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회전 세계문학의 숲 6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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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으스스할듯한 한권의 '세계문학'고전을 집어들었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탓에 금방 읽을거라며 자만하며 가볍게 집어들었을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만스러움은 이 책을 읽는내내 후회스러움으로 가득했을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후, 지끈거림과 무언가 꽉 막힌듯한 답답함이 하루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슴에 응어리 처럼 남아있다. 무엇일까? 이 찝찝하다 못해 짜증스러운 느낌이란! 요 전에 2권의 고전을 접할때까지만해도 의아스러울 정도로 내게는 괜찮은 고전들이였는데, 이 책은 적응하기도, 읽는내내 겉도는 문체로 인해 조금은 내게 난해한 듯한 느낌을 안겨준 한 권의 책이 되어 버렸다.

 <나사의 회전>은 1898년에 씌여진 100여년이 조금 더 넘은 오래된 소설이다. 제목에서 알수있다 시피 나사의 회전은 나사가 회전하면서 점점 조여가듯히 공포와 긴장감의 극대화를 나타내는 뜻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영화, TV시리즈,오페라 등으로 재 탄생하기도 한 유명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오래전에 씌여진 소설이여서 인지 문체의 약간의 난해함에 그리고 쉽게 읽히지 않아 이 책을 손에 쥔 동안 약간의 고통스러움이 느껴진다. 이런 이유는 그동안 쉽게 접할수 있었던 현대문학소설의 영향도 있을테고, 또한 고전에 대한 편견과 편독으로 인해 다양히 , 그리고 많이 접하지 않았던 나의 지극히 편애스러움에 가까운 책읽기의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이야기는 갓 스무살이 된 가난한 목사의 딸인 그녀가 가정교사 자리를 얻게되며 런던으로 올라온다. 그녀는 자신을 고용한 사람이 상류층의 준수한 외모의 한 젊은 남자였다, 그는 자신의 어린 조카 남매의 부모가 인도에서 부모가 죽자 어쩔수 없이 남매의 후견인이 될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어린 남매는 자신의 적절한 경험이 없어 부담스러운 존재였지만, 남매를 불쌍히 여기고 동정했던 그는 자신이 할수있는만큼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대해왔다, 그 아이들이 잘 자랄수 있는 곳, 시골저택으로 그 아이들을 보냈고, 하인들도 보내 아이들의 시중과 보살핌을 맡겼다. 그리고 하인들중 우두머리격인 그로스 부인도 함께 그 시골 저택에 함께 있었다. 그런 곳으로 가정교사인 그녀가 새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지금와 생각해보니 가정교사의 이름이 한번도 이 소설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는걸 알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맡은 가정교사의 일에 조금은 긴장했고 설레임이 가득한 듯하다. 자신이 맡아 돌보아줄 마일스와 플로라 남매를 처음 본 직후 그녀는 그 아이들을 너무 마음에 들어했으며, 자신이 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보살필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저택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자유로움과 그리고 풍족함, 아름답고 예쁜 아이들, 충실한 하인들과 그로스 부인, 그녀는 그런 삶에 매료되어 행복감에 젖지만 어느날 화자(그녀)는 알수없는 유령을 목격한다. 알수없는 소리와, 반복되는 어떠한 알수없는 정체의 인물(유령)의 목격을 하고, 그 사실을 그로스 부인에게 고백하게 된다. 그로스 부인은 아마 예전에 이곳에서 일했던 하인과 교사일 것이라고 추측을 해줄 뿐이다. 그리고 그녀(화자)는 그 유령들이 남매를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아이들을 지켜야 겠다고 의욕을 나타낸다.이 모든 이야기는 그녀(화자)의 입장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다른 인물들이 정말 그녀가 서술한 대로, 이야기하는대로 그들이 느꼈을지는 의문이다.오로지 1인칭 시점일 뿐, 정확하지 않다. 그녀는 그로스 부인이나 남매들에게 자신만이 보았을듯한 유령의 존재를 강하게 주입 시키는듯하다. 그녀는 아이들이 간교해서 유령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그녀(화자)만이 알고있는 유령의 실재 유무에 독자 또한 그녀의 심리를 그대로 따라 가는 수밖에 없다. 그녀가 그로스 부인이나 아이들에게 유령의 존재를 설득하는 모습에서도 볼수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유령의 존재가 없다고도 할수 없는 이유는, 그녀의 상세하고 명확한 유령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킨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유령의 존재는 그녀의 정신착란으로 강박관념이 만들어낸 환각일지도 모른다. 가난한 그녀가 이런 모든 부를 누리며 이 모든걸 소유 하고 싶은 욕구와 집착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의 '해설' 부분에서도 볼수있듯이 많은 비평가들이 그녀(화자)를 '믿을수 없는 화자' 라고 평하고 있다. 그 말이 당연시 들리는 건, 아마 두 아이와 그로스 부인의 행동이나 발언 등이 오롯이 그녀의 시점에서 설명되고 파악되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제목에서 처럼 조금은 난해하고 알수없는 유령의 존재 유무가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으로 조여오는듯 하다. 결국 이 소설은 모호한 끝맺음으로 모든 판단을 독자들 스스로에게 맡기고 만다. 사실 이렇게 많은 생각과 스스로에게 질문을 남기는 소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늘 깔끔하고 명확한 결말이 드러나는 소설을 추구하는 내게 이 소설은 처음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지끈거리는 두통처럼, 답답함과 찝찝함만 잔뜩 느낄뿐이다. 