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빨강색 표지가 인상적인 책을 만났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니.. 정말 나로서는 기대와 흥분이 감돌았다. 얼마전 어린왕자를 읽고 싶었는데 집에 있던 어린왕자 책이 모두 헤어지고 낡아서 찢겨있어서 읽지 못하고 어떤 책으로 구입할까 고민만 하다가 만화로 된 어린왕자를 구입했었다. 그리고 다시 어떤 출판사의 책을 살까 고민중이었다. 그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토'였다. 역시 어린왕자처럼 동화지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안셀마는 조기 정년퇴직한 여교사로 로마의 앞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다. 남편은 먼저 죽고 아이들은 모두 장성해서 제각각 자기 가정지키기에만 급급했고 안셀마는 찬밥이었다. 그녀는 외로움에 가득차서 이미 회색으로 물들어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날 쓰레기통에서 한 마리의 앵무새를 발견했다.

 

앵무새의 이름은 자신이 절친했던 친구 루이지타의 이름을 따서 루이지토라고 불렀다. 자신이 그 앵무새를 데려온 것에 의아해하면서도 마음을 알아주는 루이지토의 행동에 안셀마는 사랑을 느낀다. 루이지토와 안셀마는 닮은 꼴처럼 그렇게 목마르던 사랑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나의 루이지토는 누구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그녀의 먼저 죽은 남편은 결혼 전 그녀를 속이고 결혼했다. 부상당한 것으로 알았는데 놀다가 떨어진 것이었고, 그녀를 위해 썼던 시집인줄 알았는데 그저 한 권의 시집을 베낀 것이었으며 살다가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내연녀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신을 잡아먹는 여자(?) 그런 식의 표현을 하고 벗어나고 싶다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 주변의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렇지 않은 남자는 없다고 한다. 그 정도는 좋은 편이라는데.. 씁쓸했다. 사랑이 메말라가고 있는 요즈음 그저 자신의 생활에 급급해지다보니 주변을 돌아보기 힘들어지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멀어지는 것인가보다. 사랑을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사랑을 지켜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말이 실감났다.

 

안셀라와 루이지토의 사랑을 질투하는 시선이 있었으니 세상의 법이었다. 그 법은 둘을 갈라놓았다. 루이지토를 동물원의 새장으로 가둬놓아버렸다. 안셀라는 루이지토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었기에 집을 싼값에 처분하여 루이지토를 되찾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루이지토를 만나러 갔다. 하지만 다시만난 루이지토는 삶을 포기하고 있었고 아름다운 무지개빛 빛깔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그녀를 보자 작별인사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가장 어두운 곳에서 빛이 발견되는 것일까?.. 그녀를 안내했던 관리자의 딸이 무지개를 보면서 함께 소원을 빌자하여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가 차라리 삶을 포기해버릴까 했지만, 루이지토가 만일 살아났을때 그녀의 가족들이 루이지토를 죽일까봐 걱정되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순간 하늘에서 예쁜 무지개 조각이 내려왔다. 루이지토가 돌아왔다. 이제 둘은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그녀가 울부짖던 음성이 들리는 듯 하다. 루이지토에게는 다른 것이 아닌 사랑이 필요하다는 말이 말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사랑하는 상대와 싫어하는 상대는 다 안다고 하지 않던가. 물을 과학적으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물의 결정체가 이온수(?)로 변한다고 하니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비판하면서도 역으로는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싸안는 감동을 느끼며 책장을 덥는다.

 

<책속의 말>

"여러분, 우리가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말이예요. 벽돌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천천히 집을 짓는 것과 같아요. 집을 지을 장소는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지금은 어려분이 다 같이 여기 앉아 있지만 곧 중학교에 갈 거고 나중에는 군대에도 갈 거예요. 여러분 중 어떤 사람은 대학에 가겠죠. 자, 이 모든 여정이 한 해 한 해 여러분의 작은 집을 지을 벽돌이 되는 거예요."

 

루이지타는 편리함에 항복하지 말라고 했다. 편리함이 마법사의 약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온몸이 굳어버리고, 살아 있지만 사실은 죽은 미라가 돼버린다는 것이다.

 

"잊지 마세요. 희망을 가지셔야 해요! 길이 끝나는 곳에 보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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