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요코의 소설 막바지 작업 중입니다.
제목이랑 표지가 완성됐어요.
<말없는 주검 은밀한 애도>
뭔가 의미심장한 제목...


표지도 이것저것 만들어보면서 결정장애를 몇 번이나 겪다가 최종 결정한 거예요.
저작권사에서 하루 만에 표지 컨펌을 해주셨는데 오가와 요코 작가님이 표지가 마음에 드신다고 하셨다 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
어렴풋하게 하얀 꽃이 아름다우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표지 만들 때 그런 분위기를 꼭 나타내고 싶었는데 그야말로 이 책과 너무나 어울리는 평을 해주셔서 더 기쁩니다.

이런 글은 오가와 요코가 아니면 쓸 수 없을 것 같은 소설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묘한 기분이 지금도 떠오르네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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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근대노가쿠 희곡집이 도착했습니다.
판권 계약이 끝나면 작업용으로 몇 권을 보내주거든요.

이거 보니 빨리 작업하라는 것 같아 맘이 바빠집니다.😅
지금은 일단 딴 거 마무리해야 하니...
일단 계획은 올 가을 출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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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필사모임을 운영해오신 어느독자님께서 시와서의 책 <세상은 아름답다고>와 <하루하루 하이쿠>를 필사모임 멤버분들께 선물하셨다는 소식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오랜만에 저도 책을 올려봅니다.
미리 알았으면 엽서를 보내드렸을 텐데... 너무 기쁘고 감사했어요.😍💓




오랜만에 저도 오사다 히로시의 시를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로 시와서에서 네 권의 책을 냈어요.
특히 <세상은 아름답다고>는 시와서만의 오사다 히로시 시선집이기도 해서 더 애착이 가는 책입니다. 기존에 나온 책이 아니라 시인의 전집에서 제가 하나하나 읽고 뽑아 만든 책이어서 저도 힘들었지만 일본의 미스즈쇼보 출판사에서 기꺼이 번거로운 과정을 다 받아주시면서 책 출간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여러모로 기억에 남습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보람도 많이 느낀 책이에요.

오사다 히로시의 시를 읽으면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일상’이라는 것의 소중함과 고마움이 얼마나 큰지, 그런 소중함을 우리가 얼마나 당연히 여기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옮긴이 후기에도 썼지만, 오사다 히로시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알린 시인입니다.
암으로 작고하기 하루 전에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 때 남긴 말은 제게 무척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바람 부는 소리, 누군가의 말소리, 신문 배달 소리……, 그런 일상들이 들려옵니다.
일상애란 생활양식에 대한 애착입니다. 소중한 일상을 무너뜨린 전쟁이나 재난을 겪고 나면, 사람들은 잃어버린 일상을 깨닫습니다. 평화란 일상을 되찾는 것입니다.


이 에피소드가 내내 제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옮긴이 후기에도 썼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것들이 뭘까 생각해보면, 멀고 커다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일상에서 함께해온 소소함, 작은 생활양식 같은 게 아닐까 해요. 그것들을 내게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것이 오사다의 시들입니다.


<사람의 하루에 필요한 것>이란 시의 한 구절입니다.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것들로

이루어진 것이, 사람의

인생이라는 작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나지 않는 공백을

메우고 있는 건,

예를 들면

조용한 여름날의 오후,

햇살 속에 떨어지는

황금빛 먼지처럼 아름다운 것.

소리 없는 음악처럼,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것.

하지만, 선명하게 감각되는 것.

혹은, 투명한 밤하늘의

안타레스처럼, 분명한 것.

사람의 하루에 필요한 것은,

의의이지

의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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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시와서 하이쿠 달력입니다.
벌써 올해의 절반이 끝나가고 있네요.
달력 만들 때 늘 6월의 그림은 꼭 비 풍경을 넣고 싶었습니다.
이 그림은 요시다 히로시의 판화예요. 하스이의 판화와는 느낌이 좀 다르죠.



이 작가는 물의 표현이 참 놀라운데 이 그림도 그래요. 비 온 뒤의 밤 풍경인데 비에 젖은 길 위에 어른어른 비치는 불빛의 모습이 어디 환상의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비의 와카와 함께했어요.

