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을 여는 주문, 스펠스 윙스 시리즈 2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이지선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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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윙스' 시리즈의 첫번째 책을 집어 들었을때는 호기심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네 , 그랬어요 표지부터 샤방한 것이 왠지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해줄듯한 순정만화 한편 같은 느낌이요, 뭐 오랫만에 집어든 판타지물이기도 했고, 그렇게 무난히 읽혔던 1권 '윙스' 였습니다. 사실 시리즈1을 읽으면서 등줄기에 꽃잎(날개)가 생겨난다는 대목에서는 천계영의 만화 '언플러그드 보이' 가 생각나기도 했고, 오묘한 로렐과 타마니, 데이빗의 삼각관계에서는 '트와일라잇'이 생각나기도 했지요, 루즈하고 식상하고, 진부한 느낌이 가득했지만 나름 잘 읽혔던 책입니다.

 

이번 시리즈2 <스펠스>에서는 소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요정들의 세계 즉 '아발론'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이군요. 로렐의 부모님에게 자신이 요정이라는 사실을 털어놓고 요정들의 도시(세계)인 아발론에서 요정수업을 받게되는 로렐, 인간 세계와 요정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데이빗과 타마니 사이에서의 감정의 갈등을 사이에 두고 꽤나 방황을 합니다. 그렇다보니 이번 <스펠스>는 지겹게 느껴질 정도로 요정들의 도시 '아발론'에 관한 세세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조잘조잘 들려주는것 같군요. 요정들의 규칙과 수업, 그리고 요정들의 히스토리(?)같은 뭐 그런것들 말이지요. 사실 2권의 70% 이상이 아발론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던듯 하네요 .그렇다보니 지루하게 느껴지는건 어쩔수 없네요. 이렇게 까지해서 권수를 늘릴 필요가 있었을까 ? 하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또다른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요정 수업을 받기 위해 '아발론'으로 들어가는 로렐을 야기할땐 그렇지요, 이 장면에서는 해리포터가 '마법학교'에 입학하는 장면과 거의 흡사하게 겹쳐지는듯 합니다. 다만 요정과 마법사? 그정도 차이만 있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래도 해리포터를 시작으로 꽤 많은 판타지 물이 영화 , 혹은 소설로 많이 개봉되고 출간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 역시 커다란 하나의 틀 안에서 더이상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학교물 같기도 하고, 성장 소설 같기도하고, 거기에 약간의 판타지만 섞어놓은, 그리고 꼭 빠지지 않는 남녀의 삼각관계나 애정갈등 등등이 말입니다. 그 틀에서 소재만 약간 바뀌 었을뿐, 뭐가 다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위에서 말했듯 로렐, 데이빗, 타마니의 삼각관계도 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네요. 특히 로렐의 묘한, 애매모호한, 우유부단한 그녀의 말이나 행동이 왠지 오롯이 자신의 곁에만 두려하는 욕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인간 세상에서 네 삶의 일부였다면 넌 어떻게든 결정을 내려야 했겠지. 지금 넌 두 세계를 오가며 가장 큰 득을 보고 있어. 너에겐 또 너의 데이빗이 있지.(350쪽)" 라고 타마니의 말에서도 알수있듯 말입니다. "둘 중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 로렐은 둘 다 행복하길 원했다. 그들은 그녀의 삶에서 똑같이 중요한 존재들이었다. 둘 중 하나만을 서낵하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었다.(365쪽)"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두 사람을 모두 놓치기 싫은 것 같네요. 이렇듯, 그녀의 오묘한 행동에 읽는내내 짜증스럽기 까지 합니다. 과연 그들의 삼각관계의 결말이 내심 궁금해 집니다.

