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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2
이민진 지음, 이옥용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계 미국인 세 여자의 처절하고 매혹적인 이야기!!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하면서 요리에 관련된 책이 아닌가 했었다. 어제는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의 내용이 뭘까요~ 이랬더니 나처럼 요리에 관한 책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한인 1.5세대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더니 대뜸 밝은 이야기가 아닌 어두운이야기겠네요~라고 말을 했다. 그렇다. 이 책의 내용들을 밝은 이야기라고 하기 보다는 어두운 이야기 였다. 그만큼 그네들의 삶이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 중간적인 입장에서 과도기적인 부분을 나타내고 있어서이기 때문이리라.
세 명의 여자. 그녀들은 조셉의 아내인 리아, 조셉과 리아의 딸들인 케이시와 티나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외의 많은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엘라의 이야기였다. 나는 다른 누구보다 엘라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장 많이 가졌으며 그녀가 안타까웠었다. 귀한 공주처럼 성인처럼 자랐지만 20살에 잘못 만난 한 남자로 인해 어두운 사회를 갑자기 그대로 받아들이고 죽음의 문턱에까지 갔다온 여인이기 때문이었다.
'백만장자의 공짜음식'은 대체적으로 케이시의 입장에서 씌여졌는데 케이시는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관을 지닌 당차고 자존심 강한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녀의 부모인 조셉과 리아는 세탁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근근히 생활해가며 자식들을 돌보는 낙으로 살아가고 있는 전형적인 한국 부모같았다. 조셉은 한국인의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는데 그런 조셉과 케이시는 의견에서 차이를 보이기 일쑤였다. 케이시는 한인이기 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내보이며 살기를 바랬지만 조셉은 그와 반대로 한국인처럼 살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인 사회에서는 백인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그녀는 학교를 졸업한 후 집으로 들어온 첫날 진로문제를 두고 조셉과 크게 다툰 후 쫓겨나 백인 남자친구 제이의 집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미국여대생 2명과 난잡한 짓을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후 충격을 받았으며 오갈 곳이 없어져 헤메이다가 교회에서 본 적이 있던 심박사의 외동딸 엘라를 만나게 된다.
엘라는 극소심한 여성이었으며 어른들이 말하는 참한 여성의 표상이었다. 그녀는 그녀를 낳다가 죽은 엄마를 잊지 못하며 혼자사는 심박사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으며 사는 존재였다. 그런 엘라는 케이시는 부러워했고 질투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와 우정을 만들어가는 모습속에서 엘라의 불행을 한편으로는 편안하게 느끼는 그녀를 보며 사람이란 얼마나 사람이란 이기적인지 느끼게 되었다.
엘라는 스무살에 첫번째 남자인 테드와 결혼했지만 야망이 가득한 테드는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는 엘라를 두고 직장내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운 테드. 그로 인해 엘라와 테드는 사이가 좋지 않아지고 결국에는 테드와 엘라는 이혼하게 된다. 엘라는 성녀지만 자신은 그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 더욱 큰 이유일 것이다. 셀리아와 테드는 직장내에 성관계 비디오가 찍혀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랑했던 것일까? 일종의 행위에 대한 집착은 아니었을까?...
그녀들의 삶이 그저 행복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케이시는 똑똑하고 많이 배웠지만 그에 걸맞는 행복은 찾지 못했다.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사빈느의 손길마저 무시하고 지름녀가 되어 빚을 지고 살아가는 그녀.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가족의 반대로 인해 제이와의 결별이후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케이시의 모습이 참으로 아련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들의 이해 관계 대립으로 인한 가족 내에서의 갈등, 1.5세대로 살아가는 그들은 한국인도 아닌 미국인도 아닌 중간적인 입장에서 겪는 인종 간의 갈등을 느끼고 살아가며,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편에 서서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사회계층 간의 갈등을 그렸다. 어느 곳에서든지 이런 갈등은 있기 마련이지만 유독 한인사회에서는 그 모습이 크게 발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삶이란 살아보기 전에는 정답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응원 해주고 열심히 살아보라고 권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