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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 파이브툴 플레이어 추신수가 꿈을 향해 가는 다섯 가지 방법
추신수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얇은 책 한권이 손안에 쥐어졌다. 사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한다. 또한 매스컴에서 접할수 있는 선수들 외에는 어떠한 선수들이 있는지 잘 알지못한다. 그런 나에게 야구선수의 에세이집은 어울리지도 않게 손안에서 맴맴 돌기를 며칠인듯. 워낙 남의 인생에 관심없고 더더욱이 유명 스포츠선수나 유명인들의 삶은 더더욱 나의 일상에서 관심밖, 딴 세계의 사람들로 치부되어 살아왔다. 내 스스로 삶도 제대로 올곧게 걷지 못하고 휘청이는데, 남의 삶이 , 남의 인생이 무엇이 궁금하며 무엇이 부러울까? 괜시리 자격지심에 더 나은 삶을 사는 그들의 인생을 모른척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추신수 선수에 대해 아는거라고는 야구선수라는 것 밖에 알지 못한다. 야구에 '야'자도 제대로 모르는 내게 어쩌면 당연함이겠지!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에세이 집이라 가볍게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 뿐이였다.
어느 선수가 그러하듯, 추신수 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 오르기까지 그의 피나는 노력과 고된 훈련이 있었다. 한국에서 유망주이면서, MVP로 꼽히며 인정 받았던 그가 미국에 왔을땐 마이너리그의 최하위에 있던 루키리그에서 프로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가 한단계 한단계 힘겹게 쌓아올린 결과물이 아마 메이저리그 일 것이다.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도 보내기도 했고, 연습벌레라고 불릴 정도로 남들보다 4~5시간 일찍 구장에 나가 몸을 풀고 연습을 하던 그의 노력에 참 대단함을 느끼기도 했다. 한 시즌에 최다 안타 기록 86개를 넘어서며 아메리칸 리그 '9월의 선수'로 선정 되었고 2009년 시즌부터 풀 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해 동양인 최초로 타율 3할 이상 20-20클럽에 가입을 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올해의 파이브툴 플레이어' 후보 6인에 뽑히기도 했다고 하니, 그것이 어떤 의미이고 어느 정도의 대단함인지 잘 모르지만 , 아마 실로 대단한 선수가 아니였을까 지례짐작 할 뿐이다. 사실 나는 마이너리그나 메이저리그나 하는 뜻도 나는 잘 모르지만, 꽤 흥미롭기만 하다.
사실 한 선수에 관한 에세이집이다 보니 그리고 야구에 관한 이야기들로 온통 써내려간듯도 하지만, 야구에 문외한인 나 조차도 약간은 즐겁고 재미있게 읽기도 했다. 야구에 관해서라기 보다는 '추신수' 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인간미를 느낄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헌신, 그리고 늘 칭찬에 무색했던 추신수 선수의 아버지, 아무런 준비없이 최고의 야구만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 선수의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이야기들이 그러하다. 대부분의 선수나 부모들은 "열심히 했는데 기회가 오지 않는다"라거나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 내가 짚고 넘어가는 것은 두가지 포인트이다. 바로 '열심히'라는 단어와 '기회'또는 '운'이라는 단어이다. '열심히 했다'라는 평가는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라 생각한다.(79쪽)
이제 다시 야구시즌이 돌아와 나의 주변 지인들중 야구 광팬들은 모두 흠뻑 이미 야구에 취해있다. 사실 나도 언젠가 한번 야구에 재미(?)를 느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또한 정말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니 야구를 가까이 하기를 포기했다. 아직도 야구 룰의 아주 기초적인 것도 제대로 모르는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많은 공감을 주지 못했다. 추신수 선수의 광팬이라면 별 5개도 모자랄 정도로 훌륭한 평을 주었겠지만, 나처럼 야구에도 , 그리고 유명인 에게도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위에서 언급했듯 왠지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온통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나는 이야기였다면 읽기를 포기하고 한쪽에 고이 모셔두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끝까지 이 얇은 책 한권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장을 덮을수 있었던건, 그의 글에서 진실함과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일상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그런 그가 말하는 인생의 균형을 잡는 다섯 가지 방법은 무엇이든 채울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고', 타고난 근성으로 노력한 바를 몸과 마음에 '새겼더니' 스스로를 '믿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족들과 함께 미래를 '꿈꿔 나가며' 야구를 진정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비워라. 새겨라. 즐겨라. 꿈꿔라. 믿어라" 이 의미는 각자 개인이 어떻게 새기느냐에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나에게 가장 필요한건 "즐겨라"라는 단어인듯 하다.추신수 선수가 야구를 진심으로 즐긴다는 글귀가 왠지 꽤 부럽게 느껴졌다. 자신이 하는 일을 , 하고싶은 일을 즐긴다는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일까. 돈벌이가 아닌 다른 생계수단이 아닌 오로지 즐기기 위함이니 말이다. 나는 그러지 못함에, 씁쓸한 미소만 베어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