 

글쎄요, 윙스 시리즈 2권은 전체적으로 보자면 '참 지루하다' 라고 밖에 할 말이 없는듯 합니다. 왠지 제게는 아발론의 세계를 이렇게 늘어지게 풀어 쓸 정도로 중요함도 느껴지지 않았을 뿐더러, 2권에서는 특이할만한 사건도 없었으며, 단지 로렐의 일상을 보여주는 그저 평범하고 평온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뭐, 요정들의 적, 트롤들이 잠깐 등장하기도 한다지만, 1권 만큼 크게 비중을 차지 하지도 않았고, 읽으면서 로렐 일행(데이빗, 타마니)등이 처한 위험이 극한 상황처럼 느껴지지도 않았고, 읽으면서도 '뭐.. 이러다가 또 살아나겠지' 라고 푸념스럽게 투덜대기도 했습니다.그렇게  1권<윙스>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나름 잠시 기대했던 궁금증은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이번 <스펠스>의 아발론에 대해 장황했던 이야기가 과연 3,4권의 이야기의 흐름에 있어 중요도가 높은지는 두고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지지부진하게 이야기를 진행함은 이번 <스펠스>에서 끝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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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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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쯤... 아마 그 정도의 기간이 걸린것 같습니다. 이 한권의 책을 부여잡고 끈질기게 지지부진하게 느릿한 손놀림으로 책 페이지를 넘기며 결국은 마지막 장을 덮은게 말이지요. 350페이지가 채 안되는 많은 분량의 소설도 아니지만, 뭐 저야 늘 그렇지 않습니까? 200페이지든 300페이지든 평소 일주일은 기본으로 잡고있는 느릿하고 나태한 책읽기 말입니다. 여튼, 뭐 그렇네요. 느닷없는 국지성 폭우에, 정신산란한 요즘, 그리고 구태여 얘기 하지않아도 늘 머릿속을 마구 흔들어 놓는 여러가지 저의 잡스러운 복잡한 일들로 책이든, 영화든 제대로 즐기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더이상의 방황(?)은 하지 않으려 어느것 하나에도 소원해지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니.. 어쩌면 그 복잡스러운 생각들과 고민들과, 불안함들을 잠시나마 잊고 싶어서 영화든 책이든 집착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방향이든, 어느 길이든, 어느 쪽이든, 언젠가는 이럼 막막함과 답답함의 결과물이 딜레마에 빠진 저를 구해주겠지요.  음, 여튼 뭐 그렇습니다.

 

글쎄요, 이번 소설은 저자 <손미나>라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끌리지 않았습니다. 아마 역시 선입관이 문제 겠지요, 본업이 작가가 아닌 방송인(아나운서)이였던 그녀가 작가로써 소설을 출간했다는건, 왠지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게 합니다. 거기에 한창 여행작가로 꽤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그녀가 이번에는 소설가로써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보니, 더욱 그런 비호감적인, 생각과 마음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뭐 그렇다고 그녀의 책을 접해보지도  못했지만, (어쩌면 그런 선입견으로 인해 그녀의 책들은 저의 무관심속에 한몫 자리하고 있었겠지요) 차라리 그냥 계속 여행작가로 활동 했다면 그래도 괜찮을텐데.. 생각이 그녀의 소설을 읽는데 부정적이게 작용하더군요. 여튼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나른하게 책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합니다.

 

 


'미모자'는 노란색으로 눈부시게 피어나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는 미모자 꽃, 그 미모자꽃이 주위를 온통 둘러싸서 꽃을 밟지 않고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다는 프로방스의 봄레미모자 마을, 그리고 두 쌍의 연인이 사랑을 키워 나가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그림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 손미나


이야기는 두 쌍의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독특한 건  단순히 흐름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됨이 아니라 , 두 인물 즉, 장미와 테오의 스토리를 번갈아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그 장미와 로베르, 테오와 레아의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필작가로 활동중인 장미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선배의 권유로  레아의 러브 스토리를 쓰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레아가 체류했던  프랑스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지요. 가난한 연극배우인 프랑스인 테오, 그리고 K그룹 회장의 딸 레아의 사랑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 곳곳을 여행하듯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 또한 그 연인의 러브 스토리를 쓰기 위해 프랑스에 체류하게 되면서 장미 또한  프랑스인 의사 '로베르'의 우연한 만남부터 사랑까지 두 연인의 각기 다른듯 비슷한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주지요.  사실 각기 두 커플의 사랑을 보면서 조금은 건조하게 느껴지는 장미와 로베르의 사랑보다는 뜨겁고 정열적이고 열정적인 레아와 테오의 사랑이 참으로 아름답고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두 커플의 상반된듯 비슷한 느낌의 사랑 표현 중 특히 테오와 레아의 사랑이 더욱 돋보였던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사랑이 더욱 절절히 와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비록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흔해빠진 사랑방식일 뿐이지만 말이지요.