헨리 제임스는 '절대적 악행, 최악의 행동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수 있으므로, 그것을 공백으로 남겨두었다고 말한다.'막연한 암시만 제공하여 독자가 형상화 할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스스로 상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그 공백을 채울수 있다(242쪽)의 해설에서 말했듯이 제임스는 독자들에게 이런 모호함으로 결말을 내린 이유는 어쩌면 다양한 독자들의 성격과 생각, 그리고 소설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했는지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나올것이라 생각함에 있어서 이런 모호함 결말을 택한 듯 하다 . 하지만 그런 제임스의 생각이 이 소설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훌륭한 결말이고 선택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처럼 단지 답답함과 무언가 풀리지 않는 응어리처럼 느껴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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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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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전 영화 <라스트 나잇>을 보고 나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사실 의도했던 건 아닌 우연이였을뿐, 이웃 블로그에서 우연히 알게된 책이여서 호감이 가기도 했고, 얇아 금방 읽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 리뷰책들을 잔뜩 쌓아놓고도 이 책을 집어들었던건, 요 며칠 지끈거리는 몇권의 책을 연이어 읽은 탓에 조금은 가볍고, 난해하지 않은 책을 읽고 싶었을 뿐. 금방 읽을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여전히 200페이지 남짓한 이 책한권도 4일씩이나 잡아먹고 마는구나.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간 남편 때문에 슬픔과 절망에 빠진 클로에는 시아버지(피에르)의 권유로 어린 두 딸과 함께 시골 별장으로 내려간다. 시아버지는 평생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도 늘 거리감이 있는듯하다. 늘 가족들에게 냉정했고 차갑고 무뚝뚝하기만한, 그리고 일밖에 몰랐던 성실하기만한 사람이였다. 그런 시아버지의 호의가 클로에는 달갑지 않다. 어쩔수 없이 시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별장에 간다. 그곳에서 며칠을 보내던 어느날 시아버지와 클로에는 부엌에 마주 않아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번도 자신의 마음을 , 자신의 이야기를 한적이 없는 시아버지의 이야기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찬 클로에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왜 내가 답답한 늙은이라고 생각하지?"/"아무도 사랑하지 않으시니까요. 아버님은 마음가는 대로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법이 없어요. 단 한 번도 우리들 속에 들어오신 적이 없죠. 우리의 대화, 우리의 바보 같은 짓거리에 동참 하신 적도 없고, 우리의 보잘것 없는 잔치에 끼신 적도 없어요. 아버님은 단 한번도 자상한 모습을 보이신 적이 없어요.언제나 입을 꾹 다물고 계시지요. 아버님의 과묵함은 우리를 무시하거나 경멸한다는 느낌을 줘요. 또... "(72쪽) 가족에게는 늘 이런 존재로 느껴지는 시아버지는 며느리(클로에)와의 대화에서 그의 또다른 모습은 어쩌면 본 모습, 말하지 않음에 표현하지 않음에 가족들이 몰랐던 피에르(시아버지)의 모습을 모두 토해내는듯하다. 피에르가 며느리 클로에에게 하는 대화를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찡하게 아려오는듯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라고 치부하고 생각해온 가족들에게 차가운 냉대를 받은 긴 세월동안 피에르는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때 사실 몰입이 되지 않아 살짝 애를 먹었다. 뜬금없이 시작되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클로에의 대화에 적응하기도,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하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이게 무슨 내용이야?' 갸웃거리며 읽어내려갔지만, 200페이지 남짓한 이 소설 한권은 점점 나의 시선을 빨아드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거의 90%이상이 클로에와 시아버지(피에르)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었고, 시아버지 피에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읽는 나로 하여금 흥미롭기도 또한 그들의 그때의 감정들이 내게로 그대로 흡수되는듯하기도 하다. 대부분의 대화형식의 소설 이여서 일지도 모르지만.....피에르는 처음으로 자신이 다른 여인을 사랑했던 지난날의 일들을 며느리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피에르 역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 자식들을 두었지만, 사랑해서 한 결혼이 아닌 어쩌면 풋사랑에 얼결에 하게된 결혼이였다. 그는 자신이 절대 사랑할수 없는 , 그리고 가족을 두고 바람 피지 않을 거라는 자신만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뜻밖에 그런 그에게 진실한 사랑이 찾아온다. 그녀와의 사랑과 추억, 이별들을 며느리에게 세세한 기억까지 모두 토해낸다.

