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거침없이 떠나라 - 성공하는 내일을 준비하는 여자 20대들의 선택
남인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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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내일을 준비하는 여자 20대의 선택

여자, 거침없이 떠나라(?)...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한 나는 그냥 막연한 물음표만 연거푸 지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디로 떠나라는 말인가? 성공한 내일을 준비하는 20대 여자는 거침없이 떠나라는 말인듯 한데...도대체 어디로?...무엇을 위해서?...어떻게?...그런 물음들을 뒤로한 채 그 전에 읽고 있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이 책의 첫장부터 차례차례 하나씩 넘기던 나는 이 책의 매력에 물씬 빠져들고 말았다.

 

20대를 위한 책..그렇다.

이 책은 20대 여성을 위한 책이었다. 이제 갓 30대에 접어 든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왜 이 책을 20대가 아닌 30대에 만나게 되었는지 한탄 아닌 한탄을 했었다. 이 책을 훨씬 더 전에 만났다면 내 인생도 조금은 더 바뀌었을까...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제 20대 중반을 맞이하는 막내 여동생에게 강한 추천을 해주며 강제적으로라도 읽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느낌이 강하게 오는 부분에 줄을 그으면서 읽는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직자와 볼펜 또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미경은 소심하고 여리면서 현실에 안주하며 그냥 살아가는 꽤 괜찮은 기업에 다니고 있는 스물 다섯살의 사회생활 2년차의 사보담당 여직원이다. 그녀는 직장 상사들이 싫고 자신이 혼자서 맡아서 할 수 밖에 없는 사보담당 업무에 화가 나기도 했으며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생활을 바꿀 용기(?)도 없는 그런 여자였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떠나지 못하는 것이겠지...

 

어느날 그녀가 받은 전화. 계열사 장미경 전무가 일개 사보담당 사원에게 몸소 전화를 해서 사보를 꼭 챙겨달라는 부탁을 했다. 자동발송을 해놨기에 걱정말라했지만 사보는 사고(?)로 인해 도착하지 않았다. 그렇다. 그녀의 운명을 바꿔놓은 일이 이 사건으로 인해 터진 것이다. 상사들의 윽박과 회사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장미경 전무에게 찾아갔지만 지금까지 힘들고 지쳐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철철 흘러내렸다. 꺼이 꺼이 소리내서 우는 그녀를 진정시키며 과거 자신과 미경이 만난 것을 기억하지 않느냐 했다. 입구에 들어선 미경을 째려보는 듯 보였던 건..과거 어디선가 보았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려했던 것이었을 뿐. 별다른 감정이 없었지만 미경은 심장이 콩알만해져서 울었던 거였다.

 

과거 둘의 만남은 비행기 안에서 이뤄졌었다. 아파하던 장전무에게 매실청을 전해주던 꽃다운 나이의 미경을 보며 장전무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생활의 리듬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미경은 장전무의 구원자이기도 했다. 그 둘사이에서 이제는 장전무가 구원의 길을 미경에게 열어준다. 일곱 가지의 떠남이 법칙...그 일곱가지의 법칙이 미경을 성공으로 이끌어주리라는 것을 첫 만남 당시에 어떻게 알았을까?...

 

장전무는 7회로 나누어 사보에 칼럼을 싣기로 했고 그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들은 미경은 자신의 삶에 그것을 적용 시켜갔다.

 

1.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라.

2. 갈 길은 반드시 스스로 결정해라.

3. 떠나기 위해서 떠나지 마라.

4. 재미가 아닌 기쁨을 좇아라.

5. 스스로에게서 먼저 떠나라.

6. 선물은 여행에서 돌아와서 받아라.

7. 언제나 좋은 곳에 도착할 거라고 믿어라.

 

떠남에 대한 깨달음을 찾고있을 때 야무지고 똑똑한 신입사원 후임인 이서린이 들어와서 과거 잡지사 경력을 이야기하며 얼마간 일해보다가 그만뒀다는 말을 들으며 그녀가 잘 떠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했다. 싹싹하고 업무능력도 좋은 그녀. 그녀가 잘 떠나는 것인가?..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월급을 받고 그만둬버린 그녀를 보며 더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아직 깨달음이 오지 않았기에 그녀를 판단할 수 없었다. 미경도 고민중이었기에... 후에 들은 이야기에 그녀는 많은 직장을 철새처럼 옮겨다녔다고 한다. 자신에게 맞는 곳, 맞는 사람들 찾아서...그리고 미경의 회사도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당당히 그만 두고 나서버렸다.

 

떠나는 준비를 한다는 것을 그냥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버리고 무작정 떠남인 줄 알았던 미경은 고민했다. 오래전부터 서랍속에 넣어두던 사표를 내야 할 것인가 하고...하지만 친구 채령은 반대했다. 조금 더 고민해 보기로 했다. 깨달음은 용쓰지 않아도 생각을 품고 있으면 스스로 찾아와 준다는 장전무의 말처럼 그녀는 오랜 자취생활로 맞지 않던 양말들이 굴러다니던 것을 보며 정리하고 양말짝을 하나 하나 맞추며 그 깨달음을 얻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떠나는 건 더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도착하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그래서 떠날 대는 항상 나 자신이 지금 떠나기 위해 떠나는가. 아니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떠나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해요."라고 말하는 장전무의 말로 가슴에 印이 찍힐 정도로 뜨거워진 것은 내가 떠나기 위해서 떠나버린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과거 나라는 사람은 '이서린'과 닮았다.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버리는 것. 그것이 나의 특기였다. 그야말로 안해본 것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의 난.. 무작정 떠나기는 했지만 단지 떠나기 위해서 떠나버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후회라는 감정을 달고 살았던 듯 싶다. 어른 들의 말이 무조건 옳다(?)라는 식의 생각을 하며 살게 된 것은 떠나기 위해 떠나버린 나에 대한 책망이었으리라. 이 사실을 좀 더 어릴 때 알았다면 어떻게 변했을까...하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보기도 한다. 떠남이란 일생동안 꾸준히 해야 할 것이기에...

 

첫사랑인 남자친구 유빈과의 관계.

친구라고 믿었던 하영과의 관계.

직장 상사들과의 관계.

 

그 모든 것에서의 떠남은 미경을 미경으로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서평에 모든 내용을 적을 수 없음은 많은 사람들이 읽고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단지 성공을 위해서라기 보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사랑과 우정에서까지 조언을 받을 수 있기때문이다. 모든 것에서 떠난 미경은 갈 곳을 알았다. 그리고 장전무와 함께 일하게 되는 그녀를 보며 '잘됐다'라는 건 내 생각 뿐이었을까?...

 

'삶이란 그리 친절한 편이 아니지만 생각만큼 냉정하지도 않다. 더 나은 가치를 향해 익숙한 나의 것을 버리고 떠나온 사람들의 용기에 대해 그만큼의 대가를 준다.' 그 말을 믿기에 앞으로는 조금 더 달라져보기로 했다. 떠남에 대한 방법을 어렴풋하게 느끼며 내가 가야할 길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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