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맨발로 걷다
이희영 지음 / 브리즈(토네이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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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좋은 이유는 합법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멍때리기(?!)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고, 결국에는 여행이라는 여유로움과 나태함 속에서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는 또 한 걸음 성숙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고 ㅡ.  

 『서른, 맨발로 걷다』라는 제목에서 부터 나는 이 책에 이끌린 것 같다. 「나이 첫머리에 '3'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는」어색함을 올해 처음으로 느꼈기 때문인지 왠지 공감되기도 하면서, 「맨발」에서 풍기는 자유스러움이 나를 사로잡는 듯 했다. 그리고 실제 내 손에 이 책이 들어와서 읽고 난 지금, 비슷한 나이로 인해 느꼈던 공감대는 삶 전체에 대한 공감으로 확대되었고, 자유스러움은 그 이상의 설렘따뜻함으로 다가온다.

 

말과 글은 슬픔과 기쁨을 확대하고 축소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가장 읽고 싶은 것

진정으로 읽어야 할 것들은

그들의 표정에 있다.   - P137
 


 

그래서일까?! 『서른, 맨발로 걷다』에서 만나는 사진들은 유난히 사람들의 얼굴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보다 글로써 더 많은 말들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봤던 모습 그대로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과 웃음을 담아냄으로써, 여행을 이야기하고 삶을 이야기 하는데 더 많은 따뜻함사랑을 담아낸다는 느낌이었다. 

 『서른, 맨발로 걷다』는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니라 삶의 기록이다. 새로운 세상을 관광하기 위한 떠남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익숙했던 세상의 힘이 될 새로운 빛을 찾아서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었다. 다양한 여행의 흔적들이 나타나지만,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그 속에서 찾아내는 그녀의 울림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울림은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울림이 되었다 ㅡ.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위해 낯선 곳을 향해 떠났고, 맨발로 걷듯이 낯선 거리를 걸으면서 느꼈던 많은 것들로 인해 성공적인 여행이었다고 한다. 성숙해져 돌아왔다고 한다. 나 역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위해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인지, 만들어갈 준비를 위해서 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홀로 떠났던 기억이 있었기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홀로 떠났던 기억이 그렇게 성공이라고 단언할 수 는 없다. 그로인해 성숙해졌다고 단언하기는 더더욱 어렵게만 느껴진다. 아직도 혼란이 -여행에 대한 혼란이 아닌, 삶에 대한 혼란- 머릿속에 가득해서 일까, 확실한 어조로 성공이었다, 성숙해졌다라고 말하는 저자에 대한 부러움은 더더욱 크게만 느껴진다. 

 지금까지 가진 건 개뿔도 없으면서, 손에 쥐고 있는 그 몇 개를 -아무 의미도 없는-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살았던 것 같다. 『서른, 맨발로 걷다』에서도 나오지만, 「삶은 여행」이라는 말을 요즘 들어 더 많이 실감을 한다.  이제는, 의미 없는 무언가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찾아 새롭게 돌아보는, 삶이라는 여행을 떠나야 겠다. 그래, 여행이 그렇듯 삶도 결국에는 떠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일단, 떠나야 한다. 그리고 도전해야 한다, 내 삶을 ㅡ. 언젠가 맞이할 진정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위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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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돌의 도시 - 생각이 금지된 구역
마누엘 F. 라모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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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디오크러시(Idiocracy)라는 영화의 소개 글을 본적이 있다. 아주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길래 시간이 되면 봐야지 하고 묻어두고만 있다가, 『둥근 돌의 도시』를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다시 한 번 확실히 말해두지만, 그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ㅋ) 영화의 내용은 대충이랬다. 군인 한 명과 창녀 한 명이 실험을 위해 냉동이 되었다가 1년 후 깨어나야 했는데, 어이없는 일(?)로 인해 500년 후에나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그 세상은 뚱뚱한 멍청이들로만 가득찬 세상이다. 모든 세상이 멍청하게만 보이는, 아니 멍청한 세상 ㅡ. 결론을 찾아보니, 이 똑똑한 군인과 창녀가 결국에는 대통령이 된다는 내용이다. 왜 갑자기 보지도 않은 이 영화가 생각이 났을까?! 영화『둥근 돌의 도시』나 결국 인간은 멍청함(?!)을 향해 달려 나간다고 보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의 이 세상이 멍청하다는 것일까?!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은 사라진 세상 ㅡ. 버추얼 비전이라는 오늘날 TV에 정복당해버린 세상 ㅡ. 지도자와 정치가를 제외하고는 20년 전 부터 음악은 금지를 당했고, 이웃의 종교를 거부하는 일이 종교를 믿는 것 보다 더 성스러운 일이 되어버린, 종교가 금지를 당한 세상 ㅡ. 『둥근 돌의 도시』에서 그려지는 미래의 세상, 49세기의 세상이다.