"어느날 거울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잘못을 저지를 권리가 있을까?' 하고 또박또박한 말투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용감한 사람들이야. 그 몇 마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자기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 있는 잘못된 것과 추악한 것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해. 모든 것을 부숴 버리고 모든 것을 망가뜨릴 것을 각오하는 용기 말이다. 그런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기심에서? 순진한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건 아닐거야. 그럼 뭘까? 생존 본능?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 아니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용기. 우리 인생에서 적어도 한번은 그런 용기를 내야 돼. 오로지 자기 혼자서 자기 자신과 맞서야 할때가 있는 거라고. '잘못을 저지를 권리', 말은 간단하지. 하지만 누가 우리에게 그래주겠어? 아무도 없어. 있다면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이야" (98쪽)

누구나 한번쯤 다른 사랑을 꿈꾸지 않을까? 피에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이 가기도 , 그리고 안타깝기도 했다. 자신의 가슴아픈 진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어쩌면 피에르는 클로에게 현명한 삶의 선택을 하길 바랬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이런 혼란스런 마음으로 충동적인 후회의 삶을 선택하지 않길 바라며 기나긴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려주었을지도! "네 나이의 두 배를 살다 보니 내 나름의 깨달음이 생겼다. 삶이란, 네가 아무리 부정하고 무시해도, 너보다 강한 거야. 그 무엇보다 강한게 삶이야. 전쟁중에 수용소에 갇혀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본 사람들도 돌아와서는 아이들을 만들었어. 고문당한 사람들, 자기 가족과 집이 불타는 것을 본 사람들도 예전과 다름없이 버스를 잡기 위해 달음박질을 치고 날씨에 대해서 말하고 자기네 딸들을 결혼시켰어. 어떻게 그럴수 있는가 싶겠지만 인생이 그런거야. 삶은 그 무엇보다 강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지만, 삶에 맞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 우리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목소리를 높이지.(206쪽)" 

책을 덮은후 참 오랜시간 여운이 남는  소설인듯하다.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 쉽고 빠르게 읽히지만, 이야기는 가볍지않은, 가슴 어딘가를 꾸욱 눌러주는 느낌이다. 작가 '안나 가발다'는 이 소설을 32세에 썼다고 한다. 그리고 두 아이를 둔 이혼녀라는 말에 소설속 '클로에'의 이미지가 저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지, 어떻게 그런 젊은 나이에 이런 내면 깊숙한 소설을 쓸수 있었는지 감탄스럽다. 위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영화 <라스트나잇>과 비슷한 듯한 소재의 내용이지만, 이 소설이 한결 진실되고 정직(?)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 구입해두었던 <함께 있을수 있다면1.2>도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그녀의 소설을 다시 손에 쥐어야겠다는 생각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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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나잇 - Last Nigh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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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달달한 로맨스를 보았습니다. 사실 이번주에는 그닥 땡기는 영화가 없었어요, 고백을 볼까 하다가, 다른 영화를 볼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고른게 <라스트 나잇> 이였어요 ! 사실 이 영화를 예매해 놓고도 퇴근무렵 다시 갈팡질팡, 취소할까 말까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봤답니다. 90분의 러닝타임이라 좀 짧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살포시 안아서 말이죠, 금요일이라 그런지 앞자리는 조금 많이 비긴 했지만 뒷좌석은 꽤 차더라구요. 영화표가 있으면 투썸(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 업그레이드를 해주길래 냉큼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결국 반도 못먹고 다 남겨버렸네요 (아까비..) 아무튼 조금은 빠듯하게 극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여유가 별로 없이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라스트 나잇>이라는 제목이 무슨 의미일까 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니 이해하 가네요, 조안나와 마이클은 3년차 부부입니다. 남 부러울것 없는 뉴욕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삶을 살고 있지요. 조안나는 남편과 함께 파티에 참석했다가 남편의 동료 로라와 남편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와 두 사람은 크게 다툽니다. 그들은 결국 화해를 하지만 다음날 마이클은 동료인 로라와 출장을 가게 되고, 조안나는 불안한 마음을 느낍니다. 그런 조안나는 마이클이 출장을 간 사이 허전함과 불안감을 안고 지내다 우연히 집 근처 커피점에 들렸다가 우연히 옛 사랑 알렉스를 만나게 되지요. 그로인해 그녀는 다시 설레임을 느끼는듯합니다. 남편의 여자 로라, 그리고 자신의 옛사랑 알렉스 단 하룻밤의 이야기를 두 커플의 영상을 번갈아 가며 진행되네요. 
 