 

늘 연애소설(사랑소설?)이 그렇듯 어느 큰 틀 하나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사랑'이라는 하나의 단어에는 무한한 의미가 담겨있지만, 남녀간의 사랑에 관해서는 더욱 한정된 틀 안에 갇혀있기 마련이지요. 이번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역시 저에게는 그러했습니다. 그러함에도 왠지 그 두 쌍의 사랑 이야기에 제 가슴도 말랑말랑해지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속에 폭 빠져 들어 있었다는 얘기도 될듯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끊임없이 생각을 합니다. 과연 '인연과 우연'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 하는 것일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말이지요. 과연 이들처럼 오롯이 변하지 않는 '사랑' 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음, 과연요! 오랫만에 달달한 소설을 읽어서인지 , 오랫만에 방긋 웃어주는 햇살만큼이나 쓸모없는 몽상질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장미와 테오의 이야기를 교차해 들려주는 것 외에도 이 소설은 표지에도 나와있듯이 로드무비 픽션입니다. 프랑스 여러곳을 여행하는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또하나 다른 연애 소설과 다른 점은, 단지 '사랑'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만 꽉 채움이 아닌 소설가 김탁환님의 말처럼 연애, 예술, 여행,추리 요소를 골고루 잘 버무려 섞어놓은 묘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손미나, 그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잠시 엿보았습니다. 저의 섣부른 선입견으로 그녀의 진정성을 보지 못했던 듯 싶네요. 그녀는 이제 소설가로써도 충분히 , 아니 훌륭한 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괜한 편견과 선입견으로 미워하지 않을께요 ;). 여튼 오랫만에 활짝 개인 날씨 덕분에, 그리고 기대 하지 않았던 한 권의 소설의 즐거움으로 인해, 잠깐이나마 제 심장도 두근 거렸습니다. 주말에는 달달한 로맨스 영화나 한편 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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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9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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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척이나 덥습니다. 그래서인지 좀처럼 어느것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게으른 나날들을 보내고있어요. 더위에 지쳐 점점 나태해지니 큰일입니다. 덕분에 집중력도 , 제 주의 어느 것에도 제대로 관심과 정성을 쏟지 못하고 있네요. 여튼 우리 이웃님들은 이런 살인 더위 잘 이겨내고 계시는지요? 하하 그런 나태해진 마음으로 책 한권 읽은건 꽤나 고통이 따릅니다. 이번 책 역시 일주일 이상을 부여잡고 있었네요. 늘 별다를것 없는 거북이 속도에 게으른 책 읽기라 놀랄 일도 아닙니다만 , 요즘은 참으로 버겁고 힘겹네요.

 