 

'행성간 업무부' 장관의 아들이자, '선행과 사회보건부'의 공무원인 「카르멜로」는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경사진 길을 보면 뛰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어느 날 우연하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달리기를 하다가 도둑을 잡게 된다. 그것도 '세계 대통령'의 핸드백을 훔친 도둑을 ㅡ. 그 일로 그는 국민적 영웅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과거나 현재에도 존재하고 미래에도 존재할, 대통령이라는 자리로 대표되는 권력을 탐하는 자들에 의해 음모에 빠지고, 국민적 영웅에서 우주 최고로 흉악한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그리고「카르멜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ㅡ.

 

살짝 언급한 부서의 이름부터 당황스럽지만 우습게 들리지 않는가?!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그렇다. 당황스럽지만 우습고, 우습지만 그렇게 웃기지만은 않은 이야기 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미래를, 아니 현실을 또 비웃는 이야기 ㅡ. (아~ 이 힘들게만 느껴지는 '블랙 유머'를 함께 해서 인가 나 역시도 책 속의 한 인물이 된 듯 한 느낌이다. ㅎㅎㅎ) 권력을 얻기 위해 평범한 한 인물을 희생시키는 과거, 현재와 다름없는 미래의 권력자들(혹은 권력을 탐하는 자들) ㅡ. 차라리 『둥근 돌의 도시』에서는 귀엽기나 하지.. 지금 우리의 이 현실에 답답함이 밀려온다.

 

처음 접하는 작가 「마누엘 F. 라모스」『둥근 돌의 도시』낯선 책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파격적이기도 하고, 친절한 책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갑자기 책 속의 인물이 작가와 함께 이야기하는 낯선 장면이 등장하고, 그 이후 작가는 아예 대놓고 독자들을 향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친절하게 말이다. 미래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친절하게 이야기들 들려주는 것은 사실이다.

 

