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팻 브라운 지음, 하현길 옮김, 표창원 감수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표지가 꽤 강렬하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사실 '프로파일러'라는 것에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미드 CSI나 법의학, 범죄심리학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관해서도 꽤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많아지는듯하다. 요즘은 사이코 패스적인 살인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아마 이런 미제로 남는 살인사건이나 범죄자들을 수사하는것 또한 과학적으로 많이 발전하면서 더욱 이런 분야게 관심이 높아지는게 아닐까 싶다. "범죄자 프로파일링 - 물질적. 행태적 증거를 분석하고 범죄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구성하며, 입수할 수 있는 모든 정보의 범위 안에서 개연이 가장 높은 과학적 결론에 도달하는 활동의 조합이다(머릿말)" 라고 나와있다. 이 책의 PartⅠ 에서는 팻 브라운이 프로파일러가 된 계기를 이야기 해 주고 있으며 PartⅡ에서는 본격적으로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면서 사건들을 프로파일링 한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다

 

프로파일러 팻 브라운은 사실 40대 초반의 평범한 주부였다. 그녀는 1990년 자신이 살고있는 가까이에서 20대의 여인 "앤 캘리"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그녀의 평범한 인생 또한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남부럽지 않은 아이들과 남편이 있는 집의 평범한 가정주부 팻 브라운은 병원에서 수화통역사로 근무하며 지내왔지만, 앤캘리 사건은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던것 같다. 그런 그녀는 평소 자신의 집에 하숙인으로 들어온 "월트"를 수상하게 생각하며 그를 앤캘리의 살인범으로 확신한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녀의 과장된 생각, 그리고 오버스러운 행동이 프로파일러가 된 동기였음이 갸웃하게 만든다.  "이것이 마치 나만의 세계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자의 오만으로 들린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제로 오직 나만이 앤 켈리의 진정한 살해범을 알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아직도 자유로이 바깥세상을 활보하는 월트가 살인범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런 걸 알고 있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묵직하게 내리눌렀고, 그것을 모른 척 피해버릴 수만은 없었다.(121쪽).아무리 자신의 집 하숙인이 의심스럽다 해도, 주인 없는 집안에 몰래 잠입해 물건을 뒤질수 있을까? 그녀의 남편도 그런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음에 오히려 공감이 가기까지 한다. 그렇게 얻은 증거물로 경찰서에 무조건 찾아가 그를 조사해 달라며 증거물을 제시하지만 경찰측에서는 그녀의 이야기를 무시해 버린다. 그런 이후 프로파일러의 길로 들어서게 되며 결국 스스로 이 사건을 해결 하기 위해 홀로 독학으로 강의와 관련서적을 읽으며 공부를 시작한다. 그렇게 여러 사건을 프로파일링 하고 방송 출연을 하며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사실 내가 경찰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너무 어거지 스러운 행동에 나 또한 경찰과 같은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결국 월트는 그녀의 하숙집에서 나가게 되고 앤캘리 살인사건은 6년후 그녀가 프로파일러가 되고서 다시 월트는 용의자로 지목되어 조사를 하게 되지만 결국 그는 증거불충분으로 제외되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여러 살인사건을 접하고 프로파일링 하면서  TV에서나 영화, 드라마에서처럼 프로파일링이 화려하지 않고 과장되게 그려지지 않고 현실의 프로파일러의 모습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책 속의 수많은 살인 사건들은 20년이 더 지난 미제 사건도 있었고, 프로파일링을 하면서 경찰,FBI들과의 마찰로 힘겹고 어려웠던 일들, 그리고 협조해주지 않는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주변인들로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다. 또한 그녀는 민간인 입장이다 보니 수사기록 접근에 제한이 있기도 하다.나도 가끔 잠이 오지 않을때 티피 채널을 돌리며 CSI를 즐겨보기도 했다. 미국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FBI나 경찰들의 화려한 모습에 그들의 직업이 왠지 한없이 위대해 보이고 감히 접할수 없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듯한 느낌도 들긴 했지만,현실의 모습과 많이 다를수 있다는걸 이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깨닫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프로파일링한 사례들을 읽다보면 중,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함이 짙어진다. 사실 사건의 발생동기 부분을 흥미롭게 읽다가도, 그녀가 가설을 놓고 프로파일링을 하는 과정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너무 장황하게 늘어지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것 같다. 만약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고 무척 즐겁게 읽을수 있겠지만, 평범한 독자들이 읽거나 이런 분야에 별 관심없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너무 늘어지는게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정의가 실현되는걸 보지 못하고 아직도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는 문구에서 볼수 있듯이 그녀는 자신의 딸, 아니면 가족같은 힘없는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임을 당하고 비통해하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자신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주고 싶었던 마음은 진정으로 느껴진다.사건의 사례들을 보면서도 모두 속시원히 해결된 부분보다 아직도 많은 사건들이 미제로 남아있음이 조금은 아쉽고 답답하기도 했고, 그녀가 자신의 직업에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 책은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서 같은 책이 될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보편화 된다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그만큼 치명적인 사건들이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팻 브라운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의를 위해 늘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그녀를 위해 마음속으로나마 응원의 힘을 보내주고 싶다. 더 이상 이런 수많은 슬픈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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