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왕의 전설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 지음, 권미선 옮김 / 평사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 스페인 2002년 [엘 바르코 데 바포르]상 수상

★ 미국도서관협회 2006년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선정

★ 미국청소년도서위원회 2006년 [국제도서상] 수상

★ 미국함께하는어린이책센터 2006년 추천 도서

 

인류의 모든 역사를 수놓은 양탄자를 찾아서 사막의 은은한 바람처럼 아라비아를 떠돌았던 시인들의 왕, 왈리드의 파란만장한 인생행로..!!

 

한 남자가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 낙타와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이 처량하기만 하다. 그런 그를 쳐다보는 낙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나올 듯한 느낌이다. 독특한 표지 때문일까?...과거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야기가 생각났다. 이 책은 아주 먼 옛날, 마호메트와 이슬람 시절 이전에 아라비아가 신비와 전설의 땅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 지역은 사막의 신인 '드진'의 보호를 받는 곳이며 마법의 기운이 흘렀다. 그때 아랍인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세가지 가치를 가장 높이 샀는데 바로 사랑과 명예, 시 '카시다'였다. 떠돌이 왕은 이 카시다로 인해 자신의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진리를 아는 자를 죽게 만든 사람이었다.

 

드진의 축복을 받은 왕자. 왈리드 입분 우이르. 그는 얼굴과 몸매만 잘 생기고 출중한 게 안라, 영혼도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부족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았고 너그럽고 공정한..이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로 인해 왕국은 나날이 발전되어 갔다. 하지만 왕자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시 솜씨를 뽐내고자 유카쓰에서 매년 열리는 시 경연대회에 참석하고자 왕에게 허락을 구하지만 혹시라도 실력이 부족하여 부족 망신을 시킬까봐 부족내에서 커다란 상금을 걸고 시 경연대회를 주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자신만만하였고 또한 오만했다. 그런 그에 대한 리진의 시험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가 아닌 함마드가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다.

 

그는 분노하기에 이르렀고 왕의 어명으로 집으로 무사히 가버린 함마드를 찾을 길이 없어 다시 시 경연대회를 주최했지만 또 다시 패했다. 그의 라위인 하킴이 그를 죽이는 것이 명예회복에 낫다고 말을 했지만 그는 그런 악행으로 승리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하킴의 머리로 짜낸 또 다른 악행을 계획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황금과 더불어 왕실의 사고자리를 맡게 하도록 하여 그 곁에서 지켜보며 그 비밀을 알아내고자 하게 된다. 충실한 심복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를 악의 첩경으로 끌고 간 것은 자신이 총리가 되기 위해 간신배처럼 굴었던 하킴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라는 말은 절대 틀리지 않는듯 하다.

 

결국 세번째에서도 승리한 함마드는 부인과 막내아들 아미르와 함께 궁정으로 들어가서 살게 되었지만 자유롭게 살던 그들은 궁정생활이 답답하고 힘들기만 했으며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했다. 너무도 힘들어하며 보내달라는 함마드에게 그는 사고정리를 다한 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양탄자를 짜서 선물한 뒤 떠나도 좋다는 말을 했다. 결국 함마드는 가족들을 고향으로 보낸 뒤 혼자서 열심히 일을 하고 떠나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자 했지만 왈리드 왕자는 함마드를 놓아줄 수 없었기에 모든 역사가 담긴 양탄자를 짜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늘어놓는다. 결국 도망을 결심한 함마드...하지만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그때부터 그의 양탄자를 짜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함마드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그렇게 작업에 몰두했으며 그런 그를 바라보며 드진의 보호를 받는 사람이라는 깨달음이 늦게서야 왔던 왈리드는 그를 고향으로 보내주고자 하였지만 이제 늦었다는 고백을 하는 그..결국 눈도 멀고 죽어가면서까지 양탄자를 완성했다. 그  양탄자를 살펴보던 그는 갑자기 떠오르는 영상들에 놀라 그것을 창고에 넣고 잠근 뒤 다시는 열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왕이 죽은 후 왈리드가 왕위를 이어받았지만 과거의 총명함이나 지혜로움을 사라졌으며 함마드 일로 인해 어두움이 가득 드리워진 그는 정치를 할 수 없었고 결국엔 왕실의 재물도 백성들에게 모두 나누어준다.