달력을 사주신 시와서 독자님 중 한 분이 올해 구매한 것 중에 가장 잘 산 것 1등이라고 하셔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이 비 오는 풍경 그림은 하스이의 판화입니다. 달력은 아니고 여름의 하이쿠와 함께 만든 여름 판화 포스터예요.
올 여름에 북페어 두 곳에 참가하는데 책과 함께 조금 남아 있는 이 하이쿠 포스터북을 가져가려고 해요. 마침 여름의 계절에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함께 실은 하이쿠와 와카 소개합니다. 아직 장마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제 곧 시작될 비의 계절을 생각하며...🤗


여름의 비가
반짝반짝 빛나며
내려오네


온 세상이
전부 다 비로구나
보랏빛깔의
꽃잎이 늘어지며
제비붓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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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산책하다 우연히 보게 된 소극장입니다.
안똔체홉극장이라는 곳인데 <벚꽃동산>을 한다기에 보고 왔습니다. 평일인데도 관람석이 꽉꽉 차서 놀랐는데 미리 예매를 해서 앞줄 두 번째인 가까운 자리에서 봤어요.

거의 2시간 반이 넘는 긴 공연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끝나다니 싶었을 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봤습니다. 영화도 좋아하지만 확실히 연극 무대가 주는 매력이 참 큰 것 같아요. 큰 무대만큼 무대 미술 설치는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코앞에서 감정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어 저는 소극장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중간중간 라녜프스카야의 대사에 눈물도 그렁그렁해지기도 했을 만큼 주인공의 연기가 너무너무 좋았어요. 예전에 배우 활동도 하신 적 있는 권민중님이었는데 출연한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연극 무대가 너무너무 좋아서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쳐드렸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멋진 연기를 좀 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연극 무대는 그때뿐으로 사라지니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얼핏 비극적인 내용 같지만 체호프는 <벚꽃 동산>을 희극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거침없이 변해가는 시대에 부딪히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고전이 주는 즐거움과 묵직함이 있구나 싶었어요.

모든 게 변해버린 시대에 그래도 앞으로의 삶을 찾아 꿋꿋이 나아가려는 모습을 밝게 그린 <벚꽃 동산>은 참 매력적입니다. ‘벚꽃 동산’은 누군가에겐 아름답고 그리운 추억이지만 또 누군가에겐 그립지만 눈물 어린 추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끝내 속절없이 베어지는 나무를 보며 다들 지나간 추억을 가슴에 품지만, 곧 또다시 새로운 삶을 향해 웃으며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왠지 가슴이 따뜻해져요.
여기에 나오는 모든 인물을 미소 지으며 볼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계급과 배경이 달라도 결국은 모든 인간이 지닌 공통된 모습을 볼 수 있어서예요.
세상 물정 모르는 귀족이고 사랑만이 삶의 전부인 것 같은 라녜프스카야지만 불쌍한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을 가지고 있어요. 농노였던 로빠힌은 어린 시절 겪은 주인에 대한 가슴 아픈 추억이나 원망이 있지만 그럼에도 곤궁에 빠진 주인을 구하려고 온갖 노력를 다합니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기에 인간적이라는 눈을 통해 바라보면 용서하지 못할 인간도 없고 이해하지 못할 인간도 없을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누구도 미워할 수 없고 다 사랑스럽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그때와는 또 다른 계급과 차이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우리에게 나와 다른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찾아주는 것 같습니다.

연극을 보면서 자연히 다자이의 <사양>이 떠올랐습니다. 일본의 <벚꽃동산>으로 만들 겁니다, 라고 했던 다자이의 <사양>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한없이 가슴이 아린 <사양>에 비해 <벚꽃동산>은 인간에 대한 따뜻함과 사랑, 밝은 희망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좋은 대사가 많았지만 그중에 하나 로빠힌의 문장입니다.


우리는 서로 잘난 체하지만 시간은 가고 있고 인생은 멈추지 않고 덧없이 흐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무엇엔가 몰입해서 열심히 일을 한다면 마음은 편해지고 내가 존재하는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땅에는 자기가 무엇 때문에 사는지도 모르고 시간만 낭비하며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연극 다 보고 나와 걷는데 담벼락 위에 너무 예쁜 장미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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