마이클은 조안나에게 로라와 아무런 일도 없음을 맹세 했지만, 과연 로라와 마이클은 출장지에서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조안나 역시 옛 사랑을 만나고, 다시 예전의 자신들의 추억을 회상하며 흠뻑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자신은 이미 결혼을 한 여자였기에 그 마음을 통제해야 하지요, 마이클과 조안나 부부의 서로 다른 외도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이지만,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나도 저런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말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봤음직한 스토리 였어요. 꼭 부부가 아니더라도 연인관계에서 한번쯤 다른 사랑을 꿈꿀수도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마이클과 조안나 부부는 아마  자신들의 틀을 깨기 싫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서로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단 하룻밤의 설레임을 과연 깨끗이 정리할수 있었을지 말입니다. 오랫만에 본 멜로 영화라 그런지 충분히 쉽게 영화속으로 빠져들더라구요. 비현실적인 이야이가 아니라 더욱 공감하며 보았던 것 같아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결말이 될지 참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해피앤딩? 새드앤딩? 영화의 앤딩이 좀 허무하기도 했지만, 아마 그런 결말을 주었던건 관객이 판단하길 바랬던 걸까요?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이 될수도 새드 엔딩이 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영화의 전체적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참 괜찮았던 것 같지만, 엔딩에서 약간 둥글둥글 결말을 내버린것 같아 별점을 조금 깎아 주었어요!

 

요즘 봄바람이 불어서인지, 요런 멜로영화가 달달하게 땡기는것 같아요! 이번주 영화 개봉작들은 대부분 흥미롭지 못했지만, 저는 다음주 영화개봉 리스트를 다시 뒤적여 봐야겠습니다. 이번주에 채우지 못한 영화의 2% 부족한 만족감을 100% 채우기 위해서요, 기분전환으로 보기에는 괜찮았던 영화인듯 하니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으시다면 이 영화 한편 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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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팻 브라운 지음, 하현길 옮김, 표창원 감수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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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가 꽤 강렬하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사실 '프로파일러'라는 것에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미드 CSI나 법의학, 범죄심리학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관해서도 꽤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많아지는듯하다. 요즘은 사이코 패스적인 살인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아마 이런 미제로 남는 살인사건이나 범죄자들을 수사하는것 또한 과학적으로 많이 발전하면서 더욱 이런 분야게 관심이 높아지는게 아닐까 싶다. "범죄자 프로파일링 - 물질적. 행태적 증거를 분석하고 범죄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구성하며, 입수할 수 있는 모든 정보의 범위 안에서 개연이 가장 높은 과학적 결론에 도달하는 활동의 조합이다(머릿말)" 라고 나와있다. 이 책의 PartⅠ 에서는 팻 브라운이 프로파일러가 된 계기를 이야기 해 주고 있으며 PartⅡ에서는 본격적으로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면서 사건들을 프로파일링 한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다

 

