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마음 - 썩어빠진 교육 현실을 유쾌하고 신랄하게 풀어낸 성장소설
호우원용 지음, 한정은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썩어빠진 교육을 유쾌하고 신랄하게 풀어낸 성장소설!!

 

이 책을 읽으며 과거 학교 생활을 회상해보게 되었다. 폭력교사 그것은 삶을 살아오면서 지금까지도 내 기억에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나는 그다지 미움을 받는 학생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날의 폭력이 나만을 향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반의 모든 아이들이 편애에 시달렸었으며 그날의 일은 정말 끔찍했다. 학교에서 흔히 쓰는 나무대로 된 빗자루로 좀 떠들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우리반 학생 전체를 책상위로 무릎꿇고 올라가라고 했으며 손바닥도 아닌 팔목 뒷부분을 그 빗자루 막대기로 강타(?)를 당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병원에 갔으며 그보다 덜한 사람들은 그저 파스와 연고를 발랐었다. 그중에는 편애하는 학생들(거의 대부분 외모와 금전적인 부분과 연관이 있었다)은 그저 살짝 대는 듯한 느낌이었으며,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팔목만 다친 것이 아닌 손등부터 시작하여 피가 흐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의 대부분은 집안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항의다운 항의 한 번 못해봤었다. 나야 살짝 붓고 말았던지라 부모님께 말씀은 드렸지만 워낙에 시끄러운 것을 싫어했던 나는 학교에 좇아오겠다던 부모님을 만류했다. 요새는 많이 변한듯 하지만 가끔 텔레비전을 보면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닌 듯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과 아픔이 밀려오게 만들었다.

 

그처럼 대만의 사정도 우리네와 별반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육체적 폭력을 가하는 교사가 어떻게 인격적으로 학생들을 대우해줄 수 있겠는가. 주인공 시에정지에의 담임선생인 잔의 학생들을 향한 인격적 모독은 정말 인격적으로 용납하기가 힘들었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을 폭력으로 다룬다면 어찌 그들이 자라나 어른이 되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 폭력은 폭력을 낳는 법인데 자신들은 그것을 모를까?..아이들은 자신들이 당했던 모든 것들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자란후에 자신만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자란 후에는 어느샌가 하지 않겠다던 그 모든 짓을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말아버린다.

 

학교란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인지 실로 마음아프지 아니할 수 없다. 학교란 그저 공부. 곧 성적만을 만들어 내는 곳은 아니다. 인격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라 할 수 있다. 인격이란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때 당장의 성적과 학교나 선생 자신의 위신을 위해서라면 폭력은 아무 것도 아닌 것 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체벌이 완전히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체별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체벌이 인격적 모독을 주어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뒤돌아서며 사회악을 꿈꾸어 버린다면 어쩌겠는가. 그 아이의 삶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우리네 아이들의 현실을 보자면 초등학교때부터 과외에 시달리고 있다. 어찌보면 이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과거보다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느끼며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는 피폐해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주인공의 수업시간 만화책을 읽는 작은 실수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교육에 있어서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누구라도 아이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한 후 행동한다면 위험한 일은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모든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학교. 그곳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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