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있었다 - 그리고 다시 한 사람...
김종선 지음 / 해냄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두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사람....

 

'사랑한다'...'사랑하지 않는다'... 어릴 적 혹은 누군가를 만날때 꽃잎이나 잎이 많은 나무가지를 들고 잎을 하나씩 떼어내며 했던 놀이(?)가 기억이 난다. 그만큼 한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고, 사랑하면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기에 그에 대한 집착이 점점 커져갔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있었다'는 2007년 <지현우의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의 사연 중  일 년간의 사랑이야기 중의 이별의 아픔을 담은 이야기만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하지만 사연을 읽으며 눈물 흘리기 보다는 공감하였으며, 나의 인생의 행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책표지부터 시작된 아름다운 삽화들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지은이는 독자가 책의 어디를 읽더라도 읽는 중간 중간...'내 얘기같다', '나도 이런 말이 하고 싶었는데...'라고 공감해준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근데 나는 지은이가 원하는 그런 감정을 푸근하게 느끼고 감동하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다. 그리고 또한 우리가 보는 흔한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의 소재들이 사랑과 이별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네 삶과 만남. 이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과거 신화를 살펴보면 여자와 남자가 원래는 한 몸이었지만 너무나도 오만방자하여 신이 그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서 벌로 준 것이 여자와 남자의 몸을 분리하고 평생동안 서로의 짝을 찾아 헤메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짝을 찾아헤메이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그야말로 제대로 표현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에서처럼 여자와 남자가 계속 한 몸이었다면 이런 이별의 아픔은 없었을까하는 잠시 푸념 섞인 고민을 해본다.

 

'두 사람이 있었다' 네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총 99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나름 공감도 하고 화도 내면서 이제 지나가버린 옛이야기에 안면가득 미소를 뛰우기도 했다.

 

만일 어느날 헤어진 연인에게서 전화가 오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길가다가 헤어진 그나 그녀를 만난다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사랑이 아닌 줄 알고 떠났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본 후에야 그 사람이 사랑이었음을 알고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면?... 짝사랑한 상대에게 고백하려던 찰나 그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이렇듯 이 책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듣게 되고 남들에겐 체면이나 자존심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이야기 속에서 함께 흉도 보고 웃기도 울기도 하면서 지나간 사랑들을 정리하고 다시 만날 사랑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들은 짧고 간단한 이야기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닌 삶의 진한 국물을 닌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고목이 된 줄 알았던 가지에 새순이 돋고 꽃이 피듯 사랑 또한 이별의 아픔이 지나간 후에 더욱 성숙된 사랑이 찾아온다. 그 사실을 알려주듯이 이 책의 삽화들은 푸근하고 따뜻하다.

 

<책속의 말>

다시 오고 싶으면 와. 미안해서 연락 못하고 그러면 안 돼. 혹시라도 후회되면... 꼭 다시 와, 꼭!!!!

 

여전히 불쑥불쑥 아프고 괴로울 때가 있지만 그래도 사랑해보기 전의 세상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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