프로파일러 팻 브라운은 사실 40대 초반의 평범한 주부였다. 그녀는 1990년 자신이 살고있는 가까이에서 20대의 여인 "앤 캘리"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그녀의 평범한 인생 또한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남부럽지 않은 아이들과 남편이 있는 집의 평범한 가정주부 팻 브라운은 병원에서 수화통역사로 근무하며 지내왔지만, 앤캘리 사건은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던것 같다. 그런 그녀는 평소 자신의 집에 하숙인으로 들어온 "월트"를 수상하게 생각하며 그를 앤캘리의 살인범으로 확신한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녀의 과장된 생각, 그리고 오버스러운 행동이 프로파일러가 된 동기였음이 갸웃하게 만든다.  "이것이 마치 나만의 세계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자의 오만으로 들린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제로 오직 나만이 앤 켈리의 진정한 살해범을 알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아직도 자유로이 바깥세상을 활보하는 월트가 살인범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런 걸 알고 있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묵직하게 내리눌렀고, 그것을 모른 척 피해버릴 수만은 없었다.(121쪽).아무리 자신의 집 하숙인이 의심스럽다 해도, 주인 없는 집안에 몰래 잠입해 물건을 뒤질수 있을까? 그녀의 남편도 그런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음에 오히려 공감이 가기까지 한다. 그렇게 얻은 증거물로 경찰서에 무조건 찾아가 그를 조사해 달라며 증거물을 제시하지만 경찰측에서는 그녀의 이야기를 무시해 버린다. 그런 이후 프로파일러의 길로 들어서게 되며 결국 스스로 이 사건을 해결 하기 위해 홀로 독학으로 강의와 관련서적을 읽으며 공부를 시작한다. 그렇게 여러 사건을 프로파일링 하고 방송 출연을 하며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사실 내가 경찰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너무 어거지 스러운 행동에 나 또한 경찰과 같은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결국 월트는 그녀의 하숙집에서 나가게 되고 앤캘리 살인사건은 6년후 그녀가 프로파일러가 되고서 다시 월트는 용의자로 지목되어 조사를 하게 되지만 결국 그는 증거불충분으로 제외되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여러 살인사건을 접하고 프로파일링 하면서  TV에서나 영화, 드라마에서처럼 프로파일링이 화려하지 않고 과장되게 그려지지 않고 현실의 프로파일러의 모습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책 속의 수많은 살인 사건들은 20년이 더 지난 미제 사건도 있었고, 프로파일링을 하면서 경찰,FBI들과의 마찰로 힘겹고 어려웠던 일들, 그리고 협조해주지 않는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주변인들로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다. 또한 그녀는 민간인 입장이다 보니 수사기록 접근에 제한이 있기도 하다.나도 가끔 잠이 오지 않을때 티피 채널을 돌리며 CSI를 즐겨보기도 했다. 미국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FBI나 경찰들의 화려한 모습에 그들의 직업이 왠지 한없이 위대해 보이고 감히 접할수 없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듯한 느낌도 들긴 했지만,현실의 모습과 많이 다를수 있다는걸 이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깨닫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프로파일링한 사례들을 읽다보면 중,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함이 짙어진다. 사실 사건의 발생동기 부분을 흥미롭게 읽다가도, 그녀가 가설을 놓고 프로파일링을 하는 과정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너무 장황하게 늘어지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것 같다. 만약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고 무척 즐겁게 읽을수 있겠지만, 평범한 독자들이 읽거나 이런 분야에 별 관심없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너무 늘어지는게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정의가 실현되는걸 보지 못하고 아직도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는 문구에서 볼수 있듯이 그녀는 자신의 딸, 아니면 가족같은 힘없는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임을 당하고 비통해하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자신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주고 싶었던 마음은 진정으로 느껴진다.사건의 사례들을 보면서도 모두 속시원히 해결된 부분보다 아직도 많은 사건들이 미제로 남아있음이 조금은 아쉽고 답답하기도 했고, 그녀가 자신의 직업에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 책은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서 같은 책이 될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보편화 된다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그만큼 치명적인 사건들이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팻 브라운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의를 위해 늘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그녀를 위해 마음속으로나마 응원의 힘을 보내주고 싶다. 더 이상 이런 수많은 슬픈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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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 파이브툴 플레이어 추신수가 꿈을 향해 가는 다섯 가지 방법
추신수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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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얇은 책 한권이 손안에 쥐어졌다. 사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한다. 또한 매스컴에서 접할수 있는 선수들 외에는 어떠한 선수들이 있는지 잘 알지못한다. 그런 나에게 야구선수의 에세이집은 어울리지도 않게 손안에서 맴맴 돌기를 며칠인듯. 워낙 남의 인생에 관심없고 더더욱이 유명 스포츠선수나 유명인들의 삶은 더더욱 나의 일상에서 관심밖, 딴 세계의 사람들로 치부되어 살아왔다. 내 스스로 삶도 제대로 올곧게 걷지 못하고 휘청이는데, 남의 삶이 , 남의 인생이 무엇이 궁금하며 무엇이 부러울까? 괜시리 자격지심에 더 나은 삶을 사는 그들의 인생을 모른척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추신수 선수에 대해 아는거라고는 야구선수라는 것 밖에 알지 못한다. 야구에 '야'자도 제대로 모르는 내게 어쩌면 당연함이겠지!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에세이 집이라 가볍게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 뿐이였다.