이번 소설은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이라는 소설 입니다.  기리노 나쓰오님의 소설은 처음이에요. 이 소설은 '무라노 미로 시리즈' 2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1탄은 <얼굴에 흩날리는 비> 그리고 2탄이 이번의 이 책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그리고 마지막 편인 <다크>라고 하네요, 뭐 저는 1탄인 얼굴에 흩날리는 비를 읽지 못하고 우연히 2탄부터 집어들게 된 셈이네요. 얼굴에 흩날리는 비 또한 꽤 많은 호평을 받은 걸로 아는데, 제가 그 소설을 소장하고 있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 것이 조만간 여유가 생기면 한번 찾아 봐야겠습니다.  가끔 소설을 읽기전 책 제목에 의문이 많이 생길때가 있습니다.  이번 소설 역시 그런 느낌이에요 ,  이야기의 스토리 자체를 짐작하기 어려운 느낌 이라고 할까요? (책 제목만으로는) 대부분 다른 소설들은 제목만으로도 책의 전체적인 스토리가 지례짐작 되기 마련인데, 이번 소설은 그냥 고개만 쉼없이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표지 또한 노오란 배경에 강렬한 색상의 붉은 원피스를 입은 소녀의 뒷모습이 조금은 매치되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탐정으로 활동하는 무라노 미로는  어느 날 "성인비디오 인권을 생각하는 모임"의 활동가 와타나베로부터 AV(성인비디오)배우 '잇시키 리나'의 실종사건을  접수 받습니다. 리나가 출연한 성인비디오물의 레이프 장면이 연출이 아닌 실제로 배우의 인권을 유린한 결과물이었다는 증언을 얻고자  합니다. 무라노는 2주간동안 그녀의 행방을 찾아가며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소설의 스토리는 단순한듯 보이지만 실종된 '리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둡고, 놀랄만한 사실들을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되지요.이번 소설은 다른 스릴러, 추리물과는 다르게 참 지지부진하게 진행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트릭이나 긴박감, 흡입력이 뛰어 나다고도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 소설은 참 눈을 뗄수 없수 없게 만드는 묘한 끌림이 있습니다. 뭐라할까요, 잠시 한눈을 팔고 슬슬 읽다보면 불쑥 의외의 사건이 터지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조급함이나 조잡스러움 없이  느릿한 거북이 마냥 더딘 느낌이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이나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점이 되는 탐정 무라노 미로 또한 다른 소설속이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탐정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왠지 탐정이라 하면 만능 재능인, 뛰어난 두뇌, 또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뛰어난 솜씨등, 모든 수식어를 다 붙여가며, 결국은 탐정은 "뛰어나다" 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저였지만, 이 소설의 무라노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여자 입니다 (사실 탐정이라는 직업과, 이름만 봤을때는 의심없이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탐정이 여자일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읽은터라 , 무라노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잠시 멈칫 하기도 했네요. 그녀는 전직 탐정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탐정활동을 갓 시작한 초보 새내기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보니 잇시키 리나 사건을 맡아 풀어나가는 그녀만의 방식이 참 더디게 느껴지기도 서투르게 느껴지기도 하는건 당연한듯 하네요. 어쩌면 너무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을 읽고나니 참 묘한 느낌이 듭니다. 사실 책을 읽은지 이틀정도 지났지만,  현실이었는지 소설이었는지, 잠시 착각과 혼란이 왔거든요. 저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문득 문득 이 소설의 내용이 떠오를때면 티비에서 보았던 내용인가? 하며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기리노 나쓰오의 이번 소설은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소설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들 즉, (책소개에서도 볼수 있듯이) 성인비디오, 매춘, 야쿠자, 가정폭력, 미혼모, 동성애 등, 어두운 현실사회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은 처음 접했지만, 소설을 다 읽고보니  꽤 인상적인 글을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비록 우연히 1탄이 아닌 2탄부터 읽게 되었지만, 기리노 나쓰오의 미로 씨리즈인 1탄과 3탄까지 읽은 다른 독자분들은 1,3탄 또한 뛰어나고 훌륭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보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2탄인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은  1,3탄에 비해 조금은 약하다는 평도 있더군요. 저는 이번 책이 처음으로 접한 첫번째 소설이여서인지는 몰라도, 타 소설에 비해 강렬하거나 엄청난 흡입력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꽤 현실적인, 현실감있는,  탄탄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왠지 문득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 슬럼버>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전혀 다른 내용의 다른 느낌의 소설이긴 하지만 이야기를 전개함에 있어 무언가 묘하게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인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기리노 나쓰오 역시 참 매력적인 작가임은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무라노 미로 시리즈' 외에도 이번에 기리노 나쓰오의 또다른 소설 - 미로 시리즈의 외전 - <물의 잠 재의 꿈>도 꽤 궁금하네요. 표지만 보았을때는 그닥 끌리지 않았는데, 이번 소설을 읽은 후 그녀의  <물의잠 재의꿈> 역시 기대감이 커지네요. 조만간 읽기를 시작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번 소설을 계기로 '무라노 미로 시리즈'를 섭렵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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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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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참 크게 느껴지는 책 입니다. 동물원을 사다니요, 누구나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을 말입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저는 이상하게 책 표지부터 끌리지 않으면 지지부진하게 끄는 모난 성격이라 한번 미뤄 두니 차일피일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책이였어요, 어쩌면 제목에서 모든 내용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 그대로 벤저민 미의 이야기를 실화로 담은 이야기입니다. 띠지에는 맷 데이먼과 스칼렛 요한슨 주연으로 12월에 영화로도 개봉 예정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네요. 아마 가족, 드라마 장르의 영화가 되겠지요

 

