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나도 많은 할 말과 너무나도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있어서 일까?! 어떤 말부터 시작을 해야 될지, 어떤 느낌부터 떠올려야 할지 망설여진다. 지금 『바보 노무현』을 읽고 난 이 시점에서는(사실, 읽기 전이나 읽고 난 후나 큰 변화는 없다, 단지 좀 더 그를 알아가고,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 외에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아쉬움이 가장 먼저, 그리고 진하게 다가온다.

 

그를 보내는 분향소에서, 불을 붙이기 위해 한 모금 들이켰던, 씁쓸하게만 느껴졌던, 그 담배의 맛. 그 담배의 씁쓸한 맛이 아직도 입가에 남아있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그 느낌은, 그 당시의 입가만이 아닌, 내 가슴 속에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남아있을 씁쓸함으로 기억 될 것이다. 씁쓸함에 이어서 드는 생각은 그가 못다 이룬 세상에 대한, 그 세상을 향한 아쉬움이다. 왜 꿈꾸던 세상을 보지도 못한 채,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했는지 ㅡ.

 

미리 말하지만, 난 대선 때 노란색을 선택하지 않았었다. 좀 더 왼쪽으로 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른쪽에는 물론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왼쪽에서도 외면을 받는 대통령이었다. 나 또한 왼쪽에서 바라봤기에 실망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을 욕하면서 시원해 질 수 있다면 욕먹는 것도 상관없다며 국민에게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사람약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강자에겐 한없이 강한 사람, 권력을 스스로 놓아버리는 대단한 사람, 지금 당장보다 한 발 더 앞선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는 사실들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어느새 그를 지지하는 입장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그의 지지율은 점점 내려만 가고, 많은 것들은 큰 장벽으로 그에게 다가갔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좋은 정치는 정말 좋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한다. 우리는 정말 좋은 국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당시에는 왜 믿고 맡겨두지를 못했을까?! 그의 모든 것 하나하나에 딴지를 걸고 나서야만 했을까?!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뿐이다 ㅡ.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어이없는 유행어 아닌 유행어까지 나돌았던 것을 기억하는가?! 어른에서 어린 아이들까지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누구나 스스럼없이 하던 그 말 ㅡ. 정말 듣기고 싫었고, 정말 어이없다고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에 어떤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민생이 파탄 나고 경제가 이지경인데 무슨 이념 논쟁이냐, 라는 말들이 나돌고.. 에휴, 그저 답답했고, 지금도 그렇다. 누구나 가지기 위해서 치열하게 다투는 권력이란 놈. 그 놈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놓아버리는 모습은 못 봤던 것인가?! 그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면 감히 저런 어이없는 말들을 할 수 있었을까?! 민생이 파탄 나고, 경제가 바닥인 이 상황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가?! 늦었지만 이제 와서 그 기초를 잡아가기 위해 노력하는데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형편없는 정치,사회의 문제점은 또 어디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가?! 친일파 청산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단순한 역사적 숙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음.. 말을 하면 할수록 마치, 내가 누군가의 대변인이 되어버린 듯 한 느낌이다. 하지만, 대변인으로서가 아니라, 또 그의 모든 행동들을 지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확실히 할 것은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하는 말들이다.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좀 더 앞을 내다보자는 것이고, 보다 행복하고 보다 더 잘 사는, 진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서, 한 번 쯤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기에 꺼낸 말이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많은 것들을 통해서 말이다 ㅡ. 많은 이들이 늦게나마 그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또한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그의 떠남은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바보 노무현』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냥 내가 생각하던, 내가 추억하던 그 인물 그대로의 모습을 또 다시 책으로 만나는 것이기에 ㅡ. 내 느낌, 내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다면, 그것이 곧 『바보 노무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ㅡ.