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소보다 <다자이 오사무 내 마음의 문장들>을 주문해주셔서 오랜만에 소개합니다. 😍

왠지 다자이의 문장이 가을과 잘 어울려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 작업한 지도 벌써 꽤 됐네요. 이 책으로 시와서와 귀한 인연을 맺게 된 독자님도 몇몇 계셔서 개인적으로 흐뭇한 책이에요.



요즘 미시마의 단편선과 에세이를 작업하는 중인데 미시마와 다자이 사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에세이 속에 군데군데 등장해서 이 책 작업할 때가 생각납니다. 미시마가 워낙 다자이에게 독설을 퍼부은 탓에 둘 사이의 에피소드는 꽤 알려져 있는 편이에요.

얼마 전 소개한 미시마 유키오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왕복 서간집에도 다자이의 작품을 평한 미시마의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사양>을 읽은 미시마가 가와바타에게 하는 말이에요. 연재 중간까지 읽고 아직 결말까지 읽지 않은 상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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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씨의 <사양>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멸망의 서사시에 가까운, 훌륭한 예술적 완성을 이룰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완성 직전에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다자이 씨 특유의 묘한 불안이 여전히 달라붙어 있습니다.
다자이 씨의 문학은 결코 완벽해지지 않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서사시는 반드시 완벽해야만 합니다. <사양>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의미 없는 감상을 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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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을 다 읽고 어떻게 느꼈는지도 궁금하네요.^^

오랜만에 <다자이 오사무 내 마음의 문장들> 속 <사양>의 문장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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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도 잎도 싹도 아무것도 달리지 않은 그런 나뭇가지가 좋아요. 그래도 번듯하게 살아 있잖아요. 마른 나뭇가지와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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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단편집과 에세이를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책들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중에 흥미롭게 읽은 책 중 하나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미시마 유키오가 주고받은 서간집이에요.

스무 살의 미시마가 마흔여섯의 가와바타에게 자신의 첫 소설집을 보내고, 거기에 가와바타가 답장을 하면서 시작된 둘의 편지 교류는 미시마가 죽기 넉 달 전까지 약 25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소설가 지망의 스무 살 대학생이 아버지뻘 문단의 대선배와 주고받는 이야기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부터 가끔은 속 깊은 이야기까지 그 시대 일본 문단과 동료 작가들의 이야기, 노벨상 수상의 뒷이야기 등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많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한참 연상의 대선배이니 당연하겠지만, 미시마의 문장이 극존칭에 예의와 배려심, 다정함으로 가득한 게 인상적입니다.


위 사진은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다음날 둘이서 함께 인터뷰했을 때 모습인데, 그때 인터뷰를 보면 워낙 과묵하고 말이 느린 가와바타를 대신해 달변의 미시마가 대신 얘기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재밌어요.
둘 사이의 이야기는 나중에 미시마 에세이 <소설가의 휴가>에서 좀 더 들려드릴게요. 가와바타에 대해 쓴 에세이도 실릴 거예요.

아래는 미시마가 가와바타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의 마지막 문장이에요. 이렇게 보니 꽤 의미 심장한 문장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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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한 방울 한 방울이 포도주처럼 소중하게 느껴지고, 공간적인 것들에는 어떤 흥미도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올 여름에 또 한번 시모다에 내려가겠습니다. 아름다운 여름이면 좋겠습니다.
부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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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미시마 단편선은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다채로운 작품들이 많아 다양한 테마로 엮을 수 있어 그런 것도 같습니다.

올해 미국에서 새로 미시마 단편선이 나왔는데 그중에 <황야에서>라는 작품이 실려 있어요. 마침 <시를 쓰는 소년>에도 실리는 작품이라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단편선이 출간되기 전 잡지 뉴요커 fiction 코너에 미리 실린 작품입니다. <From the wilderness>라는 제목으로 “One morning in the rainy season...”으로 시작되네요.

번역가는 존 네이선인데, 미시마와 친분이 있었고 60년대에 미시마 작품을 번역했고 미시마 평전을 쓰기도 한 작가입니다. 미시마보다는 오에 겐자부로를 많이 번역했어요. 이제 꽤 나이가 많을 텐데 새 번역 선집을 냈네요.



