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창해 맑은내 소설선 3
이승우 지음 / 창해 / 2005년 9월
절판


수상자는 축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모욕을 공개적으로 받는다. 그것이 얼마간의 상금을 받는 대가이다. -16쪽

운명론은 종종 사랑의 불가항력적인 성격을 부각시킴으로써 사랑의 중요한 동력인 개인의 욕망과 선택을 가린다. -32쪽

두 사람이 만나 무슨 일을 하든 완전한 만족감을 얻기 어렵다. 그래서 자꾸만 무언가 다른 일을 궁리한다. 그러나 사심 없이 느리게 걷는 산책은 그것 자체로 완전히 충족적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69쪽

"좀 그럴듯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제외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알게 한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누군가가 알게 한 것들만 아는 겁니다. 당연히 불완전하지요."-95쪽

이미지라는 게 그렇거든요, 그걸 만든 건 그 사람이지만, 그 사람을 지배하고 간섭하는 건 이미지, 혹은 그 이미지에 걸려 있는 타인들이거든요.-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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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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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에게 속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나에게 속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구태여 걱정할 필요가 뭐 있는가. 오늘이 내 존재의 첫날이거나 마지막 날인 양 사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은가. -45쪽

롤러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거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 -70쪽

나는 영혼을 담고 있는 육체가 아니다. 나는 '육체'라는, 눈에 보이는 부분을 가진 영혼이다. -103쪽

"하룻밤? 마리아, 과장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그건 사십오 분 정도에 불과해. 아니, 옷 벗고, 예의상 애정 어린 몸짓을 하고, 하나마나한 대화 몇 마디 나누고, 다시 옷 입는 시간을 빼면, 섹스를 하는 시간은 고작 십일 분밖에 안 되잖아."
11분. 겨우 11분을 축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117쪽

사랑한다면,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각자가 느끼는 것은 각자의 책임일 뿐, 그것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122쪽

"직업여성으로서의 날 원하나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의 당신을 원해요."-168쪽

원죄는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먹은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이 느낀 마음의 동요를 아담과 나누어 가지고 싶어한 데에 있다. -271쪽

"우리는 '봄이 좀더 일찍 찾아온다면 더 오래 봄을 즐길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할 순 없어요. 단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오. '어서 와서 날 희망으로 축복해 주기를, 그리고 머물 수 있는 만큼 머물러 주기를.'"-340쪽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세상의 제물일 수도 있고, 자신의 보물을 찾아 떠난 모험가일 수도 있다. 문제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것인지에 달려 있다. -60쪽

열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그것에 맹목적으로 뛰어드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덜 파괴적인 태도일까?-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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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생각의나무 우리소설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절판


북은 가죽의 소리이고 피리는 바람의 소리이다. 징은 쇠의 소리고 목탁은 나무의 소리이다. 소리의 근본은 물物을 넘어서지 못한다.
-24쪽

멀리서 가물거리는 별들은 바람 부는 쪽으로 쏠리면서 깜박거렸다. 멀리서 가물거리는 별들은 바람에 불려가듯이 사라졌다가 바람이 잠들면 어둠 속에서 돋아났다. 별들은 갓 태어난 시간의 빛으로 싱싱했는데, 별들이 박힌 어둠은 부드러웠다. -93쪽

-나를 그저 내버려두시오. 신라가 가야를 멸하더라도, 신라의 땅에서 가야의 금을 뜯을 수 있게 해 주시오. 주인 있는 나랑에서 주인 없는 소리를 펴게 해 주시오.
이사부는 섬칫 놀랐다. ... 이 자는 대체 누구인가. 이 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 자가 소리로 저 산맥을 건너가려는 것인가. 이 자는 나와 같은 자인가. 이 자는 나의 적인가. 양쪽 다인가... -289쪽

'그'나 삼인칭을 주어로 하면 나는 글을 쓰기가 매우 힘들어져요. 왜냐하면 삼인칭이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김지하 선생은 삼인칭의 바다로 나가자고 했고 황석영이나 조정래 선배 같은 사람들은 삼인칭 주어를 가지고 당대 전체, 시대 전체 구조나 기층을 섭렵하잖아요. 하지만 나는 갈 수가 없는 거예요. -대담 중-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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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4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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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자기가 나무인 줄도 모를 거야.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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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현대문학 테마 소설집 1
하성란.권여선.윤성희.편혜영.김애란 외 지음 / 강 / 2009년 3월
품절


빈 찻잔 놓기 -권여선
야심이나 권력욕이 그다지 추하지 않게, 오히려 고급스런 액세서리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사람-72쪽

내 비밀스런 이웃들 -김숨
나는 잠들며 베란다 빨래건조대의 걷지 않은 빨래들을 생각했다. 나는 내가, 빨래들이나 생각하며 잠들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나 빨래들말고 내가 딱히 생각해야 할 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106쪽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은 -이신조
플라스틱 밀폐용기 속에 오래도록 신선하게 보관 중인 듯한 부주의와 권태와 경멸과 죄책감과 조바심.-164쪽

벌레들 -김애란
서로의 물이 물처럼 편안하게 섞이는 느낌... 자리끼를 찾듯 머리맡을 더듬거리다 그냥 그러게 엉켜버리는 관계. 아찍하게 파도를 타는 게 아닌 깊은 물속을 유영을 하는 식의, 평범하고 아득한 정사. -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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