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
박안식 지음 / 예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명분이 아닌 국익을 위해 개혁을 주도한 소현세자의 삶의 자취!!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역사 속의 소현세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인지라 소현세자의 삶에 대해 알고 싶다기보다 그가 도대체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지금 시기에 이런 평가를 다시금 받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역사에 관심이 많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던지라 역사속의 또 다른 인물인 소현세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얼마전 남한산성이라는 소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었다. 그러면서 나도 읽게 되었었고 인조와 청나라와 명나라의 관계에 대해 조금은 알았으며 약소국으로 얼마나 치욕적인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약소국이라면 시대와 상황에 대한 대처기술이 뛰어나야 하며 사대부적인 생각에 갖혀서 산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한산성의 사건이 그냥 있어진 것이 아니라 사대부적인 생각에 갖혀있던 왕과 선비들이 명이 멸망하고 청으로 실세가 옮겨진 줄도 모르고 무조건적인 사대주의만 울부짖다가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닐까싶다.

 

인조의 아들로 세자였던 소현세자는 무척이나 트인 생각을 가지고 살던 인물이었다. 물론 소현세자도 조선의 세자로서 사대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남한산성에서 임금을 포로로 데려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자처하여 백성과 조선이라는 나라를 위하여 포로가 되었으며 청나라에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순간 처세술이 능통하며 어떻게든 조선을 위해 살고자 했던 그는 포로가 된 후에도 그곳에서 학문에 힘썼다. 약소국의 설움을 이겨내고자 함도 있었겠지만 후일을 기약하고자 했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곳에서 소현세자는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그 당시 조선이 처한 상황을 살피고 서구 문명을 받아들였다. 그는 해외 선교사와도 만남을 가졌고 꾸준한 연락을 했다. 그들이 가진 문명은 조선보다 훨씬 앞선 것이어서 그들을 통해서 조선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것이었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에서 꽤나 신뢰를 받았었고 다음 왕으로 지목된 것도 지목된 것이었지만 인조가 아닌 그를 왕으로 앉히고자 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인조에게 꽤나 마음을 두는 후궁이 악녀(?)였음이 문제였으리라. 인조 또한 자식에 대한 사랑. 부정보다는 권력욕에 대한 것이 더욱 컸던지라 결국 인조는 자신의 아들일 사지로 몰아넣고 둘째아들을 세자로 책봉하여 다음 왕위를 계승하게 된다.

 

무엇이 인조를 그리도 박정한 부친으로 만들었을까. 단지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살날이 얼마남지 않았던 그가 소설에서처럼 아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것일까? 그것만은 아니리라 본다. 인조와 관계된 측근들의 막대한 입깁이 있었으리라. 역사를 살펴보다보면 왕이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을 한번씩 보게 된다. 그럴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그리도 권력이 좋은 것일까라는 물음이다. 권력이라는 것이 당연히 좋은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행복의 필수조건에 권력이 들어가는 것은 아닐텐데 막연히 권력만 따라가는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닐까... 사람에 따라 행복의 조건은 달라지겠지만 역사속에서 왕들과 그와 함께한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뿌듯함보다는 쓰라림이 더욱 컸던 듯 싶다.

 

만일 소현세자가 인조의 왕권을 무너뜨리고 왕이 되었다면 조선에는 어떤 바람이 불게 되었을까?.. 그가 왕이 되었다면 서구의 사상과 문물이 조선에 조금 더 일찍 도입되지 않았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비운의 세자. 소현세자. 그는 마지막 죽음의 길을 걸으면서도 부친인 인조를 믿었지만 배신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어찌 인조 한 사람의 잘못으로만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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