일러스트는 뉴요커에 실린 건데 맘에 들어서 올려봅니다. 작품 속의 인상적인 한 장면을 잘 묘사했네요. 나중에 책을 읽으면 이해가 가실 거예요.

<황야에서>는 <시를 쓰는 소년>에 맨 마지막에 실린 작품인데 실제 집필 시기도 1966년으로 이번 단편선 수록작 중에는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단편입니다.

실제로 만년의 미시마가 겪은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라 사소설을 잘 쓰지 않는 미시마로서는 드문 작품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시마 단편 중 하나입니다.

작가와 예술가라는 것을 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되는 글인데, 작품의 구성도 꽤 독특해서 그런 점도 함께 즐기면서 읽어보시면 좋을 거예요.🥰


소설을 써서 세상에 판다는 것은 너무도 이상하고 위험한 직업이라는 것을 나는 가끔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말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 무엇을 내보내고 있는 것일까?

- <황야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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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단편선 작업 중에 우연히 소전서가에서 나온<미시마의 도쿄>라는 에세이를 보았습니다. 

마침 준비 중인 책의 작가를 다룬 책이라 무척 반갑게 읽었습니다. 가벼운 여행기인 줄 알았는데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와 그 작품을 깊이 있게 다룬 글이었습니다.   

이 책이 출간되고 출판사에서 여러 가지 행사도 한 모양인데 서점 소전서림에서 흥미로운 전시도 하고 있네요. 1968년에 그림과 함께 실은 한정판 양장본 <곶에서 생긴 일> 전시입니다. 이 단편이 <시를 쓰는 소년>에 수록되어 있어 저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이 달 말까지 전시인데 책이 나오기 전이라 아쉽네요.



          


<곶에서 생긴 일>은 1945년에 집필되고 1946년에 발표된 초기 명작입니다. 미시마가 21살 때,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1945년 한여름, 근로 동원으로 차출되어 공장에서 지낼 무렵 쓴 작품으로, 글을 쓰는 도중에 패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미시마는 이 작품을 “소년 시절에 빠진 종말의 감상이 쓰게 한 작품”이라고 평했는데 “하나하나 유작이라는 심정으로 쓴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미시마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작품이 집필되던 배경과 작가의 심리를 상상하며 이 작품을 읽으면 몽환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좀 달리 읽힐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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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단편선 <시를 쓰는 소년>에는 총 12편의 단편이 실립니다.


미시마는 아주 일찍부터 글을 썼습니다. 중학생 때 시를 쓰기 시작했고(<시를 쓰는 소년>에 그때의 일이 등장합니다), 열여섯 살에 첫 단편을 썼지만 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한 건 스무 살 때니 그때부터 약 25년간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그동안 발표한 소설은 장편 33편, 단편 149편으로 총 180여 편이에요. 소설 외에도 희곡, 평론, 에세이 등 글이 많으니 정말 엄청난 다작을 한 작가입니다. 집필뿐만 아니라 온갖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으니 그 에너지와 집중이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는 장편과 에세이 위주로 소개가 되었는데 단편 소개가 아직 되지 않아서 꼭 내보고 싶었습니다. 미시마의 단편선은 일본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 다양한 테마로 엮여 나와 있어요.
<시를 쓰는 소년>은 다채로운 미시마를 즐기기 위해 엮어보았습니다. 장편도 그렇듯이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만큼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단편에서도 그런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선집에도 <문학계>, <군상> 등 정통 문예지에 발표된 것도 있지만 <부인공론> 같은 여성지에 실린 것들도 있는데 미스터리, 괴담, 코미디 같은 장르물 단편입니다. 미시마는 장르 상관없이 다양한 글을 썼지만 발표 매체를 확실히 구분 지어 냈어요. 그리고 <시를 쓰는 소년>, <곶에서 생긴 일>, <의자>, <황야에서> 같은 작가 개인적으로 의미 깊은 작품도 꼭 싣고 싶어서 뽑아봤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배경 이야기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은데 조금씩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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