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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있는 침대
김경원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와인과 함께 나눈 그와 그녀의 사랑!!
와인이 있는 침대라...와인이라는 소재에 걸맞게 표지도 예쁜 자주빛을 띈다. 그래서인지 달콤함이 느껴지는 듯 했었다. 주인공은 프리랜서 잡지사 기자로 일하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다른 입사동기와는 다르게 자유를 추구했고, 친구는 편집장이 되었지만 그녀는 프리랜서 기자다. 그녀에게는 침대 위에서만 상관있는 그런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남자가 있다. 그녀의 그때 상황의 그 남자를 향한 감정이 어떤 줄은 모르겠다.
그 남자는 소위 잘나가는 변호사이며 유부남이다. 처음 만났을 땐 그녀도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억이 없이 침대 위에서만의 관계에 싫증이 났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 남자의 행동에 있었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할 때만 그녀를 찾아오는 그. 그녀와의 정사중에 부인에게서 전화가 오면 아무렇지 않게 통화하며 웃어대는 그. 그런 그에게 어떤 여자가 마음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런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주인공의 마음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이색직업을 인터뷰하던 그녀는 어느날 185센티미터의 키, 렉서스를 몰고 5개 국어를 구사하는 항공관제사를 인터뷰하게 된다. 자꾸만 마음이 끌리지만 서로가 적절한 선을 유지하다가 얼마 안되는 만남 중에 밤을 함께 하게 된다. 밤을 지내고 아침이 되자 그 남자는 아무 기척도 없이 사라졌고 연락도 없었다. 그렇게 남자에 대한 마음을 접어갈 무렵. 와인에 관계된 메일을 보냈다. 처음 만남부터 와인을 가르쳐 주던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그를 와인이라 부르기로 한다.
와인은 그녀를 치즈라 불렀고, 와인은 넓은 거실에 60호 마티스를 걸어놓고 와인을 즐기는 독신남이다. 사랑이라 느끼며 마음을 열어가고 있던 치즈는 와인과 와인의 여동생과의 관계가 조금 이상했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그에게 캐물을 수는 없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어느날 와인이 연락 두절이 되었고 그의 부친의 호출에 그의 집에 불려갔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사라진 이유와 행방을 듣고 싶었지만 그곳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그녀. 와인의 친구를 만나서 그 이유를 듣게 된다.
처음부터 이상했지만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다. 와인의 부모님은 재혼이었으며 와인과 여동생은 피가 섞이지 않았다. 둘은 자라면서 서로에게 사랑을 느꼈고 여동생은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된 부친은 강제낙태와 강제결혼으로 그 사건을 무마시켰다. 하지만 여동생의 남편이 그 사실을 알게되었고, 구타가 이어졌다. 그런 생황을 견딜 수 없었던 여동생은 끊임없는 자살충동을 느꼈고 그렇게 행동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자살이 성공하여 여동생이 죽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와인은 잠적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사회적인 이목도 있지만 어릴때는 그저 버려두다가 사건이 터지니 그런 식으로 무마하는 부친의 행동에 씁쓸하지만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행태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동생의 자살로 인해 잠적해버린 와인을 기다리다가 너무 힘든 치즈는 살던 곳을 정리하고 엄마와 함께 살러가려 했던 이사날,, 와인으로부터의 택배를 받고 그를 기다리기로 한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치즈의 어린 시절은 부친의 외도로 인한 가정 파탄이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자란 치즈는 누구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을까?.. 그만큼 어릴 때의 가정환경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와인이 있는 사랑의 달콤함도 좋지만 사랑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랑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와인과 치즈의 사랑에 기대를 걸어본다.
<책속의 말>
세상이 외로운 점은 주변에 사람은 넘쳐나지만,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가 마음이 맞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 때문이다. 겉으로는 모두들 서로를 이해한다고 말하고 또 이해하려고 들지만 그 내면은 언제나 스스로의 고독에 빠져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지도 연민하지도 못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어떤 일들은 무르익을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와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