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절판


나는 하루를 아틀리에에서 일하는 시간과 정원에서 일하는 시간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정원 일은 명상과 정신적인 소화를 위한 것이므로 나는 혼자서 그 일을 합니다. (1934년 4월)-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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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유용주 지음 / 솔출판사 / 2002년 9월
절판


이대로 한 오백 년 눈이 내렸으면, 이대로 얼어붙어 모든 생명이 죽고 난 뒤 한 천 년 세월이 흐른 다음 다시 깨어났으면... 깨끗하게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면...-19쪽

소쩍새는 울면서 봄을 키우고 호박은 꽃잎을 닫으면서 가을을 끌어내리고 겨울은 눈이 내릴수록 깊어지고 사람은 우는 만큼 맑고 가벼워진다.-24쪽

세상의 모든 인연은 상처지만 그 인연을 쉽게 끊지 못하듯이 세상의 모든 길은 상처투성이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어떤 더위도 땡볕도 이 발걸음을 이기지 못한다. -37쪽

이성복은 읽는 게 아니라 몸으로 먼저 느껴야 한다. 철저하게 망가져 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들을 것이다. 게으르고 싶고 편해지고 싶고 무수한 욕망에 쉽게, 빨리 편승하고 싶은 요즈음 세대들에게 그의 작품 속에서 새벽 찬물 같은 죽비 세례를 맞아보기를 권한다. -57쪽

좋은 작품은, 온몬으로 일하고 치열하게 삶을 밀어붙인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너무나 당연한 이론을 실천한다는 뜻에서, 신탄진에서 사는 이면우, 영천의 이중기, 예산의 이재형, 담양의 고재종과 더불어 태안의 정낙추 시인을 감히 제 스승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98쪽

똥방죽에서 썩은 물이 해파리 같은 부유 물질을 달고 천수만을 오염시킬 때도 미나리, 개망초, 민들레 들이 새파랗게 눈을 뜨고 겨울을 견디고..-107쪽

한창훈 소설의 미덕은 오래 참고 견딘,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버틴, 직전의 힘이다. 직전에 터져 나오는 탄성, 직전의 아름다움이다. -119쪽

이래봬도 봄날, 갈아엎은 밭고랑처럼 살고 싶었다. 여름에는 깎아 놓은 논두렁처럼 살고 싶었다. ... 오소리처럼 굴을 파고 추녀 끝까지 쌓아올린 장작처럼 살고 싶었다. -181쪽

푸르름 속에는 비명이 숨어 있다.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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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윤대녕 지음 / 생각의나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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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일은 사실 누구하고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신문사에 있다 보면 더더욱 그렇다. 말하자면 수평으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굳이 눈을 마주치지 않더라도 입과 귀만으로 관계는 가능하다. 거기에 감정이 발생하려면 보다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만 한다. -215쪽

"저에겐 이미 마음이란 게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 우주복을 입고 하늘에 떠 있었나 봅니다. 도로 지구로 내려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질 않는군요.".....
"전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몽땅 백지수표로 끊어 주었기 때문일 겁니다."-226쪽

앎둑한 목판화-228쪽

유성우가 꺼금해질 무렵-243쪽

화랑이란 사실상 미술품의 영안실에 해당되는 그런 곳이다. -250쪽

<에스키모 왕자> 그것은 아마도 유년의 여름날에 본 앵두나무 이파리들 사이로 뭉텅뭉텅 빠져 나가던 아침 햇살 같은 것이리라. 얼핏얼핏 혈관이 끊어지는 듯한 그런 현기증 나는 순간들 사이에서 맴돌던 적막. 그러다 아슬아슬하게 다시 이어지는 거미줄 같은 시간의 줄에 매달려 숨 가빠하던 기억. 채송화가 피어 있는 따뜻한 담장 밖으로 뚜벅뚜벅 발소리를 내며 걸어가던 누군가의 어룽어룽한 뒷모습. 큰 싸움이라도 난 듯 멀리서 여럿이 외쳐 부르던 소리. 그때 에스키모 왕자가 뒤에서 다가와 거밋줄에 걸린 나를 안아 내리고는 감쪽같이 사라져 갔지. -293쪽

<에스키모 왕자> 발목에 추를 단 기분-295쪽

<에스키모 왕자> 암암한 얼굴빛

봄날에 복사꽃 무진장 피면 나는 자살을 꿈꿨다. 그러나 삶은 아무때나 함부로 죽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311쪽

<에스키모 왕자> 다분다분-316쪽

<에스키모 왕자> 존재의 투명한 슬픔

창창한 햇빛 속으로 분분히 날려가던 복사꽃 이파리들.-329쪽

<에스키모 왕자> 에스키모 왕자. 그는 나를 데리고 여행하는 자이다. 그는 또한 내가 존재하기 전부터 이미 나로 존잰하던 자이다. 그는 아주 추운 곳에서 뾰족한 창 하나를 들고 시간의 이름으로 내게로 왔다..... 무한한 시간대를 앞뒤에 둔 나인 나이며 동시에 나 아닌 무한 자유이다.
나는 다만 그가 멀리서 끌고 온 시간 위에서 잠시 춤을 추고 있는 자일 뿐이다. -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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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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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43쪽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68쪽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 둘 것.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69쪽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붙여놓고, 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124쪽

수동태를 많이 쓰는 작가는 대개 남들이 자기 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봐 걱정한다.... 한편 부사를 많이 쓰는 작가는 대개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자신이 없다. -150쪽

묘사가 빈약하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고 근시안이 된다. 묘사가 지나치면 온갖 자질구레한 설명과 이미지 속에 파묻히고 만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어떤 것은 묘사하고 어떤 것은 그냥 내버려둬야 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분의 주된 소임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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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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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산주의에 찬성이요, 사회주의에 찬성이요, 그리고 자본주의도 찬성이요. 왜냐하면 나는 기회주의자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반대하고 요구하고 항의할 때,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 저고리를 뒤집어 입는 것, 항상 좋은 쪽으로.." 자크 뒤트롱의 노래 '기회주의자'의 첫 부분-111쪽

"너무 자주 뒤집어 입는 바람에 이젠 저고리 양쪽이 다 헤졌고. 다음 혁명 때엔 바지를 뒤집어 입을 거요." '기회주의자'의 끝 부분-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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