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민주당"의 간판을 내걸고,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의 패배를 기억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패배했다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그 뭔가가 느껴졌음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그때까지 알고, 생각해 왔던, '정치인'이란 인물에게서 처음으로 느꼈던 「희망」의 모습이라고 할까?! 이제 그는 없다. 아니 아직 그는 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람 사는 세상』 속에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 제139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양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t's not my business.”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간편하면서도 쿨~하게 보일 수 있는 말이겠지만,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을 읽었다면, 혹은 직접 당신이 조금이라도 저 높은 누군가(?!)를 향해서 작은 목소리로나마 뭔가를 외쳐보았다면, 정말 무책임하면서도 생각 없는 인간이 내뱉는, 화를 돋우는 말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나는, 독재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던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독재타도와 민주화만큼이나 나를 위해, 약자들을 위해, 또는 우리 모두를 위해 외치는 많은 말들과 생각들은 어느 시대나 존재한고 생각한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때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하에 공교육을 말살(?)하려는 정부의 정책을 향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만 했었다. (나는 아직도 그래야만 했었다고 생각한다) 그 힘을 모으고자 우리 학교에서는 동맹 휴업을 위한 전교생 투표를 실시했고, 정족수 미달에 연장투표까지 해가며 겨우 동맹 휴업을 성사시켰다. 그리나 막상 동맹 휴업을 하고 우리의 뜻을 모으고자 하는 집회에는 소수의 학생들만 참여했다. 대부분 학교 근처에 있는 PC방, 당구장, 술집으로 몰려가 있었다. 그들은 정부의 정책을 향한 어떤 목소리가 아니라 단지 학교를 합법적(?)으로 하루 쉰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학교 교정에서 목소리 높여가며 시끄럽게 외쳐대는 나 혹은 주위 몇몇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학교를 다녀야 하는 많은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사회는 만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더 큰 목소리로 외쳐보았지만 쓸데없는 일이었다. 내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돌아오는 것은 시끄럽다는 반응과 나와는 상관없는 일(It's not my business.”)이라는 말뿐이었다. 처음으로 나의 행동에 회의가 드는 순간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하게, It's not my business.”가 들리는 것 같다. 그래, 더 심하게 들린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은 대학시절 관료의 부정부패 타도 민주화를 주장하는 학생 운동에 적극 가담하는 주인공 「하오위엔」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심히 하던 민주화 운동이 『천안문 사태』로 좌절당하고, 그는 친구들과 하는 술자리에서 학생운동을 의미 없는 행동으로 몰아붙이는 사람들과 싸움을 하고 학교에서는 퇴학당하고 만다. 결국 일본인과 결혼을 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멀리서나마 조국인 중국을 위해 민주화 운동을 해보려 하지만 주위 상황과 사람들의 뜻은 하오위엔의 생각과 다르기만 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맛보는 좌절감들.. 난, 이 하오위엔의 모습에서, 행동했었지만 지금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많은 선배들을 모습이 겹쳐진다. 어쩌면 그 모습은 이상을 잃어가는, 현실화되어가는 우리 시대 모든 이들을 대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앞에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맘껏 떠들고 웃을 수 있는 이 자유민주 사회(아직 정확하게 그렇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지만)는 결코 「하오위엔」과 같은 사람들이 외치던, 그 작은 외침이 없었다면 이루어 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작은 외침의 시작으로 우리 역사에는 4.19혁명, 6.10민주항쟁,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라는 거대한 외침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오늘날을 이루어 낸 것이다. 이름 없이 먼저 살다간, 그리고 뜻있게 사라져간 그들, 그리고 그들이 다져놓은 우리의 역사 앞에 당당해 지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ㅡ.

 

그래도, 여전히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It's not my business.”라고 외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동네】를 통해 만나는.. 소중한 책들 ㅡ. 그동안 가슴속에 찜~해둔 책을 꺼내 펼쳐보이다..!! ^^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5월 20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9년 07월 08일에 저장

"대재앙 이후"라는 멋진(?) 소재로 나를 사로 잡을 것만 같다.
코맥 매카시의 매력이라고 하는 흡입력과 감동을 만나고 싶다 ㅡ.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5월 20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09년 07월 08일에 저장