『둥근 돌의 도시』에서는 '블랙 유머'를 통해 세상을 비웃고 있다. 스페인이라는 나라와 우리의 정서적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수준이 낮아서 그런 것일까?! 책을 읽어 가는데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다. 아니, 책은 쉽게 읽혀 가는데 생각거리들이 많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우습지만 우습지만은 않은 세상을 말하는 『둥근 돌의 도시』ㅡ. 그래서 내리는 결론!! 과연, 우리의 사회는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결론이 생뚱맞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직접 이 책을 읽어보시라 ㅡ. 그리고 스스로가 결론을 찾아보고, 숫자만 나오면 등장하는 49라는 숫자에 대한 해석도 내려주기를 바란다. 나는 이미 책 속의 인물이 되어 멍 때리는 것 같은 기분이니까 ㅡ. 벌써 이 세상이 나를 생각을 금지 시켰나?! 윽.. 끔찍한 세상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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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론 -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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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좋은 말들이나 글들도 많고, 그것들을 모아모아~ 엮어놓은 좋은 책들도 많다. 물론 전부 좋은 것들이지만, 실제로 그런 좋은 말들을(듣기도 많이 하지만, 내가 직접 할 수도 있는..)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너무도 많은, 너무도 좋은 이야기들만 들어가며 살아가는지라 이제는 웬만한 것들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감동적으로도, 충격적(?)으로도 다가오지 않는다. 『자조론』도,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뭔가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무엇보다 사무엘 스마일즈」라는 인물이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에 주목하게 되었고, 또한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해를 했다고 해야 하나?! 크게 동감했다. 그냥 이렇게~ 이렇게~ 살아야 잘산다, 혹은 그냥 좋게~ 좋게~만 살아야 한다, 는 식의 주장을 떠나서 단순한 정치 개혁만으로는 사회 곳곳에 산재하는 부정과 부패를 제거하지 못한다”는 경험(저자인 「사무엘 스마일즈」는 실제로 작가이자 정치개혁가이자 저널리스트이고 의사였다고 한다)에서 우러나온 생각을 바탕으로 개인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는 “자조”의 정신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통의 좋은 책(?)들과는 다르게만 다가왔다. 

『자조론』은 'Ⅰ.자조정신' 을 시작으로 'Ⅱ. 인내' , 'Ⅲ.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Ⅳ. 직업' 그리고 'Ⅹ. 사람의 기량' 까지 전체 10개의 Part에 41가지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격언이나 실제의 사례들을 이야기함으로써 그가 전하려는 말들을 보다 쉽게 전하고 이해시킨다. 이를 통해, 결국에는 남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할, 진정한 자신의 모습, 그리고 그 가치를 드높이기 위한 길을 한 걸음씩 옮겨가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1859년에 이 책이 처음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미 100년도 훨씬 지난 이 시점에서 그의 글들이 더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뭘까?! 그토록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근본적으로 사회가 가지는 많은 문제점의 개선은 없었다고 봐야할까?! 혹은 시간을 흘렀어도 개개인의 의식들은 스스로를 성장 시켰다가 죽음으로 사라지고, 또 다른 새 생명은 초기화된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지루한 반복을 해야만 하는 삶의 숙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대와 상관없이 존재해야 하는 글이라고 봐야할까?! 아니면 돌고 도는 역사라 그저 반복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시대를 초월한 인생지침서」라는 시리즈에 정말 잘 부합되는 책이라 생각된다. 자신을 만들고 성장시켜야만 하는 삶에서 자신을 만들고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책 ㅡ. 세상은 결국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와의 대결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 어쩌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가 '자기 자신' 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간혹 말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중요한 순간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닌 삶의 전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의 진리(?!)를 일찍이 깨우쳐 주고, 그 삶에 정직한(!) 동반자가 되어주려는 듯 한 책 ㅡ. 사무엘 스마일즈의 『자조론』이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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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as Brand Vol.10 : 디자인 경영 유니타스브랜드 10
유니타스브랜드 잡지 기획부 엮음 / (주)바젤커뮤니케이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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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디자인은 아니지만 디자인은 모든 것에 관한 것이다.

- 마이클 베이르트 -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브랜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아이팝 또는 아이리버를 통해 음악을 듣고, 손에는 모토로라 핸드폰을 들고 있고,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컨버스 신발을 신고, 점심은 간단하게 크라제버거에서, 집에 돌아갈 땐 크라운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결제는 현대카드로 ㅡ.

 

우리 주위에는 각 종 브랜드와 그 각각의 디자인, 그리고 그것들이 담고 있는, 혹은 표현하고 싶은 많은 생각들이 존재한다. 항상 우리 주위에 널려있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도 않은 채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고만 있다. 단순히 재미가 있다 없다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쉽게 지나쳐버리고는 만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그 속에 담겨있는 많은 재미들을 찾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UNITAS BRAND』와 마주한 이 시점에서 해본다.

 

<유니타스브랜드>시리즈는 잡지가 아니라 '참고서'입니다.