이야기는 2004년 6월 런던의 아파트를 팔고 프랑스의 헛간 두채를 사들이고 정착을 하며 지내던중 우연히 영국의 야생 공원 '다트무어 야생공원'이 재정난으로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지를 자신의 누이로 부터 받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이것이야말로 가족이 함께 할수 있는 '꿈의 시나리오' 라고 생각하지요.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합니다 - 사실 한국처럼 보수적인 가족사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쉽게 허락하고 동의할 가족들이 몇이나 있을까까요? - 가족들은 모두 그런 벤저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모두 찬성을 합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왠지 잘 풀려가는 듯 동물원 매입의 희망이 보이는듯 하지만 막상 그들에게는 쉽지 않은 장벽들에 부딪칩니다. 동물원을 매입하기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평생 모아 마련한 집을 팔아야 했고, 형제들의 돈을 싹싹 모아 힘을 보태며 힘겹게 동물원을 매입하게 되지요, 하지만  동물원을 매입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낡을대로 낡은 건물들 보수와, 직원 채용과, 그리고 동물들의 먹이와 보살핌, 등등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요. 비록 그들이 말하는 '꿈의 시나리오'를 시작하기 전 아내(캐서린)의 뇌종양에 걸려  수술(교모세포종)등 힘든 시련도 닥치고,은행 대출의 어려움, 그리고  재규어가 탈출하는 사고가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아내 캐서린이 투병중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지요,  벤저민은 두 아이를 두고 하늘로 떠난 아내 생각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슬펐을까요? 그가 그런 힘든 시련을 모두 견뎌낼수 있었던 것은 아마 이처럼 다트무어 야생공원에 대한 희망과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물 흐르듯 이 책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도 드네요. 저 같이 나태하고 게으른 사람은 공짜로 이런 동물원이 굴러 들어 온다해도 절대 할수 없을 일이라는 생각이요, 그렇잖아요! 어떠한 자신감과 불타는 의욕 없이는 동물원을 운영한 다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거든요!(이 책을 읽다보니 동물원 운영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조금은 알수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두 마리도 아닌 200여 마리의 야생동물들의 건강과 상태를 보살펴야 하고, 그리고 직원관리에도 신경 써야하고 그밖의 많은 일들을 모두 해내야 하니  말입니다.그만큼 벤저민은 동물에 대해, 그리고 동물원에 대해서는 지극한 사랑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겠지요.  사실 저는 뭐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 말고는 다른 종의 동물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보니 동물 티비 프로도 잘 보지 않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왠지 저와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느껴져서 인지 크게 이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크게 감동스럽거나 감탄스럽지는 않앗던것 같아요. 건조하게 무심히 읽혀지듯,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단지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라는 정도라고 할까요? 곧 영화로도 개봉하고,  영국 BBC TV에도 다큐멘터리로 방송되었다고 하니 그의 열정과 의욕만큼은 부럽기도 합니다. 12월 영화로 다시 한번 만나봐야 겠습니다. 책에서 느끼지 못한 , 어쩌면 제가 놓쳐버린 무엇을 영화에서는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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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선생님 365 -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세상의 모든 것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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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글씨체가 이쁘고 귀여운 책이에요, 왠지 학교 종이 땡땡땡.. 하며 노래를 불러야 할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노오란 표지에 어린 아이 글씨같은 그런 폰트가 왠지 말 그대로 어떠한 초등학생이 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정철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뭐 그동안 귓등으로 정철님의 이름을 많이 듣고 , 봐왔던지라 꽤 유명한 카피라이터 라는 것만 어슴프레 알고 있어요. 뭐 책읽기 좋아한다는 저이지만 다른 분들의 책 읽기에 비하면 비루함 마저 드니 말입니다. 이 에세이집을 읽으면 속속들이 귀엽고 아기자기한 삽화들과 정말 공감할수 있는 글귀들이 샘솟듯 많이 등장해요, 사실 이 책을 시작하기 전 후루루룩 빠른 넘김으로 보았을땐 짧막한 글귀들이 무슨 공감을 주고 무슨 이야기들을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짐짓 들기도 했어요, 저는 사실 그래요, 책을 읽어보기 전 제목으로 그 책속 이야기를 제 마음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모나고 이상한 성격을 지녔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번 책도 그런 생각이 들었나봐요, 장난스런 책표지의 폰트와 디자인에 왠지 유치하고 쓸모없는 이야기들로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을까 노파심이 들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답니다. 앉은 자리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한, 두시간내에 끝낼수 있을듯한 부담없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끌리지 않음에 차일피일 다른 책들을 들었다 놨다하며 읽기를 외면했었나봐요,

