卓秀珍 탁수진 2004-08-08
[기자24시] 안하무인 인터넷기업 [기자24시] 안하무인 인터넷기업 [매일경제 2004-08-05 17:56] 투자자는 안중에 없었다. 국내 인터넷기업의 '대표선수'라는 인터파크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불성실한 행동 이 도마에 올랐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상반기 영업이익이 9억원 흑자"라고 공시했다가 20일 뒤인 3일 에 "19억원 적자"라고 말을 바꿨다.
판매촉진비가 28억원이나 갑자기 불어난 이유도 납득이 안가지만 흑자 소식에 쏟아 졌던 장밋빛 보고서나 투자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더 큰 문제는 발표한 지 8개월이나 지난 지난해 실적도 손실이 커졌다고 덧붙인 점 이다. 회사측은 "매출인식을 바꿔 29억원 손실이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부터 실적호전 기대감에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쭉쭉 올랐고 덕택에 12월 전환사채(CB)를 주식전환해 성공적으로 해결했다. 만약 손실이 컸다면 주가가 떨어져 CB 전환에 실패하고 돈을 갚아야 했을지 모른다.
이제 와서 매출인식을 바꾼 삼일회계법인은 뭐하는 곳인지, 당시 투자자들의 충격 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편 같은 날 다음은 900억원의 빚을 합해 총 1112억원을 들여 미국 라이코스를 인 수한다면서 장문의 보도자료를 냈지만 정작 재무정보는 비공개했다.
다음의 흥망은 라이코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적자인지 흑자 인지, 부채나 현금흐름이 어떤지도 모르니 분석이 불가능하다. 다음측에선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주식을 사야 할지 팔아야 할지 자기네만 알고, 투자자에겐 숨기는 이유가 무엇인가 . 투자자는 돈만 내면 된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면서도 "다음처럼 유망 기업이 중대한 인수ㆍ합병(M&A)를 할 경우 상대 실적을 알리는 것은 투자자에 대한 당연한 도덕적 의무"라고 혀를 찼다.
두 기업이 처벌받을 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윤리 측면에선 오점을 남겼다.
경영진들은 아무도 모르고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이런 '약삭빠른' 생각에 주가 하락으로 대가를 치르지만 코스닥 신뢰 저하는 물론 투자자들마저 함께 손해보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하다.
<증권부 = 김선걸 기자 sungir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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