 

『UNITAS BRAND』를 처음 접하는 순간, 단순한 디자인이나 브랜드 관련 잡지일 것이라 생각했고, 설렁~ 설렁~ 넘겨가며 쉽게 읽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이지만 그래도 잡지책(?)이잖아,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나갈수록 나의 생각을 달라져만 갔다. 분명 잡지책이라 생각했는데, 진짜 참고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설렁~설렁~ 대충~대충~ 읽어 넘겨버리기에는 아까운 내용들이고, 오히려 하나하나 세심하게 읽어나가야 하는 내용들이라 생각되었다. 격월간으로 나온다는 『UNITAS BRAND』ㅡ. 두 달동안 손에 잡고 읽어도 소화하기 힘들 만큼의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어쩌면 두 달의 시간도 이 한권을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벅찰만큼의 내용들이다.

 

『UNITAS BRAND VOL. 10 』주제「디자인 경영」이다. 디자인은 디자인이고, 경영은 경영인데, 이 둘의 결합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디자인 경영의 궁극의 목적은 브랜드 경영이고, 

브랜드 경영의 궁극의 목표는 디자인 경영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놀랍게도 마케팅도 이것과 하나이다. 

디자인이 마케팅이고, 마케팅이 디자인이고 이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이 브랜드다.   

- P8

  



디자인 경영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돌고 도는 많은 것들. 이런 복잡한(?) 이야기들을 대변하듯, 또는 한방?(?!)에 설명하겠다는 듯이 나와있는 것이 표지에 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디자인 경영에서 시작한 이야기들이 브랜드 경영을 거쳐 국가브랜딩 까지 이어진다. 그러고는 다시 디자인 경영으로 돌아간다. 디자인 경영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고, 결국은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할까?! 앞서말했듯이 단순한 이야기들이 아닌 그 이상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닌 다양한 전문가들의 철학이 말이다. 디자인이나 브랜드 관련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는 솔직히 어렵게만 다가오는 책이지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나타내는 디자인이나 브랜드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으로 나름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들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인 것 같다. 세상이 어느 때 보다도 '크리에이티브'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디자인 경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 어느것도 정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UNITAS BRAND VOL. 10 』 분명 디자인과 관련된 공부나 일을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UNITAS BRAND VOL. 10 』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바탕으로 '휴머니티'넘치는 삶을 디자인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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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광의 공포 영화관 - 무섭고 재미있는 공포영화 재발견
김시광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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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덥다'는 말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여름에는 땀이 많이나서 그리 좋아하는 계절은 아니지만,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공포영화를 계절과 상관없이 마구 찾아서 보고는 하지만, 극장에서 큰 스크린을 통해서, 그리고 타인의 놀라는 소리와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공포영화를 즐기는 재미는 여름에 많이 맛볼 수 있기에 최근의 무더위가 그리 나쁘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ㅡ.

 





 

공포영화를 좋아하지만 , 저자와는 다르게, 지금까지는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질문을 받은 기억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것을 좋아하는 것에 특별한 이유라는 것이 필요할까?! '이유'라는 것은 그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왜 남들에게 설명을 해야하며, 이해를 시켜야 하며, 이것저것 이유를 가져다 붙여 복잡하게 만들려고만 할까?! 그냥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ㅡ. 사람이 모두 다 다르듯이 개인의 취향차이로 인정하고 말이다 ㅡ.

 

『김시광의 공포영화관』이라는 책의 서평이라고 시작했으면서, 왜 쓸데없이 이런말들을 길게 늘어놓고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공포영화들이 사회적 약자, 혹은 사회적 소수가 전통과 권위, 심지어는 편견마저도 타파하기 때문 아닌가"라고 말하는 저자와 달리,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거창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누군가 좋아하는 이유를 내게 물어온다면 딱히 할 말이 없기에 이런 쓸데없는 말들로 글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

 

공포영화에는 항상 야한 장면이 나온다는 말에 친구들과 둘러앉아 어른들 몰래

'13일의 금요일'이 나오는 TV 화면을 열심히 바라보던 기억ㅡ.