 

그러던 어느날 쫓겨났던 하킴이 무리를 데리고 양탄자를 훔쳐가게 되고 그 양탄자를 그런 보물을 그런 놈의 손에 둘 수 없다고 생각한 왈리드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하여 떠돌이 왕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만일 그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왕국은 평화롭고 아름다웠을 것이며, 행복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여행길에 오른 그는 죽을 뻔한 과정 중에 빨간 두건을 쓴 노인의 도움을 받아 도둑인 아미르를 만나 그곳에서 정착하고 살게 되었지만 그가 함마드의 막내 아들인 아미르란 사실을 알고 용서를 빌고 또 다시 양탄자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또 다시 떠난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난 그곳에서 함마드의 둘째 아들인 하산을  만나게 되고 또 다시 떠났다. 하지만 그때는 그녀가 함께 했다. 그리고 다시 부유한 상인 라스치드를 만났지만 그가 함마드의 큰 아들임을 알게 되고 잘못을 빈 후 떠났다.

 

그 와중에 도둑들을 만난 왈리드...그들은 보물을 탐한 죄로 이미 양탄자로 부터 저주를 받아 한 명은 죽었으며, 한 명은 미쳤고 또 다른 한 명은 자기 스스로 눈알을 도려냈다. 그렇게 양탄자를 찾은 그는 다시 만나면 죽이겠다는 아미르에게 찾아갔고 죽음을 각오했지만 함마드의 세 아들은 용서를 해주었고 양탄자를 네 조각으로 나누어 서로 나눠가지며 그들은 서로에게 아름다운 형제로 남게 된다.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한 전설적인 이야기. 이 이야기가 스페인에서는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참 많이 흥미로웠다. 왈리드의 모습을 통해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잘못된 모습들을 고쳐가며 삶을 배우고, 함마드를 통해 경험과 사랑의 외면이 아닌 내면을 보는 방법을 배웠으며, 함마드의 세 아들들을 통해 용서와 사랑을 배우게 된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책속의 말>

마음으로 말씀하세요. 그러면 좋은 시인이 되실 겁니다. 아주 위대한 시인이 되실 수 있어요. 어쩌면 최고의 시인이 되실 수 있습니다.(알나비가 왈리드에게)

 

소신은 아내를 사랑합니다. 소신이 아내를 볼 때, 소신 눈에 보이는 여자가 소신의 시에 있는 여자의 모습입니다. 그건 얼굴에 있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함마드가 왈리드에게)

 

백성들은 어떻게든 모두에게 알게 되어있어. (왈리드가 하킴에게)

 

열심히 꾸준하게 일했습니다, 왕자님. 그렇게하면 어떤 큰 일도 해낼 수 있지요. 그렇게 하면 세상의 어떤 일도 다 해낼 수 있지요. (함마드가 왈리드에게)

 

우리가 달라고, 달라고 하니까 우리에게 주고, 또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은 언젠가 아무것도 받지 못하게 될 겁니다. (함마드가 왈리드에게)

 

우리 모두 우리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말이다. 살다보면 네가 한 짓이 그대로 너에게 되돌아 오게 되어있다. 그걸 절대 잊지 말거라, 왕자. 삶은 우리에게 비싼 값을 치르게 한다는 걸 절대 잊지 말거라. (왕이 왈리드에게)

 

깜깜한 밤이 지나고 난 다음에는 밝은 새벽빛이 온다는 것을 잊지 말게나. (노인이 왈리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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