 괴상한거지요. 이를테면 저와 제 가족들처럼 말입니다. 흐... 아무튼 저 말에 의하면 저는 작가가 되기에 충분한 소질(?)을 갖추었군요. 종이도 펜도 있고 (요즘은 컴퓨터겠지만) 비정상적인 가족도 있으니 말입니다. 음....
 
뉴트로지나 핸드 크림 - 56g
존슨앤드존슨
평점 :
단종


자신만의 만병통치약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죠. 저희 할머니 만병통치약은 호랑이 고약이었고,  저희 엄마의 만병통치약은 안티푸라민입니다.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을 보면 신부의 아버지는 좀 특이하게 윈덱스(유리창 세정제)를 고수하죠. 물린데 부은데 멍든데 갈라진데 찢어진데 가릴 것없이 발라버리는 그들만의 만병통치약.

저만의 만병통치크림은 10년째 뉴트로지나 핸드크림입니다. 손에만 바른다면 감히 만병통치크림이라 이름붙이지 못할겁니다. 입술에도 바르고 목에도 바르고 무릎에도 바르고  팔뒤꿈치에도 바르고 발에도 바르고. (이 핸드크림에 얼마나 빠져있었는지, 뉴트로지나에서 따로 풋크림이 나오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발에까지 바르고 있었습니다. 풋크림 있는거 며칠 전에 알았어요.)  심지어는 효과가 어떨까 궁금해서 얼굴전체에 팩으로 사용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 어느 경우에도 효과는 강력했습니다. 정말 탁월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뉴트로지나 핸드크림의 보습효과! (다만 얼굴팩으로 사용할 경우엔 사용감은 좀....그렇습니다. 팩은 따로 마련하시는 편이....)

다른 분의 리뷰를 보니 핸드크림의 지존이라고 표현하셨던데, 정말 옳으신 표현입니다. 지존 중에 지존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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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6-04-03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여동생은 아스피린. 저는 뭐 만병통치약이랄게 달리 없네요. 뉴트로지나 핸드크림이 좋군요. 보긴 많이 봤는데 어째 전 한번도 못 써봤답니다. 음... 보습효과가 그렇게 탁월하군요. 핸드크림의 지존이라. 마구마구 땡깁니다. 지금 쓰는 대따시만한 핸드크림을 다 쓰고나면 꼭 사서 발라봐야겠습니다. ^^

메르헨 2006-04-0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번에 새로 나온 뉴트로지나 핸드 크림 함 써보고 싶던데요.^^
파란색통이오. 근데 저도 이 크림 가지고 있는데 겨울에만 쓰구요.
또...입술엔 종종 써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