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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킹메이커 - 8인8색 참모들의 리더십
박기현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군주와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던진 킹메이커들의 이야기!!
'킹메이커'란 시대의 흐름을 읽는 빼어난 감각과 불변의 충성심, 탁월한 결단력으로 최고 권력자의 정책과 정치적 행보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들. 목숨을 걸어야 할 때 몸을 사리지 않고, 군주의 보호자이자 비판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 책에서는 정도전, 하륜, 황희, 신숙주, 조광조, 유성룡, 최명길, 채제공의 8명의 참모들의 리더쉽을 그들이 섬기던 왕과의 관계, 시대적인 흐름을 첨가하여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실질적으로 나는 역사 관련된 책을 좋아하는 편이며 이 책을 만난 계기도 그러한 이유가 컸다. 조선시대 8인의 참모들이 펼치는 리더쉽에 대한 이야기라...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과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얼마만큼의 교훈을 얻어낼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그들과 관련된 역사적 배경의 세세한 부분까지 잊지 않고 알려주는 저자의 꼼꼼함에 감동했으며 과거 읽었던 적지 않은 책들. 세종대왕실록, 왕을 낳은 후궁들, 조선의 12가지 연애사건, 정조대왕 등등의 책들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떠올랐고 사전지식으로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 또한 부드럽게 연계가 되어 읽으면서 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느꼈다.
8명의 인물들을 살펴보면...
1. 태조의 창업을 설계한 상부상조의 리더십을 보여준 정도전
2. 태종의 의지를 잘 살펴 보좌한 부창부수의 리더십을 보여준 하륜
3. 세종의 완급을 잘 조절한 수용의 리더십을 보여준 황희
4. 세조의 오명을 치적으로 덮은 열정의 리더십을 보여준 신숙주
5. 진리를 위해 목숨을 건 일편단심의 리더십을 보여준 조광조
6. 선조의 몽니를 다 품어준 관용의 리더십을 보여준 유성룡
7. 인조를 위해 악역을 자처한 뚝심의 리더십을 보여준 최명길
8. 정조를 위해 벼슬마저 던진 동고동락의 리더십을 보여준 채제공
이렇게 한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울점과 버릴점을 알게 되면서 진정한 리더십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만일 오늘날 이 시점에 이들의 리더십을 품고 지도자의 자리에 선 이들이 많다면 우리나라의 발전방향이 뚜렷하게 보일 듯 하다. 그들이 다시 살아서 우리 곁에 올 수는 없겠지만, 그들에게 배운 리더십을 가지고 많은 이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함께 일하게 되기를 소망해보기도 했다.
그들의 이야기중 단연 나의 눈을 끌었던 사람은 세종과 함께했던 황희였는데 한글을 창제했던 우리네 세종대왕에 대한 '세종대왕실록'을 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 것이다. 세종대왕실록을 읽으며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세종이 되어버린 내게 있어서 그의 곁에 있던 황희 또한 나의 눈길을 끌었었다. 세종은 지나칠정도로 꼼꼼하고 섬세하며 무엇이든 끝까지 챙기는 완벽주의였다. 개혁군주인 그런 세종 밑에서 그의 열정의 완급을 잘 조정하는 '수용의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면적으로 정에 약해서 다른 이들로 하여금 욕을 먹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의 군주인 세종 또한 그런 그의 성품을 알았기에 잘 다독였으며 둘은 최고의 협력자로 조선을 치리했으며 죽음의 길까지 동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시기에 세상을 등졌었다.
또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었는데 임진왜란 초기, 투정이 심하고 겁도 많은 선조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백성과 나라를 버리고 국경을 넘고자했지만 유성룡의 설득으로 인해 국경을 넘지 않고 그의 '관용의 리더십'으로 난국을 극복했다. 하지만 선조는 유성룡을 질투했으며 견제했었기에 그를 멀리 두었었다. 유성룡은 변함없는 충성심으로 나라를 안정시키고 명나라의 정치적 월권과 외교적 압박을 슬기롭게 해결한 영웅이었지만 후에는 선조의 질투로 정치에서 멀리 떠나있게 되었다.
결국 리더와 참모는 혼자서는 개혁을 하기가 힘들다. 둘이서 하나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발전해야 하는 관계가 아닐까?.. 자기계발서라고도 할 수 있으며 역사서라고도 할 수 있는 '조선의 킹메이커'는 오늘날의 CEO나 그외 리더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 혹은 그외 모든 이들이 읽어도 좋을 지식과 지혜서라고 할 수 있다.
<책속의 말>
왕조를 뒤엎고도 살아남으려면 대중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그 대중의 지지는 결국 명분과 설득력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군주가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행하지 못한다면 나는 군주를 위해 용광로 속이라도 뛰어들 것이다."
실력과 열정으로 꿈을 이루어가라!!
'하륜처럼 살아라.' 이것을 다른 말로 바꾸면 '하륜처럼 세상을 남다르게 보는 안목을 가져라'라는 말과 통한다.
유능한 참모는 자신의 운명을 헛된 곳에 걸지 않는 법이다.
누구나 실패를 겪지만 모두가 재기하는 것은 아니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실패를 이용하라.'
군주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군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참모라면 한발 앞서 그의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참지 못하면 나라가 결딴난다는 사실을 왜 알지 못하는가? 나라가 있어야 명분도 있는 법이다. 제 나라 서울조차 지킬 수 없는 국력으로 명분만 앞세워 저 큰 나라와 싸워 전부 죽고 말겠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