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필사모임을 운영해오신 어느독자님께서 시와서의 책 <세상은 아름답다고>와 <하루하루 하이쿠>를 필사모임 멤버분들께 선물하셨다는 소식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오랜만에 저도 책을 올려봅니다.
미리 알았으면 엽서를 보내드렸을 텐데... 너무 기쁘고 감사했어요.😍💓




오랜만에 저도 오사다 히로시의 시를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로 시와서에서 네 권의 책을 냈어요.
특히 <세상은 아름답다고>는 시와서만의 오사다 히로시 시선집이기도 해서 더 애착이 가는 책입니다. 기존에 나온 책이 아니라 시인의 전집에서 제가 하나하나 읽고 뽑아 만든 책이어서 저도 힘들었지만 일본의 미스즈쇼보 출판사에서 기꺼이 번거로운 과정을 다 받아주시면서 책 출간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여러모로 기억에 남습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보람도 많이 느낀 책이에요.

오사다 히로시의 시를 읽으면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일상’이라는 것의 소중함과 고마움이 얼마나 큰지, 그런 소중함을 우리가 얼마나 당연히 여기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옮긴이 후기에도 썼지만, 오사다 히로시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알린 시인입니다.
암으로 작고하기 하루 전에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 때 남긴 말은 제게 무척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바람 부는 소리, 누군가의 말소리, 신문 배달 소리……, 그런 일상들이 들려옵니다.
일상애란 생활양식에 대한 애착입니다. 소중한 일상을 무너뜨린 전쟁이나 재난을 겪고 나면, 사람들은 잃어버린 일상을 깨닫습니다. 평화란 일상을 되찾는 것입니다.


이 에피소드가 내내 제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옮긴이 후기에도 썼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것들이 뭘까 생각해보면, 멀고 커다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일상에서 함께해온 소소함, 작은 생활양식 같은 게 아닐까 해요. 그것들을 내게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것이 오사다의 시들입니다.


<사람의 하루에 필요한 것>이란 시의 한 구절입니다.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것들로

이루어진 것이, 사람의

인생이라는 작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나지 않는 공백을

메우고 있는 건,

예를 들면

조용한 여름날의 오후,

햇살 속에 떨어지는

황금빛 먼지처럼 아름다운 것.

소리 없는 음악처럼,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것.

하지만, 선명하게 감각되는 것.

혹은, 투명한 밤하늘의

안타레스처럼, 분명한 것.

사람의 하루에 필요한 것은,

의의이지

의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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