[제1회 블로거대상 우리문학 부문 : 2위]에 빛나는 김연수 작가의 작품 ㅡ.
그가 말하는 시대적 흐름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다 ㅡ.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09년 07월 08일에 저장
구판절판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스콧 피츠제럴드..!!
영화로 먼저 만났기에 더 유명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ㅡ.
사실,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작은 분량의 단편이었다는 사실.. 그저 놀랍다~!!
그래서, 더더욱 나머지 그의 작품들을 보고 싶어진다~!!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9년 07월 08일에 저장
품절
정말 매력적인 제목이지 않은가?!
로맹 가리의 단편 16편을 묶어 놓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ㅡ.
로맹 가리, 그의 극적인(?!) 삶에 대한 호기심일까?! 읽고 싶다 ㅡ.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원티드 맨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읽은 책이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라는 책이다. 미국이 선포하고 실행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상징하는 장소이며, 뚜렷한 죄도 없는 수감자들에게 재판을 받을 권리도 주어지지 않은 채로 고문과 학대 같은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는 곳. 그곳이 관타나모 수용소이다. 『원티드맨』은 직접적으로 관타나모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었다. 적어도 나의 머리에서는.. 

 

검은 코트를 입고 목에는 케피예를 두르고, 낙타 가죽 안장주머니를 둘러멘 모습으로, 터키 출신의 모자인 '레일라'와 '멜릭'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독일, 영국, 미국 정보국까지 탐내는(?) 인물, 원티드 맨 - '이사'. 레일라와 멜릭 모자는 독일 시민권을 받기위에 노력중이면서도 이사의 처참한 모습을 외면하지 못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이지만, 결국 자신들의 위험을 덜기위해 민권 단체 "생크추어리 노스"의 '아나벨'이라는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학대와 고문의 상처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함부르크까지 힘들게 달려온 이사, 그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끝까지 노력하면서도, 무시 못 하는 권력과 자신의 신념사이에서의 혼란을 겪는 아나벨, 그리고 함부르크에서 개인은행을 운영하는 '브뤼', 실전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 정보국에서 일하는 '바흐만' 등을 통해서 나타나는 각종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 그리고 쉽게 판단하기에 어려운 이야기들이 독일 함부르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다양한 작품으로 수많은 찬사를 받는 「존 르 카레」이지만, 나는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접했다. 냉전시대 실제 첩보활동을 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스파이 스릴러의 전설적인 거장답게 그의 이야기들은 무엇보다 사실적이면서도 날카로웠다. 한편으로는 그의 그런 전력과는 어울리지 않게(?) 인간적인 면이 느껴진다는 점이 나에게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존 르 카레」가 미국 대외 정책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으로 유명하다는 말(책에 있는 그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되었다)을 직접 증명하듯이, 이 책의 마지막에 가까워져서는 “미국식 정의”라는 말로써 미국을 향해 날카로운 외침을 날려 보낸다. 하지만, 그 날카로움이 향하는 곳이 비단 미국 뿐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권력이 있는 모든 곳, 모든 사회가 그 날카로움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면, 한 번의 아픈 경험으로 인해 조금만 위험해 보여도 그 위험을 제거해 버리고 마는, 그리고 그 위험의 제거를 위해서 한 생명을 이용하고 처참하게 짓밟아버리는 행태들 ㅡ. 오늘날 어느 곳이나 그런 행태들이 자행되고, 묵인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관타나모 수용소 같이 말이다. 

 

 『원티드맨』을 통해,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강요해도 되는 것인가?! 라는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게 된다. 누군가는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다수는 누구를 통해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며, 소수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라는 문제가 생겨나고, 다수의 편에 있다가도 언제든 소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 95퍼센트는 움마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5퍼센트는 테러에 자금을 댑니다. 의식적으로, 독창적으로.  

따라서 그는 사악한 사람입니다. 그것이 그의 비극이죠.  - P327  

 

 그리고 또 한 가지, 어느 한 사람에게 '95퍼센트'의 과 '5퍼센트'의 이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악인가 선인가?! '95'와 '5'라는 숫자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단지 '5' 만큼의 악이라도 그 악의 강도(?!)에 따라서 '95' 만큼의 선을 덮을 수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런 판단은 과연 누가 해야하는 것인지?! 그냥 최소한의 기본적인 권리는 당.연.히. 지켜져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는 그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그 당.연.함. 마저 위협받는 이 세상은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 것인가?! 등등의 복잡한 생각들도 하게 될 것이다. 뭐, 어느 것도 어느 곳에도 정답은 없다. 수학은 아니니까.. 