 

하지만 이런 저의 모난 성격 때문에 읽기를 미루었던게 아마 큰 착각과 실수를 낳은듯하네요. 정철님이 왜 이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짧지만 강렬한 문구,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누구나 생각하고 고민할수 있는 이야기들을 얘기해 주고 있거든요, 짧지않은 삶속에 한번도 주변의 사물,보이지 않는 어떠한 표현의 단어들을 한번도 마음깊게 생각해  않았어요. 그냥 이 물건에는 이 단어가 어울리는것이라고 생각했고, 부르기 편한 명칭이라 생각했을 뿐이지요,  이 책 속에는 그렇게 우리들의 무심히, 무관심히 지나칠수 있는 수많은 여러가지의 단어들을 정철님은 하나하나 과하지 않게, 그리고 있는 그대로 , 풀어 놓았어요. Opening 에서 정철님이 말하듯이 이 책은 말 그대로 사물을 관찰하여 그것에서 가르침을 발견한 책 이랍니다.  


 

365가지의 많은 단어들과 사물들의 이야기 속에는 저의 추억, 사랑, 시간, 아픔, 슬픔, 미소, 아련함 들의 복잡 오묘한 것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때로는 머나먼 , 그리고 아련한 기억속의 지인을 떠올리게 해주기도 했고, 늘 곁에 있음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가족들의 애틋함도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었고, 그리고 이제는 잊혀져버린 첫사랑 같은 풋풋한 설레임도 느끼게 해주네요. 화려하지 않아도, 인위적이지 않아도, 무언가 돋보이려 표현하지 않아도, 짧은 하나의 표현만으로 충분히 그 사물과 단어의 가치를 느낄수 있답니다.

책 표지에도 말했듯 가르치지 않고 가르친다, 야단치지 않고 야단친다. 충고하지 않고 충고한다. 격려하지 않고 격려한다. 이 문구를 책을 읽기전 읽었을때는 크게 생각하지도 않고 대충 흘려 보았던 것 같아요, 책을 읽고 문득 책표지를 보았는데 유난히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와, 몇번이고 되뇌이며 찬찬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 무슨 뜻일까?' 말 그대로 이 책은 소리없이 읽음으로써 많은 것을 우리들에게 말하고 있네요. 이 수많은 사물들과 단어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는 말 그대로 누군가의 입을 통해 가르치고, 야단치고,충고하고, 격려하지 않지만, 그 뜻을 스스로 깨달음으로 인해 모두 느낄수 있답니다.  

 

말 그대로 365개의 선생님들에게 배우는 즐거운 인생철학 입니다.  무작정  읽으며 책 페이지를 넘기는 것보다. 차례에 나와있는 1교시~6교시 그리고 강의 주제를 마음에 새겨두고 그 단어들의 의미들을 읽어 내려간다면 더욱 와 닿게 되고 또한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꺼에요, 무작정 읽다보면 '왜 이 단어에 이런 의미를 붙여 놓았을까, 너무 억지스러운것 아닐까?' 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이 책의 Closing 부분에 보면 정철님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세상을 위해. 이 책에 실린 글 365개를 커다란 그릇에 넣고 비빔밥 비비듯 잘 섞으면 그릇 안에 딱 두 글자가 남을 것입니다.. 아 정말 이 글을 읽으며 절로 감탄사가 나오네요. 어떻게 이런 기발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생각을 했는지 말입니다.  이 책으로 부터 인생을 배웠고, 삶을 배웠고, 교훈을 얻었고, 고마움을 느낍니다.  

나는 이제껏 사람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은 인내를 갖고 내 이야기를 들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메뉴를 내놓습니다 비빔밥.   잘 생긴 놈 못생긴 놈 다 섞이는 비빔밥. 전라도 나물이 경상도 나물을 껴안는 비빔밥. 더 큰 맛을 위해 내 맛을 양보하는 비빔밥.  우리 사람도 비볐으면 좋겠습니다. 잘 섞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내 맛만 고집한다면 전주비빔밥 같은 세상은 또 한걸음 멀어집니다. (Closing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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