 

어느 선수가 그러하듯, 추신수 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 오르기까지 그의 피나는 노력과 고된 훈련이 있었다. 한국에서 유망주이면서, MVP로 꼽히며 인정 받았던 그가 미국에 왔을땐 마이너리그의 최하위에 있던 루키리그에서 프로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가 한단계 한단계 힘겹게 쌓아올린 결과물이 아마 메이저리그 일 것이다.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도 보내기도 했고, 연습벌레라고 불릴 정도로 남들보다 4~5시간 일찍 구장에 나가 몸을 풀고 연습을 하던 그의 노력에 참 대단함을 느끼기도 했다. 한 시즌에 최다 안타 기록 86개를 넘어서며 아메리칸 리그 '9월의 선수'로 선정 되었고 2009년 시즌부터 풀 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해 동양인 최초로 타율 3할 이상 20-20클럽에 가입을 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올해의 파이브툴 플레이어' 후보 6인에 뽑히기도  했다고 하니, 그것이 어떤 의미이고 어느 정도의 대단함인지 잘 모르지만 , 아마 실로 대단한 선수가 아니였을까 지례짐작 할 뿐이다. 사실 나는 마이너리그나 메이저리그나 하는 뜻도 나는 잘 모르지만, 꽤 흥미롭기만 하다.

 

사실 한 선수에 관한 에세이집이다 보니 그리고 야구에 관한 이야기들로 온통 써내려간듯도 하지만, 야구에 문외한인 나 조차도 약간은 즐겁고 재미있게 읽기도 했다. 야구에 관해서라기 보다는 '추신수' 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인간미를 느낄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헌신, 그리고 늘 칭찬에 무색했던 추신수 선수의 아버지, 아무런 준비없이 최고의 야구만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 선수의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이야기들이 그러하다. 대부분의 선수나 부모들은 "열심히 했는데 기회가 오지 않는다"라거나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 내가 짚고 넘어가는 것은 두가지 포인트이다. 바로 '열심히'라는 단어와 '기회'또는 '운'이라는 단어이다. '열심히 했다'라는 평가는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라 생각한다.(79쪽)

 

이제 다시 야구시즌이 돌아와 나의 주변 지인들중 야구 광팬들은 모두 흠뻑 이미 야구에 취해있다. 사실 나도 언젠가 한번 야구에 재미(?)를 느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또한 정말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니 야구를 가까이 하기를 포기했다. 아직도 야구 룰의 아주 기초적인 것도 제대로 모르는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많은 공감을 주지 못했다. 추신수 선수의 광팬이라면 별 5개도 모자랄 정도로 훌륭한 평을 주었겠지만, 나처럼 야구에도 , 그리고 유명인 에게도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위에서 언급했듯 왠지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온통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나는 이야기였다면 읽기를 포기하고 한쪽에 고이 모셔두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끝까지 이 얇은 책 한권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장을 덮을수 있었던건, 그의 글에서 진실함과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일상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그런 그가 말하는 인생의 균형을 잡는 다섯 가지 방법은 무엇이든 채울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고', 타고난 근성으로 노력한 바를 몸과 마음에 '새겼더니' 스스로를 '믿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족들과 함께 미래를 '꿈꿔 나가며' 야구를 진정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비워라. 새겨라. 즐겨라. 꿈꿔라. 믿어라" 이 의미는  각자 개인이 어떻게 새기느냐에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나에게 가장 필요한건 "즐겨라"라는 단어인듯 하다.추신수 선수가 야구를 진심으로 즐긴다는 글귀가 왠지 꽤 부럽게 느껴졌다. 자신이 하는 일을 , 하고싶은 일을 즐긴다는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일까. 돈벌이가 아닌 다른 생계수단이 아닌 오로지 즐기기 위함이니 말이다. 나는 그러지 못함에, 씁쓸한 미소만 베어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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