 

 「존 르 카레」라는 거장의 이름조차 몰랐던 나의 무지로 인해, 단순히 재미있는 책만을 만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재미있지만은 않은 책이다. 하지만 그 재미 이상의 깊은 생각을 던져주고, 그 어떤 무서움(내가 '이사'가 되어 이야기에 빠져나간다면..)과 현실을 좀더 냉철하게 바라보는 힘을 가지게 하는 책을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재미만을 찾았던 나를 비웃듯이 다가온 책,  『원티드맨』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
이민희 지음 / 푸른숲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뭔가 하나에 빠진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그리고 그 한 가지를 위해서 낯선 나라를 향해 떠나서 돌아다닌다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정말 값진 도전이자 단순히 뭔가에 빠지는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 한 가지라는 것이 「파스타」라고 한다면 말이다 ㅡ.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를 처음 봤을 때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파스타를 찾아서 이탈리아를 누빈다?! 이 얼마나 당돌하고도 무모한 짓인가?! 우연히 동네 마트에서 만난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에 반해, 다른 계획들은 한쪽에 밀어둔 채, 눈물 많고 소심하다는 30대 여자의 몸으로 이탈리아로 떠났다는 사실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상당한 부러움이 피어났다. 따지고 보면 그 부러움을 괜히 당돌과 무모함이라는 단어로 질투했던 것이다. 왜냐 나는 그런 용기는커녕,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으니까 ㅡ.

 

참~ 흥미로운 여행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로 이미 치즈를 찾아 유럽을 누비고 다닌 경력이 있는 저자가 이번에는 파스타로 이탈리아를 찾는다. (사실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라는 책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읽어 가다보니 단순한 파스타만을 위한 여행이 아닌, 파스타로 이탈리아를 만나는 것이었다. 이탈리아 보통 사람들이 먹는 파스타로, 그들의 집 깊숙한 주방에까지 침투하여 진짜 이탈리아를 만나는 이다!!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는 Part I, II로 나누어져 있다. Part I 에서는 「도시의 뒷골목에서 만난 파스타」라는 제목으로 로마, 피렌체, 베니치아를 돌면서 각 각의 도시에서 파스타 제조 공정, 완성된 요리, 먹는 사람들을 살펴보면서, 작은 마을을 둘러보는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이탈리아 파스타 문화읽기의 시작을 준비한다. 그리고 「작은 마을 작은 주방의 오직 하나뿐인 파스타」라는 제목의 PartII 에서 본격적으로 이탈리아의 파스타 여행기가 시작된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파스타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담아놓아, 몰랐던 파스타의 세계를 좀 더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도 가지게 해준다. 책을 보다보면 이전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던 수많은 종류의 파스타의 존재와 그 지역만의 전통적이고 특색 있는 파스타에 대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고, 그런 파스타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 저자의 파스타를 향한 열정에 또 한 번 놀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진들을 보며 점점 배가 고파지는 자신의 모습에 더 놀랄 것이다. ㅎㅎ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를 보면서, 아~ 이런 식의 여행도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 가지를 주제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여행을 만들어 가는 것. 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이탈리아 지명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이유는 축구게임이었다. '세리에A'라는 이탈리아 1부리그를 선택해서 하게 됨으로써 알게 된 많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의 이름들 ㅡ. 그것이 곧 지명 이었다. 로마에서부터 시작해 피렌체, 파르마, 나폴리, 토리노, 시에나, 볼로냐, 메시나 등등.. 그렇다면 나는 「축구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쯤으로 해서 나만의 이야기를 그려도 될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한 번 해보면서.. ㅡㅡ;;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정말 예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파스타를 알아갈 수 있어서 그렇고, 그로인해 진짜 이탈리아를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서 그렇고, 배고프게 만드는 매력적이고 따뜻한 사진들을 볼 수 있어서 그렇고, 무엇보다 한 가지에 빠져 들어있는 저자의 매력적인 모습과 그녀의 열정이 담겨 있기 때문에 더더욱 예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희, 파스타에 빠져 이탈리아를 누비다』를 통해 이탈리아의 모든 파스타를, 그리고 진짜 이탈리아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먹음직스런 각 종 파스타로 인해 오늘 식사메뉴를 파스타로 정하게 될 것이다. 아~ 배고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