어릴적 나이트 메어를 몰래보고는 잠을 못 이뤘던 기억 ㅡ.

오멘을 보고 아이들끼리 서로서로의 머리에 숫자 666이 있지 않나 찾아본 기억 ㅡ.

식스센스는 반전을 다 알고도 다시 보던 기억 ㅡ.


나의 공포영화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들이다.
저자의 공포영화에 대한 시작과 비슷하게 나 역시도 공포라는 영화 자체에 주목했던 것이 아니라 18금이라는 빨간색에 호기심이 더 많이 있었다. 그랬던 것이 차츰 발전하여, 여전히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찾아보는 사람 중의 하나인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공포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본다. 하지만, 이 장르를 보다가 저 장르를 보다가 결국에는 다시 공포로 돌아와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나름 이런저런 영화도 많이보고, 특히 공포물은 더 많이 찾아보고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김시광의 공포영화관』에서 중점적으로 소개된 영화 중에 내가 본 것이라고는 절반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아직 내가 공포물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인가?! ㅎㅎㅎ

 



 

『김시광의 공포영화관』이라는 책은 저자인 김시광님의 공포영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담고 있다. 그 다양한 생각들이 공포영화에 대한 애정이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을 듯 하다. 또한 단순히 어떤 영화들에 대한 생각들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B급영화" 라든지 "공포영화의 역사", "감독의 이야기" 등등의 정보와 저자가 개인적으로 꼽은 "공포영화 Best100" 까지, 공포영화에 대한 많은 호기심과 더불어 많은 정보까지 얻게 되는 책이었다. 앞서 말했던 내가 봤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영화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며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게 봤던 '28일 후', '해프닝', '미스트', '식스센스' 등의 영화들은 다시 한 번 그 때의 즐거움(공포영화인데 즐거움이라 표현하니 좀 아이러니 하기도 하지만..)을 떠올리게 되고, 별 감흥없이 봤던 '기담', 'REC',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같은 영화들은 또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게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다시 봐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하였다. 그리고 내가 전혀 몰랐던, 혹은 알면서도 보지 않았던 영화들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이 솔~솔~ 생겨나는 나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다.

공포영화를 보며 무서워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무서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 P83

 
  


최근 들어서 이런저런 공포영화들을 찾아서 봤지만, 깜짝깜짝~ 놀라는 것들 외에 특별히 무섭다고 느낀 영화들을 찾지 못했다. 예전에 나왔던 영화들을 꽤~ 무서웠는데, 요즘은 그렇게 무섭게 만들지는 못하는 구나, 라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쳤는데 저자의 글을 보는 순간 꼭 그런이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지금 내가 혹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너무 무섭기에 공포영화 따위는 전혀 무섭지 않은 거라고.. 참~ 재밌다.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현실 ㅡ. 그 현실에서 또 공포영화를 찾아나서는 내 모습..

 

영화(그것이 공포, 코미디, 에로 무엇이든지 상관없이)는 재미를 위해서 재미있게 봐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밝혔듯이, 아무리 작품성있는 영화라도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면 결코 좋은 영화는 될 수 없을것이다. 이것저것 전부 따져가면서 본다면 머리만 복잡해지지 않을까?! (물론 영화를 통해 사회의 여러문제를 끄집어 내겠다는 생각에서 영화를 본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어쩌면,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머리를 단순하게 만들고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서운 현실을 두고 또다른 무서움을 찾아나서는 내 모습이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어쩌겠나 즐거운 것을.. ^^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극장에서 긴장감 가득한 가슴과~ 단순한 머리로~ 시원하게 소리도 질러가면서~ 영화를 보는건 어떨까?!

 

그나저나 다음에는 또 무슨 영화를 보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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